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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진보정당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
게시물ID : sisa_8997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ranormal
추천 : 9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4/20 01:13:56
보수 세력을 약화시키고,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을 진보 성향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물론, 작은 규모의 진보정당이 해내기에는 힘든 일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좀 더 쉬운 길을 항상 택해왔습니다. 민주당은 덜 진보적이니 더 진보적인 우리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는 방법이죠. 평소에는 진보정당의 정책이나 입장에 호의적이더라도, 수구세력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리면 안 되는 상황에서는 진보정당에게 주는 표도 항상 아까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총들고 최전선에 나가서 싸울 생각은 안 하고 후방에서 훈장질이나 하니 사람들이 인정을 안 해주는 것입니다. 전선에 나가서 수구세력과 싸워서 승리할 책임은 민주당 너네가 안고가고, 우리는 안전한 후방에서 더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들만 포섭할 권리를 누리겠다는 심보죠. 손에 피 한방울 묻히지 않아도 되지만, 전리품도 거의 없다시피한 전략입니다. 독립군이 열심히 일본군과 맞서 싸우고 있는데 왜 그렇게 전투력이 형편없냐고 뒤에서 입으로만 불평불만이나 하고 있는 것과 똑같습니다. 민주당계의 정당들이 수구세력과 치열하게 맞서 싸우는 전방에 연합군으로 참전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확보한 진보 영토의 후방에서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의 일부 지지자들만을 데려오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스스로의 외연확장을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방식에 수십년간 안주해온 것이죠.
 
진보정당이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는 정도의 대중적 지지기반을 가진 정당으로 성장하려면, 현재의 민주당이 중도 정당 혹은 중도보수 정당이 되게끔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그러려면 진보정당은 보수정당을 무너뜨리는 것이 장기적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 되면서, 진보정당이 온전히 진보정당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죠. 그런데, 이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항상 쉬운 길만 선택하는 것이고, 아무 리스크도 지지 않는 그런 쉬운 길에서는 항상 민주당 지지자 중 극히 일부만 자기 지지자로 만들 수밖에 없는 초라한 결과를 얻게 되는 거죠.
 
오늘 토론을 예로 들자면, 심상정 후보는 부자증세에 반대하면서 탈세 정도만 막으면 된다는 홍준표 후보의 조세정책에 대한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그것이 왜 잘못되었는지를 따지면서 진보정당으로서의 선명성을 드러낼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문재인 후보의 조세정책이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식으로 문재인 후보를 공격합니다. 게다가 노동정책의 여러 문제점들이 민주정부를 거치면서도 고쳐지지 않았다고 비판합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노동탄압이나 반인권적인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할 말은 많았을텐데도요.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 둘의 1대1 토론이었다면, 그런 전술이 타당하겠지만, 다자토론에서라면, 비판의 화살을 엉뚱한 방향으로 돌리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스스로의 존립 근거를 강화하기 위해 가장 대척점에 있는 보수 세력을 공격해서 보수 세력을 약화시키고 중도 세력을 포섭하는 전략이 아니라, 민주당의 정책을 비판하고 민주당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정책을 받아들이게 압박하는 짓을 대선 토론에서도 하고 있는 건, 현재의 대선정국에서 오히려 이적행위처럼 보여서 반발심만 가져올 것이 뻔합니다. 유권자들이 자기가 가진 표 하나가 소중해지는 상황이 올 수록 진보정당을 버릴 수밖에 없다는 걸 모르는 거죠.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스스로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민주당을 통하지 않고는 실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정당이 되어 가는 행태를 아주 이주 당당하게 수십년째 반복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할 따름입니다. 정치적 생존을 위해 자강론을 외치는 안철수와 국민의당만도 못한 생존전략입니다.
 
심상정... 이정희... 이 분들이 좀 더 크게 볼 줄 알았다면,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를 거치는 동안 민주당 정권을 공격하는 한나라당을 자신들만의 목소리로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하면서, 우산 역할을 해주는 민주당에게 도움도 주면서, 진보성향의 지지자들을 결속시키고 대중적 지지기반도 넓힐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압박해서 자기들 정책이 실현되게끔 만드는 지극히 근시안적인 전략을 취했었죠. 그러니, 민주당 정권이란 우산이 사라지니... 지난 10년간 소멸에 가까울 정도로 당의 위세가 쪼그라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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