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친구들에게 닉이 다 까발려져서 익명으로 남기고 싶은데 익명을 할 수가 없네요...)
미안해 나의 친구들
벌써 햇수로 10년이나 지났구나
너희들 그거 기억나?
왜...
중학교 1학년때 가정시간에
우리 반에 갑작스런 똥냄새가 도져서
선생님이고 학생이고 수업마저 포기한 채
교실을 뛰쳐 나온적 있지?!
왜 가정선생님도
이건 방구냄새가 아니라 진짜 똥을 지린거 같다라고 하셨잖아
그거... 사실... 나야...
내가 참지 못하고 바지속 팬티에 잉태했어
한 시간 전 음악선생님께 화장실 가고 싶다고 얘기 했는데
보내주지 않으셨지
배에선 다급한 꼬르륵소리가 났고
나의 짝지는 헤벌쭉 웃으며
금방 점심 먹어놓고 또 배가 고프냐고 물어봤었지
...
금방 점심을 먹었기에 신호가 왔던거란다 하핳...
하필 그 날은 리코더 수행평가시험이 있어
음악 선생님은 수업을 늦게 마쳤고
이동수업이라 반으로 뛰어가 한시간을 버티려 했지만
끝내... 나는 황갈색의 그와의 싸움에서 졌단다
그 뒤로 나는 집 밖을 나서기 전 응가를 하지 않으면 집을 절대 나서지 않아
어쩌면 너희는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지
왜냐면 똥냄새를 못이겨 모두 뛰쳐 나갔을 때
반에는
귀는 바알갛게 변했지만
평온한 척 하는
나혼자 앉아있었고
복도로 피신한 너희들은 하나같이
모두 그런 나를 쳐다보았으니까
만약 알고있었다 해도
그래도 고맙다
친구의 지림을 눈 감아주어서
친구의 실수를 모른체 해줘서
하지만
그날의 시원함은 난 절대 잊지 못해
끔찍한 배탈의 고통 속에서 잉태한 잠깐의 행복함을 느꼈으니까
그게 바로 선조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고진감래가 아닐까?
ad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