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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의 도서화...?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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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시우민
추천 : 2
조회수 : 9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22 22:28:52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 거울로 본 대한민국
 
 
요즘 인기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의 인기 요인은 아무래도 외국인의 시선이라는 신선함 때문일 것 같은데욥...
꽤 전에 읽었던 책 중에 외국인이 본 대한민국에 관한 책이 있어서 소개할까 합니다^^
 
 
 
책_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글쓴이_ 다니엘 튜더
 
영국 맨체스터 태생.
'범생이'와 '사차원' 중간 어디쯤에 속하는 사람.
2002년 월드컵 때 우연히 찾은 한국과 필연적으로 사랑에 빠지게 된 남자.
11년 동안 한국에서 거주. 그렇게 쌓인 정(情)으로 서양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한국의 섬세함을 알려야겠단 생각을 하게 됨.
2010년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으로 언론에 입성, 2013년엔 친구들과 함께 맥주집을 차리기도 함.
 
 
 
 
 
이야기_끼얹기_
 
  2013년, 이 책은 영어권 독자들을 위해 '한국, 불가능한 나라(Korea:The Impossible Country)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책 제목인 '불가능한 나라'에는 이중적 의미가 있는데,
 
1. 불가능한 기적을 이룬 나라.
   예컨데 한강의 기적이나 민주주의의 실현따위가 되겠다.
2. 이미 충분히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요구하는 '불가능한' 나라.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부여한 제목이다.
 
 
  저자는 여러방면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보았다. 사회, 정치, 문화, 경제, 종교, 주류-비주류 등.
사실 여러개의 파트를 나눠 대한민국을 소개하는 그의 글은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이미 다 아는 소리를 하네'싶은 책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영어권 독자들에게 대한민국의 섬세함과 전체적인 모습을 소개하겠다는 목적은 책의 눈높이를 외국인들에게 맞춰놓았다. 그러나 내가 본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는 마치 <후천적 한국이 바라본 선척적 한국>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은 <'외국인'이 바라본 '우리나라'> 쯤의 자만이나 신기함, 가이드 서적의 느낌이 아닌, 한편으로는 <자식이 바라본 부모> 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아, 말이 어려워지고 있군.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쓰고 있는 리뷰의 제목이 거울로 본 대한민국인 이유가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속담의 영감을 받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뭐 이런 거다.
 
 
 
책은 총 6가지 Part로 나뉘어져 있는데, 나는 그 중 앞의 3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원래 노래도 1분 미리듣기가 있는 법이니까, 나도 앞의 반 정도만 간단히 소개. 사실 뒤쪽에 있는 종교 파트는 읽으면서 하품만 났던 것도 사실.(종교에는 정말 요만큼의 관심도 없어서....) 뭐 하여튼. 일단 시작한다.
 
 
 
 
Part1 : 불가능한 기적
  ☞ 지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민주화, 정치,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
 
 
Part1의 중간쯤, 내가 연필로 해 둔 메모가 하나 있다.
 
* 어째서 이 외국인은 자꾸만 박정희를 '찬양'하는 것일까.
1. 경제부흥 : 한국 경제를 살린 것은 박정희인가, 직접 본인 손으로 일해 나라를 일군 노동자들인가
                  ☞  저자가 박정희의 위대함에 대해 강조하는 부분은 경제였다. 그의 독재정치나 다른 면보다 저자의 시선이
                       경제발전에만 치중되는 것은 오히려 서구식 물질만능주의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판단으로 보인다.
2. 박정희의 청렴함 : 저자가 특히나 박정희를 치켜세우는 것은 그간 많은 대통령들은 뇌물이나 뒷돈챙기기를 일삼았으나,
                             그만은 그런 일에 있어 결백했다는 것. (38p 박정희 본인은 개인적으로 부패하지 않았다)
                             ☞ 흠, 이 부분에 있어선 내가 지식이 없으니 앞으로 더 알아봐야 함.
2014.07.03
 
 
 
 Part1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단어를 찾아보라면 그것은 아마 '박정희'일 것이다. 한강의 기적과 민주주의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만큼 그의 경제개발이나 독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언급된다. 다른 이야기들도 분명 많이 나왔을 테지만 내가 유독 '박정희'라는 단어가 또렷한 것은 그의 딸이 현 대통령직을 맡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 재벌 주도의 경제개발은 친분 관계에 따라 혜택이 주어질 뿐 아니라 "어느 정도의 부패를 용인하는 것"이라고 김동진은 말했지만, (중략) 유교적으로 모든 이들이 회장님 휘하에 복종하게 만들고, 그 회장님들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는 체제였던 것이다. 』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x 45p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야기 할 때는 한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모두가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한글이 결국엔 민중들 사이의 소통에 영향을 끼쳐 그것이 민주화 운동까지 번졌다는 내용. 그 중 일부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 전 세계 다른 수많은 나라와 달리, 한국에서는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한국에는 개방적인 교욱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서 정치 이론 및 역사, 공공정책 등에 대한 기초 지식을 누구나 풍부하게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x 53p
 
 
그리고 그 아래는 나의 메모가 적혀있었다.
 
 
* 과연 이게 맞는 말인가. 역사 왜곡 교과서(최근엔 학습지까지)는 한국의 개방적인 교육 시스템의 산물인가.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립서비스만 날리는 언론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대체 어떤 어려움이 있는 것인가.
2014.07.03
 
 
 
  내 생각엔 한글도 분명 큰 역할을 했지만 최근엔 SNS가 어렴풋이 남아있는 민주주의 의식을 고취시켜주는 것 같다. 솔직히 표현하고자 한다면 그림으로도, 영상으로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 요즘이니까.
  Part1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이 책이 참으로 매력적이란 점이었다. 대게 많은 책들 중에서 '경제, 정치'면이 내 주의를 많이 빼앗은 적은 없었는데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을 꼽으라면 망설이지 않고 Part1를 고르겠다. '한국인 인듯 한국인 아닌 한국인 같은' 저자가 말하는 우리의 지난 날은 조금 더 객관적이거나 조금 색다른 시각을 선물한다.
 
 
 
 
 
Part2 : 차가운 현실
  ☞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당신은 이 차가운 현실에 만족하십니까?
 
 
   Part2에서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몇몇 예시를 들어보자면, 명품이나 성형, 학력 등으로 채워지는 체면(이 책에서는 체면 인플레라고 표현한다), 직업에서 연애까지 끝없는 무한경쟁, 빨리빨리병, 냄비근성, 영어집착증 등.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의 그냥 현실이 아니라 정말 차가운 현실을 말한다. 이 부분을 읽다보면 우리끼리 알면서도 그 속에 동화되어 모른 체 했던, 그만두자! 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던, 그만두고 싶어도 체면에 못 이겨 다시금 경쟁에 뛰어들었던 지난 날의 우리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또한 이번 파트에서도 박정희는 어김없이 등장하는데 그냥 책의 내용 세 가지를 발췌하는 것으로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
 
 
『~자신이 모셨던 지도자(박정희)를 옹호하기 위해 이런 비유를 했다. "비행기가 땅에서 이륙할 때 기장은 의자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라고 할 것이다. 이후 하늘에 올라 순항하게 되면 벨트를 풀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아름다운 스튜어디스가 마실 것을 가져다줄 것이다." 박정희가 꿈꾸었던 풍요를 이룩한 지금, 한국인들은 마침내 안전띠를 풀고 느긋하게 앉아서 샴페인을 음미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x 105p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질문에, 박원순 시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GDP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가치 있는 철학을 따라야 한다." 그는 사람들의 삶의 질, 즉 여가 시간의 양과 거기서 느끼는 행복의 총량에 대해 말한 것이다.』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x 115p
 
  ☞ 나는 10쪽을 사이에 두고 저 두 문장을 배치해놓은 작가의 의도에는 의심이 없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들도 마침 두 문장을 소개하는 나의 의도에 불순한 의심은 버려두길.
 
 
『박정희는 두 가지 면에서 운이 좋았다.(중략) 창의력보다는 훈육과 기계적인 암기 교육이 초점이 맞춰졌다. 그 결과, 명령을 즉시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질문 따위는 하지 않는 젊은 노동자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창의력이 요구되는 요즘 같은 고임금 시대에는 이런 특성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지시사항을 충실하게 따를 수 있는 훈련된 노동자가 필요했던 그 시절에는 이런 점이 매우 유용했다.』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x 141p
 
  ☞ 141페이지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하고 싶다. 
      창의력을 요구하는 요즘같은 시대에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을 가르치는 교육방식의 고수는 대체 무슨 놈에 못된 심보란 말인가.
 
 
 
 
Part3 : 소프트파워
  ☞ 인간을 나눠보자면 그들의 몸은 하드웨어요, 정신은 소프트웨어일지니.
 
 
  위의 손가락이 가르키는대로 이번 파트는 한국인들의 정신, 정서를 소개한다. 거기엔 자연스럽게 문화가 포용되는데 이번파트에서는 재미있게 읽은 부분을 전부 리뷰에 소개해주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거린다.
 
 
  190페이지를 보면 문학시간에 그렇게도 많이 듣던 두 가지가 등장한다. 바로 '한'과 소설가 OOO이다. 소설가 OOO은(가명을 써서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내 직감에 그는 분명 문학시간에 여러번 언급되었을 법하다. 굳이 대표작을 남긴 유명 작가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항상(특히 문학시간에) 자부심을 갖던 '한'의 정서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한'이란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이 처한 정치적 상황에서 한국인의 무능함을 극대화시키고 현실에 순응하게 만들기 위한 아주 의도적으로 주입한 정서라는 것. '한'은 단지 다른 문화권에도 똑같이 존재하는 정서이며 한국 문화의 정수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문단을 읽은 나는 깊은 충격에 빠졌다. 문학시간에 서술형 문제로 꼭 나온다고 암기를 하라던, 별을 백만개 쳐도 아깝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고 그렇게도 강조되던 우리 민족만의 특별한 정서 '한'의 진실을 봐버린 느낌이었다.
  물론 다른 문화권에도 존재하는 정서일 수는 있겠으나 내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우리만의 느낌으로 계승되고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한, 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처녀귀신이나 구슬피 우는 주름진 할머니.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그림은 우리만의 것이지 않을까.
 
  아, 또 저자가 '한의 정서'로 인해 흥행했다며 소개한 영화가 있는데, 바로 <태극기 휘날리며>이다.
저자는 한국전쟁 안에서 표현되는 두 형제의 비극적인 스토리와 주인공이 평생토록 안고 갈 상처와 한을 연관지어 언급하는데
 
  음... 내 생각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짝퉁이라는 조롱까지 않는 영화가 흥행을 거둔 이유는 '한'의 정서도 있겠지만 '장동건+원빈'의 비주얼 폭발 역시 분명 한 몫 단단히 했을 거란 소견이다.
 
 
 
 
  Part3에서 빠트릴 수 없는게 바로 한류!다.
  그는 한국영화와 K-pop 등을 소개했는데 나도 그의 의견에 대한 태클(?)을 짧게 걸어보자면
 
 
『한국 영화계는 1990년대 말부터 형질 변환을 겪었고, 뒤이어 불쑥 벼락같은 성공을 거두었다. 2009년 저예산 영화 <똥파리>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김꽃비에 따르면, 한국 영화는 너무 다양하기 떄문에 "한국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저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x 211p
 
☞ 김꽃비!! 2년인가 3년 전에 그녀에게 예술의 표현과 사진에 대한 교육을 반년동안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나름 친했었는데 왜 지금은 트위터 팔로우도 받아주지 않는거지?
 
 
『언론은 심지어 케이팝이 유럽과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과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중략) 한국 정부가 한류를 홍보하고 나서는 것이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레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지 않았따. 그런 논쟁이 있었다면 분명 얻는 바가 있었을 테지만, 비판적이거나 회의적인 시각은 애국적이지 않은 것으로 간주됐을 뿐이다.』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x 255p
  
☞ 간혹 연예가중계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내한을 한 할리우드 스타에게 "Do you know ~(싸이 / 강남스타일 / 김치 / 불고기) 따위를 질문하는 모습을 자주 발견하곤 한다. 이러한 한류강요에 있어서도 분명 다른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라, 나는 단지 내가 나오는 영화를 홍보하러 갔을 뿐인데 대뜸 모르는 여자가 친근한 척 마이크를 들이대며 '너 강남스타일 아니?'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쿨한 스타들은 흔쾌히 '말춤'을 선보이지만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마무으리_
 
 
  책 316페이지에 식당 주인이자 음식 칼럼리스트인 '한영용'씨의 말이 들어가 있다.
그는 건국 신화에 나오는 웅녀가 먹은 쑥과 마늘에 대한 이야기를 '요리적'으로 풀이했는데,
 
『백 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썩지 않았으니 그 마늘은 발효된 것일 테고, 따라서 발효를 거친 저장 음식이라는 개념 역시 단군 설화만큼 오래 되었거나 그에 앞서는 것 아니겠냐고 헌영용씨는 설명했다.』
 
  가 그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느낀 것은 그는 요리사기 때문에 신화 하나에서도 그에 관련된 시각을 발휘하여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인 다니엘 튜더 역시 그러한 시각으로 책을 썼고 그래서 이 책은 한국인들에게 있어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한다.
 
  리뷰의 맨 위에서 나는 이 책을 <후천적 한국이 바라본 선천적 한국>이라 칭했다. 그 이유는 모국에서 그들의 가치관을 가지고 한국을 찾은 저자가 11년동안 한국의 문화를 몸으로 받아들인 행위 자체가 그를 후천적 한국인으로 만들었으며(한국을 사랑한다는 그는 한국인들이 강조하는 '우리'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그는 한국에서 나고 한국의 모든 것이라 말할 수 있는 선천적 한국인들을 후천적인 시각에서 표현한다. 더군다나 한국에 대해 알리고자한 대상 자체가 일단 외국인이니 그 시각의 강도는 객관성을 더한다.
 
 
  그래서인지 책의 몇몇 파트를 보면 웬 여행 가이드? 라는 느낌을 부분 부분 받을 수도 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우리에겐 일상인 음주문화나 기타 환경에 대해 마치 아이에게 가르치듯 하나 하나 정의를 내리며 소개하고 있으니. 하지만 그런 새로운 시각이 오히려 우리에겐 또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거라 믿는다. 태어날 때부터 강요받은 우리의 정서와 당연하다는 시각을 버리고 조금 더 객관적으로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 책은, 자꾸만 새로운 질문, 새로운 불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주류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성소수자의 이야기처럼 비주류의 어두운 부분을 꺼낼 때는 번뜩이는 뇌의 외침이 더하다.
 
 
  사실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자만했다. 그래봤자 외국인이 펴낸 책을 나보다 뭐 한국을 더 안다고 한국어로 번역해서 출판을 한거야 대체. 그러나 그의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은 두꺼운 책장 윗면 모서리에 종이 접은 흔적을 남게 하고 샤프로 스무 몇 개의 물음표를 찍게 만들었다. 정치면에서는 오히려 아, 이런 일도 있었구나 했던 사건을 소개하기도 했고 '난 우리 나라의 이런 점이 세계 공통인 줄 알았는데 우리만의 것이었구나(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라는 생각도 했다.
 
 
  비스듬히 보기.
이 책을 읽는 한국 독자들에게는 이것을 '대한민국 비스듬히 보기' 혹은 ; 거울로 본 대한민국'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겠다고 사는 여행북이나 한국에도 놀 거리가 많다고 소개해놓은 한국(혹은 서울) 가이드북 대신 이 책을 사보는 건 어떨까, 추천하고 싶기도 하다. 어느 동네에 어떤 맛집이 있고 어떤 코스가 있는 지는 말해주지 않지만 대신 우리 사회에 어떤 면이 있고 어떤 생각이 당연하다는 듯 자리잡았는지는 분명 말해줄 것이다. 또한 그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친절함은 없지만 '내가 본 너희는 이랬어-' 시크하게 툭 던져놓고 떠나 관심을 안 가질래야 안 가질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은 있다. 이 땅을 밟고 운영하는 장본인들은 거울을 본다. 대신 자기가 보고 싶은 면만 본다. 화장에 미숙한 여인네가 작은 화장거울에 비치는 제 얼굴만 확인해 차마 얼굴색과 목색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작은 거울로 우리가 보고 싶은 부분만 보고 있다. 그 거울을 확 깨버리고 마치 카메라처럼 우리의 전신을 전부 찍은 뒤 상영해주는 이 책은 분명 그대들에게 강력 추천할 만한 책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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