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좋아해주던 친한 오빠가 있어요.
가까이 살아서 친하게 지내며 저도 마음을 열고 있었는데
어느날 엄마가 수술해서 제가 일주일 가까이 병원에서 간병하고 있을 때
무뚝뚝한 친구들도 모두 걱정해주고 한마디씩 하는데 그 오빠만 아무 말 없어서
그 당시에는, 페이스북에는 라면 먹고 싶다 하면서 엄마 이야기는 걱정 하나도 안 하는 오빠가 너무 야속하더라고요.
친구들은 회복하셨어? 물어보기도 하는데 이 오빠는, 회복하는 중이야, 라고 말해도 별 반응없음.
그래서 처음으로 괜히 짜증을 냈어요.
왜 걱정 한마디 안하냐 하기엔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어요.
제 친구들도 그 오빠가 너무한다고 흥분해서, 저도 거기에 휩쓸리기도 했구요.
그런데 그러면서도 짜증내고 싶지 않은 마음과 서운함이 공존하면서 혼란스러워져서,
저는 더 이상 짜증내고 싶지 않은데다 짜증냈다는 사실이 창피하기도 해서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끊어 버렸네요.ㅜ
그 오빠가 싫어서는 아니었어요.
그 오빠 입장에서는 얘가 진짜 화났구나 싶었겠지요..
그런데 요즘엔 그게 자꾸 생각나고 미안해요.
세월이 조금 지나니까, 내가 너무 성급했다는 걸 여러 모로 알겠어요.
생각해보니, 그 전에 같이 있을 때 제가 엄마 입원한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그 오빠가 엄마 입원하셔?라고 물어봐서 아니 아직 잘 몰라.. 했거든요.
그땐 진짜 잘 몰라서 그런거였는데, 제가 그 주제를 피하고 싶어서 얼버무린다고 생각했나봐요.
그래서 언급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다시 페북 친구 신청해봐야지 싶기도 하지만 엄두를 못 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