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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게시물ID : emigration_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캐나다소시민
추천 : 12
조회수 : 243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08/01 07: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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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경게에 올렸던 글인데, 이제 이민 게시판이 생겼으니 가져옵니다...

저희 회사 같은 팀에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회사 들어온 지는 약 4년 정도 되었다는데...
마침 제가 들어오고 얼마 안 되어서 팀이 바뀌는 바람에 어찌어찌하다보니 제 부사수로 들어오게 되었죠.
참... 
회사 들어온 지 1년도 안 되는 놈이 3년 넘은 놈을 가르치자고 들었으니... 얼마나 고깝게 생각했을까... 그런 마음도 들고...
 
여하튼 이런 사수-부사수 관계이다 보니, 점심 먹을 때도 항상 같이 붙어다니고, 게다가 우연찮게 그 친구 딸이 제 딸내미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그렇게 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친구가 갑자기 은밀하게 저를 부릅니다. 할 말이 있다고 회사카페로 잠깐 올 수 있겠냐고 합니다.
'아니 설마 이 자식이... 난 그런 취향 없는데...'
 
회사카페 구석진 곳으로 저를 인도한 그 놈이 역시 은밀한 목소리로 저에게 이야기를 꺼냅니다.
'나 레퍼런스 하나만 해 줘'
'머 레퍼런스? 내가 레퍼런스를?'
'응. 그래도 니가 내 사수잖아. 토론토에 있는 회사 지원했는데 거의 다 됐어. 레퍼런스만 하면 돼.'
 
어쩐지 이 놈이 지난 2~3주 동안 금요일만 아프거나, 휴가를 내더니만... 다 토론토 왔다갔다하면서 인터뷰하느라 그랬구만...
와우... 어쨌든 저도 레퍼런스라는 걸 해 보네요. 
 
'그래? 조건이 어떻게 되는데? 무슨 회사야?'
'응 토론토에 있는, 지금 막 시작한, 조그만 회사여. 일단 6개월 계약직이고... 계약직이니 딴 건 없고, 시간당 50불, 그리고 주 2회 재택근무'
'와우 시간당 50불?'
'응 아무래도 장거리이다 보니 좀 불렀지...'
어쨌든 그 오후에 그 회사 사람으로부터 전화 받고, 되도록이면 좋은 말만, 좋게 좋게 그렇게 레퍼런스를 해 줬습니다.
과연 그 결과가 어찌될 지... 흠...
 
캐나다의 고용형태 분류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가 바로 Full time VS Contract 입니다.
우리나라 말로 하자면 정규직 VS 비정규직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비정규직이라고 하면 임금도 싸고, 파리 목숨이고, 노동 착취를 당하는...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지만, 캐나다의 Contract은 좀 다릅니다.
물론 육아휴가 등의 공석으로 인한 자리채우기 등의 Contract도 있기는 하지만, Specialist라는 그런 이미지의 Contract도 많습니다. 
즉,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잠깐 들어가서 일 해결해주고 나오는 분위기... 이런 사람들 페이는 정말 허다다~~ 합니다.
 
몇가지 Full time과의 차이점을 보자면...
 
  1. 연봉 대신에 시간당 Wage를 받습니다. 그런데, Full time의 연봉을 시간당 Wage로 환산해서 비교해보면 Contract의 연봉이 훨씬 높습니다.
  2.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보통 6개월에서 1년입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교섭을 해서 계약 연장을 하든, 계약을 종료하든 결정이 됩니다. 물론 계약기간 중에도 여러 요인에 의해 잘릴 수 있습니다. Full-time이야 이런 게 없지만, Contract는 이 교섭을 매년 또는 6개월마다 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도 꽤 큰 스트레스라고 하네요.
  3. 개인사업자로 등록하면 택스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머... 자신의 비용을 Expense로 처리한대나, 머래나... 자세한 건 가까운 회계사 분에게...
  4. 당연히 회사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휴가도 없고, 보험도 안 되고, 고용보험/국민연금... 다 자기 돈으로 부어야 합니다.
  5. Full-time은 회사 떠날 때 퇴직금조로 좀 받는데, Contract은 계약 끝나면 끝입니다. 
 
대충 이렇게 차이점을 봤는데요. 근무환경에서도 좀 차이가 납니다.
Full-time은 뭐라 그럴까... 
음... 내 가족까지는 그렇다쳐도, 내 편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분위기가 좀 납니다. 
좀 챙겨주고, 앞으로 Career Path에도 신경써주고, 그에 따라 Ongoing Training도 제공해주고.... 아파도 쉴 수 있고... 등등등
 
Contract은 좀 다릅니다. 약간 남의 자식 취급이라고 해야할까요?
무슨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어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할 때에 보통 Full-time에게는 그 기술을 배울 트레이닝과 시간을 줍니다. 
Contract은 얄짤 없습니다. 요이땅 하면 바로 투입되어서 시작해야 합니다. 모르는 거... 자신이 알아서 시간 내서 배우든가 해야 합니다.
흔치 않은 회식 같은 거 할 때도, 주로 Full-time 직원들만 하는 경우가 많고, 어쩌다 Contract이 같이 하더라도, Contract 중에서 좀 대표격인 친구들... 그런 친구들만 초대받습니다.
메니저 성향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어떤 메니저들은 또 이런 Contract들을 철저히 무시하기도 합니다.
마치 '흥... 내가 저런 놈까지 알고 있어야 해...' 라는 표정으로.
 
자... 그럼 돈 문제로 한번 Full-time과 Contract을 비교해 볼까요?
하루 7.5시간 기준으로 해서 연봉 45,000불 (시간당 약 23불) Full-time과 시간당 40불 Contract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우선 Contract... 시간당 40불이니 1년 52주, 1주 5일로 계산하면... 40 * 52 * 5 * 7.5 = 78,000, 즉 1년에 78,000불을 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계산 끝... 
 
Full-time은 기본연봉이 45,000불이지만, 여기에 이것저것 붙는 게 많죠. 한번 계산해볼까요?
 
자... 기본연봉에 이걸 다 합치면... 약 67687.5 불이 나오네요.
 
여기에 포함되기는 그렇지만, 자신 발로 나가는 것 말고, 레이오프나 해고 등으로 회사를 나가게 되었을 때에 고용보험 말고, 회사에서 또 어느정도 Full-time에게는 보조를 해 줍니다.
보통 1년 근무하면 8~10주치를 주고, 그 후 년수가 늘어날수록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늘어납니다. 이런 조그만 안전장치도 있죠...
 
자.... 여러분들이라면 시간당 약 23불의 Full-time과 시간당 40불 Contract ... 어떤 걸 선택하시겠나요?
이상... 캐나다 회사 현장에서 본 캐나다 직장인의 Full-time과 Contract이었습니다.

혹시 캐나다 직장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 처음에는 contract으로 시작해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비정규직 취급당하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드실 수 있겠지만, 전혀 컨셉이 다릅니다.
오히려 contract이 경제적으로는 더 풍요로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잡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날 시에...

캐나다 직장인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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