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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분이 물건을 훔친거 같은면 어째야 합니까? 불편해 죽겠습니다.
게시물ID : animal_1073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와인이야기
추천 : 1
조회수 : 120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10/21 10:33:40
저는 1.5층에 살고 지층에 할머니(할머니와 아주머니의 중간?)가 혼자 사시는데 푸들 한마리를 키우며 폐지를 줍고 사십니다.
 
우리집은 10마리가 넘는 고양이가 사는 다묘 가정이라 털이 아랫층으로 내려가는게 걱정스러워서
계단청소를 불러서 아랫층까지 청소를 하지만 항상 미안한 마음이라 하루는 강아지용 캔을 저렴하지 않은걸로
한박스 구매해서 내려갔었습니다.
 
깜박하고 너무 많은 양을 주문해서 강아지 좀 주라는 말을 하며 드렸는데 본인이 키우는 개는 이런걸 먹지 않는다고 극구 거절하시더군요.
나처럼 남의 물건 받는걸 싫어하는 분인가....아니면 저렴한거라 생각하고 거절하시는건가...
기분 나쁠 것도 없었지만 호의를 거절당해 기분이 좋지도 않았던건 사실입니다.
 
그러다 주말에 빨래를 널면서 마주쳤는데 그 분 말씀이 개 나이가 15살인데
같이 15년을 산 가족 개가 두달전 세상을 떠났답니다.
 
그 후부터는 아무것도 안 먹고 항상 무기력하다더군요.
제가 드린 선물을 거절한 이유는 정말 개가 안 먹기 때문이었습니다.
 
동물을 반려 가족으로 키우는 사람들끼리는 약간의 동질감 같은게 있습니다.
게다가 15년동안이나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끝까지 키워줬다는게 감사한(?) 마음까지 들더군요.
 
그 녀석에게 뭔가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동물용 낮은 원목  침대를 봤습니다.
우리집 애들것도 사는 김에 녀석 것도 하나 사자 싶어서 두개 주문했습니다.
 
택배가 도착한 날 우리집 문 앞에 물건을 놔두라고 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2년 반을 살면서 아직까지 한번도 문 앞에 놔둔 택배를 분실해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회사 일이 늦게 끝나서 8시쯤에 집에 도착했더니 그 분이 건물 앞에서 절 기다리고 있더군요.
 
굉장히 미안해하시면서 하는 말이 택배를 문 앞에 놔둬서 누가 훔쳐갈까봐 본인집 (지층은 계단 아래 공간이 좀 있습니다.)
계단 아래 놔뒀는데 누가 가져갔다는겁니다.
 
순간 너무 당황해서 욕심이 나서 구매는 했지만 사실 놔둘 곳은 없었다. 가져가도 상관없다라고만 답을 했습니다.
그날  택배가 우리 아이들 사료 대포 두박스, 모래, 그리고 그 침대 두개가 왔는데 침대 하나만 없어진겁니다.
 
그 후로 그 분은 저랑 마주칠때마다 어쩔줄 몰라하며 미안하다 하십니다.
첨엔 가져가도 상관없는거다라고 어필했지만 마추칠때마다 사과를 하시는데 한 다섯번 정도 들은거 같습니다.
 
제가 뭐라고 해야 이 분이 사과를 그만둘까요?
물증도 없이 심증뿐인데 실은 드릴려고 산거니 잘 쓰셨음 좋겠다라고 할 수도 없구요.
그리고 전 누군가를 의심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성격이 착해서가 아니라 그런걸로 에너지 낭비하는걸 싫어합니다.
 
점점 사과 받는게 짜증이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이야길 해야 적절하게 의심하는 티가 안나면서도 이 분이 내 눈치를 보는걸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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