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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31일 스물세번째
게시물ID : freeboard_7874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울붕어
추천 : 0
조회수 : 2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20 21: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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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참, 예쁘다고 해도 그러네!

간만의 외출은 정신을 맑게 만든다. 

날씨는 이미 색체 진한 겨울로 접어들어 옷깃을 여미게 했지만, 외식을 마다 할 사람이 누가 있으랴!

너와 나는 한껏 들떠 학교로 향했다.

겨울이었지만 다른 날 보단 따뜻한 날씨였고, 수중에 있는 돈도 제법이었다.

다 좋았다, 한 가지만 빼면.

"머리 묶으라니까."

"안 돼. 머리 지저분해 보여."

너는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머리를 묶었다가, 다시 풀었다가를 반복했다.

이유인 즉 지저분해 보인다는 것.

몇 번 찡그린 표정으로 머리를 만지는 네게 나는 나름의 묘안을 내놓았다.

그냥 뒤로 묶는 게 어때.

제법 좋은 생각이라고 자부했건만, 너는 당치도 않다는 듯 한사코 거부했다.

몇 번을 재촉하자, 너는 마지못해 내가 말한 대로 머리를 묶었다.

그렇게 두자니 네 표정이 또 영 울상이라 하는 수 없이 타협안을 내놓았다.

핸드폰으로 머리를 찍어 줄 테니 어떤지 보라는 것.

너는 마뜩찮은 표정이었지만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어때?"

"역시 지저분해 보여."

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아닌 듯, 머리 걱정에 표정이 어두운 네게 한 마디를 건넸다.

예뻐. 너는 응? 하고 반문해왔다.

지금도 충분히 예쁘다니까.

뭘 걱정하고 있어? 빨리 가자.

내가 몇 번 괜찮다고 격려하자 너는 마지못해 수긍하는 얼굴로 팔짱을 껴왔다.

한참을 늦었지만 우리의 외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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