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게는 처음이네요.
이별한 지 어느덧 삼주가 되어갑니다.
다 잊고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데,
중간고사 공부로 만신창이가 된 몸을 누이고 겨우 눈을 감으면 매일 꿈에 나와요. 그것도 제가 바라마지않는 재회의 영상으로.
술이라도 한 잔 하고 자면 꿈이라도 안 꿀까 싶어서 공부를 마치고 거실에 혼자 나가 술잔을 만지작거리다가
술에 취해 흐트러진 모습을 유난히 싫어하던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올라서
그리고 술에 취해 자제력을 잃고 내 손가락이 기억하는 그 번호를 누를까봐서
애꿎은 술잔만 만지작거리다가 다시 방에 들어왔네요.
아마 당분간은 취하지도 못한 채 그저 버텨내야만 하나 봅니다.
술게 여러분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