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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이들. 회계사가꿈이었던 윤희의 이야기입니다
게시물ID : sewol_373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숙한곧휴
추천 : 19
조회수 : 61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21 21:35:02
회계사 되겠다던 큰딸 윤희에게 엄마가

한없이 보고 싶은 딸 윤희야.

내 새끼 보고 싶고, 한번 안아 보고 싶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가슴 저미도록 보고 싶구나. 유난히 작은 입으로 조잘조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던 목소리가 미치도록 듣고 싶다. 야간자율학습 끝나고 오는 길에 무거운 책가방을 엄마가 들어 주려 해도, 엄마 힘들다고 한번도 맡기지 않던 착한 딸. 고생하는 엄마, 아빠 생각해서 운동화 한켤레로 바닥이 다 닳을 때까지 신으면서도 불평 한번 하지 않던 속 깊은 큰딸.

고맙고, 미안하다. 많이 못 해줘서 미안하고, 많이 많이 칭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언니라서 더 많이 혼내서 미안하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수학여행 다녀오면 동생과 함께 쓰는 방 예쁘게 꾸며주려고 했는데. 친구들과 좋은 추억 만들러 떠난 수학여행이 영원한 이별이 될 줄이야….

윤희의 메모장에 엄마, 아빠, 동생이 가장 소중하다고 적혀 있었던 것처럼 엄마와 아빠도 큰딸 윤희가 있어 정말 행복했고 든든했다. 든든한 큰딸의 빈자리를 어떻게 감당하고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 하지만 남은 우리가 열심히 살아야 우리 딸도 하늘나라에서 맘껏 웃으며 친구들과 행복하게 지낼 거라고 생각해.

윤희야 부탁이 있는데 한번만이라도 엄마 꿈속에 찾아와줘. 꿈에서라도 꼭 안아 보고 싶어. 영원히 엄마 가슴속에 살아 있는 우리 아가, 사랑해. ♡

진윤희양은

단원고 2학년 9반 진윤희(17)양은 의젓하고 마음이 따뜻했다. 맞벌이를 하는 엄마와 아빠의 속을 썩인 적이 거의 없었다. 늘 알아서 자기 일을 했던 윤희는 세무사나 회계사가 되고 싶어했다.

옷이나 신발을 사달라고 조른 적도 없었다. 늘 낡은 운동화 한켤레만 신고 다녔다. 보다 못한 아빠가 새 운동화를 사줬다. 이 운동화를 신고 기뻐하며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났다.

윤희는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사라진 지 7일 만인 4월22일 엄마와 아빠의 품에 돌아왔다. 하지만 휴대전화와 가방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새 운동화도 사라지고 없었다. 딸의 흔적을 찾아 헤매던 엄마는 인천항 부두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에서 딸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윤희는 전화 통화를 하며 캐리어를 끌고 배를 타러 가고 있었다. 지금은 경기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잠들어 있다.

엄마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여기저기 서명을 받으러 다니다가 어깨가 안 좋아져 석달 전 수술을 받았다. 10월24일은 윤희의 생일이다. 엄마는 딸이 좋아했던 갈비를 해서 서호추모공원을 찾을 생각이다.

김일우 김기성 기자 [email protected], 그림 박재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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