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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
게시물ID : panic_73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텐더
추천 : 3
조회수 : 114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23 23:56:08
학교의 동기들 중에 A라는 아이가 있었다.
단발머리의 키가 조금 작은 여자아이었는데,
약간 중2병이라 할지,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아이였다.
중2병이라고 해도 남들을 배척하는 타입도 아니고, 같이 어울려주는 친구들도 워낙 착했기에 A가 소외되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A에 관해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A의 휴대폰 속 사진첩을 본 사람은 저주에 걸린다는 소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소문의 시발점은 A 본인이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휴대폰을 보여달라고 조르던 B가
A가 휴대폰을 보여주지 않자 기습적으로 채가서 본걸 시작으로 본격적인 소문이 돌았다.
소문에 의하면 B는 그후 일주일도 안되어서 계단에서 구르고, 떨어지는 화분에 맞았다고 했다.

처음엔 우연의 일치겠거니 했지만 그 후 호기심에 A의 핸드폰속 앨범을 본 아이들은 모두 안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A는 굉장히 핸드폰을 애지중지하던 터라 봤다고 해도 핸드폰을 낚아채서 볼 수 있는 키 크고 덩치 큰 아이들 몇명 뿐이었지만 본 사람은 모두 안좋은 일이 일어났다 하니 확실히 저주라 할만 하다.

A의 휴대폰 앨범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던 나는, 평소 나와 가깝게 지내던 C가 그 앨범을 보고 주말에 등산을 하던 중 쉬고있던 바위에서 떨어져 데굴데굴 굴렀다 하니 호기심이 동해 그 앨범을 꼭 보고싶었다.

나는 A를 만나는 자리에서 A의 핸드폰을 장난스레 낚아채 앨범을 들어가보았다.

"저주받아도 난 몰라."
A는 특유의 시니컬한 말투로 말했다.

역시 듣던대로 앨범에는 아무것도 없었다.하지만 난 제법 오래 쓴 핸드폰의 앨범에 아무것도 없을 리긴 없다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뒤져온 숨겨진 사진 찾는 법을 모조리 써봤다.그 결과, 숨겨진 앨범 하나를 찾았다.

'그럼 그렇지..'
나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앨범을 들어갔다.아무도 보지못한 A양의 앨범속 사진이 매우 궁금해졌다.

앨범 속에는 다친 사람들의 사진이 여럿 있었다.거의 뒷모습이거나 좀 멀리 떨어진 사진들이었지만, 쓰러져 있거나 피가 나는 모습들이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었다.

"이제 내놔."
바로 그때 A가 핸드폰을 낚아채갔다.

잠깐의 시간이라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그런 사진들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 사람들한테 숨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긴, 나같아도 숨길 것 같은 사진들이었다.
난 A의 은밀한 취미를 혼자서만 찾아냈다는 의기양양함에 빠져 저주같은건 까맣게 잊고있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나는 정말로 저주에 시달렸다.
횡단보도에서 누군가 밀쳐 사고가 날 뻔 하는등 안좋은 일이 자꾸만 생겼다.

처음 몇번은 반사신경으로 피해갔지만 그런 일이 자꾸 생기자 찜찜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또 누군가 날 차도로 밀쳤다.
하필이면 다리가 꼬인데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는 차 때문에 그대로 차에 받히고 말았다.

온 몸이 욱신거리고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린다.머리에서는 축축하고 따뜻한것이 지끈거린다.

희미해져가는 정신속에서 무심코 옆을 보자 그곳에는 사람들 사이에 숨은 A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갔다.

그때서야 난 깨달았다.A의 핸드폰 속 다친 사람들의 사진이 익숙해보였던 이유를..

'스마일.찰칵-'

오늘도 A를 좀더 특별하게 만들어 줄 앨범 속의 저주가 하나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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