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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쓴 소설입니다.
게시물ID : readers_168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브라잌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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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5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23 01: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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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차장, 메르세데스에서 한 남자가 내린다.

남자는 엘리베이터에서 40층을 누르고 문을 닫는다.

40층에 도착하자 남자는 40-A 라 적힌 문 앞에 선다.

그 순간 40-B호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남자는 40-B호로 눈길을 준다.

이사 왔나보군.’

남자는 곧 시선을 40-A호로 돌리고 문을 열었다.

그를 반기는 것은 현관의 센서등 뿐.

거실은 불이 꺼져있어 남자의 고독함을 대신한 것 같다.

남자는 안방에 들어가 옷을 벗고 목욕을 준비한다.

욕실 문이 닫히고 물소리가 들리자 옷장의 문이 열리며 한 여자가 나온다.

여자는 급하게 주방으로 가서 저녁을 준비한다.

남자는 목욕을 끝내고 가운을 입은채로 나온다.

거실과 부엌에서 인기척을 느낀 남자는 방을 나선다.

형부 오셨어요?”

여자가 국을 뜨며 말한다.

, 처제 오늘 야자 안했어?”

오늘 모의고사 날이라 그냥 왔어요

, 그래?”

둘은 말없이 밥을 먹는다.

남자가 밥을 다 먹고 자리를 떠나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스크린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누구시죠?”

. 죄송합니다. 저는 이사업체 직원인데 옆집 고객님 물건을 아직 전달 못해서 가져왔는데 계시지 않아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전달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죠

남자는 별다른 표정 변화없이 답변했다.

남자가 현관에 나가자 끈으로 묶여있는 책 여러 권이 있었다.

실례지만 성함이..?”

김현준

, . 감사합니다.”

이사업체 직원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현준은 책 뭉텅이 두 개를 들고 문으로 들어갔다.

누구에요?”

앞집 물건 대신 전달해달라고 해서.”

.. 오늘 이사온 것 같던데.”

현준은 쇼파에 앉아 책 꾸러미를 유심히 쳐다본다.

이방인,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 해외문학뿐이네.’

현준은 곧 책 꾸러미에서 시선을 때고 자신의 방에 들어갔다.

2.

아침, 40층 엘리베이터 앞

현준과 그의 처제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다.

, 처제. 어제 상담 관련 가정통신문 챙겼어?”

여자가 가방에서 가정통신문과 펜을 꺼내서 현준에게 보였다.

학생: 서하나, 보호자: 김현준

싸인 해주세요

현준이 서명할 때, 40-B호의 문이 열렸다.

열린 문 사이로 늘씬한 여성이 결어 나왔다.

현준과 하나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그녀는 아직 잠에서 덜 깼는지 땅을 보고 걸어왔다.

그녀가 주변에 오자 알코올냄새 때문에 하나의 표정이 살짝 찡그려졌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모두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저기.”

현준은 무언가 생각났다는 표정을 하며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저요?”

여자는 약간 멍한 표정으로 답했다.

.. 어제 이사오셨죠. 옆집 사는 사람입니다.”

.. 어제 이사왔는데 정신이 없어서..”

김현준입니다.”

현준이 명함을 내밀었다.

서울 중앙 지방 검찰청, 특수부 부부장검사 : 김현준

.. 명함이 없어서.”

괜찮습니다

전 김신애라 하고.. 대학생이에요.”

하나는 현준을 응시하며 말했다.

다름이 아니라. 신애씨 물건이 저희 집에 맡겨져 있어서. 오늘 저녁 댁에 계신다면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 혹시 책 꾸러미인가요?”

, 까뮈, 제인 오스틴 그것들. 몇시쯤 댁에 계시나요?”

“8시넘어서는 계속 집에 있을꺼에요.”

하나의 말이 끝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럼 저녁에 뵙겠습니다.”

현준은 주차장 반대편으로 향하는 신애를 향해 말했다.

신애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메르세데스로 향했다

현준.. 김현준..’

신애는 현준의 명함을 만지며 현준의 이름을 되새겼다.

현준과 하나는 현준의 세단으로 향했다.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 그리고 젊은 여자. 진부한 조합이군.’

그렇지만 신애의 모습은 현준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하나는 아침에 뜻밖의 불쾌함을 느꼈는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현준과 하나는 세단을 타고 주차장을 떠났다.

2.

검찰청 주차장,

현준이 업무를 끝내고 퇴근을 위해 세단에 몸을 실었다.

바쁜 업무 때문에 상당히 늦어진 퇴근때문인지 현준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현준은 차이코프스키 협주곡’ CD를 넣고 볼륨을 올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상복합의 주차장에 도착한 현준은 주차를 끝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40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현준은 잠시 40-B호를 바라보다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거실 벽에 걸려있는 커다란 엔티크 시계의 긴 바늘이 9시를 향했다.

‘9.’

현준은 가방과 겉옷을 의자에 걸친 뒤 거실 소파 옆에 있던 책 꾸러미 두 개를 들고 현관문을 나섰다.

현준은 40-B호의 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누구세요?”

김현준입니다. 옆집 사는.”

.. 잠깐만요

문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곧 문이 열렸다.

열린 문 뒤로는 가벼운 옷차림의 신애가 문고리를 잡고 있었다.

책 가져왔어요. 이거 두 개 맞나요?”

현준은 양손에 든 책 꾸러미를 보여주며 말했다.

맞아요. 고마워요.”

책 잘 읽어요, 그럼.”

현준이 책 꾸러미를 현관에 놓더니 나가려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때 신애가 현준의 팔을 잡았다.

저기..”

?”

저녁 아직이시면, 같이 먹을래요?”

현준은 잠시 신애를 응시했다.

맡아주신 것 감사하기도 하고.”

신애는 현준의 팔을 당겼다.

현준은 신애의 손에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갔다.

현관과 이어진 복도는 이사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었다.

박스로 쌓여있는 짐들.

거실에는 커다란 TV와 커다란 소파가 놓여있었다.

현준은 책 꾸러미를 들고 신애를 따라갔다.

신애는 현준을 주방으로 안내했다.

여기 앉아 계세요, 금방 될 거에요

현준은 대리석으로 된 큰 식탁에 앉았다.

주방은 아일랜드식 주방으로 화려했다.

다만 이사 후 정리가 안되어 어지러진 느낌이었다.

신애도 주방이 익숙하지 않은지 허둥대는 모습이다.

.. 스테이크 고기가. 어디 있더라.”

신애는 이곳 저곳을 뒤지더니 스테이크용 고기를 찾았다.

도와드릴까요?”

?”

현준이 흰색 드레스 셔츠의 소매를 걷으며 말했다.

소금이랑 후추 좀.”

. 두 번째 서랍에 있을꺼에요.”

현준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고기에 간을 했다.

이제 30분정도 상온에 두고 구우면 됩니다.”

현준이 손을 닦으며 말했다.

그럼 잠시 거실에 계세요

신애가 현준을 거실로 안내했다.

현준은 책꾸러미를 들고 거실로 향했다.

책 즐겨보시나봐요?”

현준이 책 꾸러미를 풀며 말했다.

.. 그냥 취미에요. 시간 날 때 읽어요

고전 연애소설에 관심이 많은가봐요

, 일종의 자기만족이죠. 독서 좋아하세요?”

, 뭐 어려서부터 좋아해서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현준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머리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있다.

‘9시가 넘은 밤중에 집에 남자를 들인다라.. 멍청한건지 문란한건지

저기, 듣고 계세요?”

? , 잠시 딴생각을 하느냐고. 미안해요, 무슨 이야기죠?”

따님은 고등학생인가요?”

.. 딸이 아니고 처제에요. 아내는 4년전에 암으로..”

..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뭐 신애씨 잘못도 아닌데요. 늦었는데 빨리 스테이크 구워야겠어요.”

현준이 주방으로 향했다.

현준이 스테이크를 굽는 동안 신애는 선반에 걸터앉아 현준에게 질문을 했다.

아저씨는 그럼 처제랑 단 둘이 사는거에요?”

아저씨..’

뭐 그렇죠. 처제 사정도 있고 해서 독립할 때까지는 제가 돌보게 됐습니다.”

안 불편하세요? 요즘 고등학생은 까다롭던데.”

확실히 까다롭긴합니다. 근데 고등학생이라 그런건 아닌 것 같고, 처음 만났을때부터 절 탐탁지탐탁 생각한 것 같아서.”

현준이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공부도 잘하고, 성실해서 큰 불편함은 없어요.”

여자로 보이진 않아요?”

현준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장난이에요, 장난.”

장난도 참.. 처제랑 사이 별로 좋은 편이 아니라니까.”

현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고기가 다 익고 잠시 뚜껑을 덮고 기다리는 동안 신애가 채소들을 꺼내 샐러드를 만들었다.

현준이 익은 고기를 접시에 덜어 식탁에 가져갔다.

맛있다!”

스테이크를 맛본 신애가 말했다.

나쁘지는 않지.”

현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스테이크를 자르기 시작했다.

3.

벌써 10시 반이 넘었네. 처제 왔겠다.”

현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다음에 봅시다.”

가끔씩 와서 요리 좀 해줘요.”

남자친구한테 해달라고 해요

남자친구 없어요.”

알았어요, 가끔씩 얼굴 보고 지냅시다.”

잘 가요, 아저씨

현준은 40-B호를 나와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처제가 있었다.

처제 언제 왔어?”

아까왔는데, 평소보다 늦으셨네요.”

옆집에 책 가져다 주고 왔어.”

하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으로 갔다.

저녁 드실꺼죠?”

.. 방금 먹고왔어. 괜찮아.”

하나가 의아해한 표정으로 현준을 쳐다보았다.

방금 옆집에서 먹고왔어.”

그러세요..”

하나는 앞치마를 벗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3.

토요일, 저녁 8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인 브라이튼 호텔 로비에 현준이 턱시도를 입고 서있다.

로비 스크린에는 한성그룹의 창립기념 파티라고 표시되어있었다.

한성그룹. 대한민국 재계순위 1위의 대기업이다.

현준은 오고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부장검사의 닥달에 어쩔수없이 참석하게 되었다.

얼굴만 비추고 나와야겠다.’

메인 홀로 현준이 들어갔다.

미디어에 얼굴을 자주 비추는 사람들이 홀을 채우고 있었다.

멀리서 부장검사가 현준을 불렀다.

어이 김현준이. 여기야

뭣하러 저까지 이런곳에.”

인마, 이런게 다 나중에 도움이 되는거야. 이렇게 얼굴 비추어놓으면 변호사 할 때 다 도움되는거야 자식아.”

현준은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은 홀 구석에 있는 바에 가서 위스키 한잔을 시켰다.

건방진 부자녀석들 비위맞추러 이런데나 와야되나.”

부장검사 옆으로 돌아가자 마침 한성그룹의 회장인 김한성이 다가왔다.

이거 현검사님 아니십니까? 이런 사소한 자리까지 와주시니 정말 감사할 다름입니다.”

아이고, 회장님. 그게 무슨말씀이십니까

그 후 부장검사의 아첨의 말이 청산유수처럼 쏟아졌다.

현준은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회장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특수부 부부장검사 김현철입니다.”

, 젊은 친구구먼, 잘생기고 기골이 장대하구먼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회장은 잠깐 부장검사와 대화를 하더니 옆 자리의 외국인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과거 행사장에서 본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니 시간도 꽤나 흘러갔다.

현준은 부장검사와 떨어져 홀의 구석으로 갔다.

홀의 구석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얼른 시간이 가길 기다리고 있는 현준과 뒷걸음 치던 어떤 여성이 부딪쳤다.

! 죄송합니다.”

진한 빨강색의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현준에게 사과했다.

현준이 살짝 찡그린 얼굴로 여성을 바라보았다.

?”

신애였다.

신애씨?”

앞집 아저씨?”

현준과 신애는 뜻밖의 만남에 서로 어리둥절했다.

신애씨 여기에 무슨일이에요? 한성그룹 창립기념 파티에.”

.. 아는 분이 초대해주셔서. 그냥 왔어요. 아저씨는 무슨일로?”

뭐 그냥 부장님이 오라고 하셔서.”

.. 지루하죠?”

.. 친한 사람도 없고 지루하긴 해요.”

저랑 친하잖아요.”

우리 서로 대면한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무슨

피식 웃으며 현준이 말했다.

행사도 끝을 보이고 있었다.

이제 슬슬 가도 될 것 같은데.”

아저씨, 같은 방향이니까 태워주세요.”

? 차 안 타고왔어요?”

, 그냥 택시 타고왔는데.”

그러죠 뭐.”

4.

엘리베이터 안

현준과 신애가 40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 내 피 같은 토요일 저녁.”

신애가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현준은 신애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40층에 도착하자 현준이 인사를 하고 40-A호로 들어가려했다.

아저씨, 와인 한 잔 할래요? 아까 제대로 마시지도 못한 것 같은데.”

현준은 잠시 고민하더니 살짝 오른 술기운에 기대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애도 살짝 술기운이 느껴지는듯 휘청거리면서 자신의 집 문앞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간 신애는 현준에게 거실에 있으라고 말했다.

현준은 거실의 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신애가 곧 와인과 크리스탈 글라스 두 개를 가져왔다.

신애씨는 뭐 해? 평범한 학생같지는 않은데 말이야.”

그래요? 알려고 하면 다쳐요.”

신애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근데 왜 자꾸 존댓말 써요?”

내 자식도 아닌데 함부로 반말쓰면 안되지.”

에이. 그냥 말 놔요. 불편해요.”

그래도 괜찮니?”

신애가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거렸다. 아니 끄덕거렸다기보단 휘청거렸다.

아저씨, 저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 옷이 불편하네.”

신애가 살짝 취한 목소리로 말하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저씨

안방에서 신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 들어와봐요.”

현준이 안방으로 들어갔다.

손이 안 닿아서 그런데 등뒤에 지퍼 좀 내려줘요.”

현준은 약간 당황한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취기가 올라 그에게 지퍼 내리는 일쯤은 큰 문제가 되지 못했다.

이내 그녀의 목 근처의 지퍼로 손을 향했다.

현준이 그녀의 풍성한 머리카락을 옆으로 넘기자 하얀 목덜미가 보였다.

목덜미를 보는 그의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의 가늘고 하얀 그녀의 목은 현준을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현준은 그녀의 목 부근의 지퍼를 잡고 내린다.

지퍼를 내리는 현준의 손 밑으로 하얀 그녀의 속살이 드러났다.

허리까지 지퍼가 내려가자 드레스가 그녀의 몸을 따라 내려간다.

거실에서 들어오는 빛이 반 나신이 되어버린 신애의 몸을 비추고 있다.

신애의 검정색 속옷은 그녀의 하얀 피부와 대조되어 관능적인 느낌을 준다.

방은 묘한 기운의 분위기와 알싸한 향기, 그리고 둘의 거친 숨소리로 가득했다.

현준이 그녀의 목덜미에 입맞춤을 하기 시작했다.

신애는 살짝 움찔했으나 이내 돌아 현준의 드레스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현준이 신애를 살짝 들어 침대로 향했다.

방안의 공기는 뜨겁다.

5.

40-A호 앞, 하나가 문을 열고 있다.

인기척이 없는걸 인지한 하나의 얼굴이 다소 어두워진다.

욕실에 들어가 씻고 하나는 머리를 말리며 거실로 간다.

하나는 습관적으로 텔레비전을 키고 쇼파에 눕듯이 앉아 태블릿 피시로 웹서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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