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 누구보다 부자랍니다.
글_차혜숙
빨래를 갭니다. 뽀송뽀송 높다랗게 개어 놓은 빨래 옆에서
다섯 살배기 둘째아이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혼자 종알댑니다.
가만 듣고 있으니 빙그레 웃음이 납니다.
“엄마! 우리 부자네. 빨래가 많아서 부자고 창문도 많아서 부자고 빨래집게가 많아서 부자고
비디오도 많아서 부자고 할머니가 있어서 부자고….
” 아이는 눈에 보이는 물건을 죄다 가리키며 우리 집은 부자라고 신이 났습니다.
진짜 부자는 내 마음이 얼마나 따듯하냐에 따라 가려지는 것이겠지요?
사랑하는 두 아이와 남편 그리고 어머님이 있어서 나는 세상 누구보다 부자랍니다.
출처 : 월간《좋은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