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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벨 후기
게시물ID : movie_349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널소유하겠어
추천 : 4
조회수 : 129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25 18: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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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3시 반 근처 영화관에서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냅다 달려갔습니다.
영화를 개봉할 때 가장 우려했던 점은 바로 다른 영화에 묻혀, 다른 사건에 묻혀
이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심각하게 사람들이 무관심하진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외로 적은 좌석수에도 불구하고 반 이상의 사람들이 영화를 관람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이었고, 가족단위, 연인단위, 친구단위로 많이들 봐주셔서 또한 기뻤습니다.
개봉관이 매우 적은 것이 아쉽고,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도 아쉽습니다.
만약 영화를 보지 못하셨다면 아직 상영관이 남아있으니 서둘러 관람하시길 권장합니다.

1. "한 마디로 개같아. 양심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개같아. 자리가 뭐가, 체면이 뭐가 중요해!"

일전에 방송으로 먼저 접했던 기억이 남아있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는 매우 한정적이었고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 실패는 엄청나게 보도됐습니다.
본 영화는 다이빙벨을 둘러싼 정부의 음모를 드러내는 영화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다이빙벨이 해경과 다른 정부의 대책보다 미흡하며, 
민간 잠수팀이라는 점에서 다소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중요한 점은!
해경과 정부는 수색작업에 열중이며, 매일 사람들을 구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짧으며 다이빙벨에 비해 얼마나 효과적이지 못한지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동시에 언론은 정부가 수색작업에 열중이며 '매일 실종자를 찾아내고'있다는 점에만 주목했습니다.

그 결과 다이빙벨을 투입시키지 못하도록 막아서며, 계속되는 실패만 보도했습니다.
언론은 정부를 영웅시 대했습니다.
그에 반하여 다이빙벨을 실패자로 낙인찍어버렸습니다.
그들은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거짓말과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영화의 시작이자, 사건의 발단입니다.

만약 민간 잠수팀이 다이빙벨을 이용하여 정부보다 일처리를 능숙하게 한다면,
그들의 체면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언론은 이렇게 보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민간 잠수팀, 정부보다 대처능력 좋아.'
'정부, 지금껏 뭐했나? 무능한 정부에 대한 비판 잇따라.'
'이종인 대표, 다이빙벨 투입으로 큰 성과보고 있어.'

바로 정부의 비판과 비난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첫째로 자신들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다이빙벨을 무시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그들은 사람보다 돈과 명예가 우선시되는 인물입니다.
사회 구성원이고, 국가를 이루는 구성원인 바로 사람보다 돈 따위가 더 중요한 인간들입니다.

2. 구조보다는 체면이 앞서는 사람들의 변명.

박근혜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모든 책임은 자기에게 있고, 책임지겠다'고.
동시에 수색작업에 열중을 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수색작업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유가족이 직접 배를 빌려 현장으로 나가서 봤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수색하는 해경은 없었다.'
그들은 변명을 시작했습니다. 
수색작업은 여차저차 재개됐고,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을 그렇게 거부하던 
해수부 장관과 해양경찰총장 앞에서 약속받게 됩니다.
"저희 또한 여러분들 처럼 자식을 가진 입장에서 같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이빙벨의 투입은 거부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언론플레이는 시작됐습니다.
다이빙벨 번번히 실패... 무능한 이종인 대표 등... 비난이 일었습니다.
본 영화에서는 왜 다이빙벨이 실패했는지에 대해 보여줍니다.

해경 역시 문제될 것을 예상했는지 이종인 대표를 제외한 
기자와 다른 사람들을 배에 투입시키지 않고서 출항한 것은 참 웃긴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약속을 받아 출항한 이종인 대표는 또 다이빙벨의 투입을 거부당합니다.

영화에서 이종인 대표는 놀라운 발언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었습니다.
"저 개새끼들이 다 배떼지를 칼로 찍어 죽여버린다고 말야. 해경이 그걸 찍고 있어. 선장한테 배 빼라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다이빙벨의 투입을 고의적으로 방해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종인 대표의 사정을 아무도 돌봐주지 않았습니다.
미리 약속이라도 한듯, 그가 돌아오기도 전에 이미 언론엔 기사가 떠돌아다녔습니다.

'이종인 대표, 또 실패. 다이빙벨 이대로 괜찮은가.'
'20시간 어디가고 1분도 투입하지 못한 다이빙벨.'

더 놀라운 점은 다이빙벨의 투입이 어렵다고 변명하던 해경들의 말과 달리,
실제로 다이빙벨의 투입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3. 투입 성공, 하지만 이미 늦은 때.

이종인 대표는 애초에 사람을 구하자는 목적으로 달려간 것과는 달리
이제는 자신의 목숨마저 위태로워졌습니다.
여차저차하면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하는 그들에게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이빙벨을 투입하는 동안, 구조시간만 놓치게 되어버리고…'
언론은 그를 더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랑곳않고 결국 투입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누가 일부러 그랬다는 듯이 공기를 주입하는 선이 끊어져있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서, 내가 구조하는 입장의 정부이고 해경입니다.
당신은 상부에서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내 앞에는 쓰러져가는 배가 있고, 구조해야 할 의무를 가진 해양경찰입니다.
드디어 상부의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최선을 다해 구조에 집중하라.'

해경은 그렇게 수색작업에 열중합니다.
그때 왠 아저씨가 자기도 구조작업하겠다고 끼워달랍니다.
다이빙벨만 있으면 더 효과적으로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경찰들은 민간 잠수사주제에 전문직인 해양경찰보다 잘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일단 보류합니다. 당장 구조작업에 열중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이 사람이 자꾸만 이걸 이용하면 많이 구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인력을 투입해서 구조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부에서 명령이 떨어집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이빙벨 투입을 거부하라.'
'왜죠?'
'이런 일에 능숙하고 전문적인 해경이 해야할 일.'
'알겠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거부했겠죠.
그런데 상황은 그렇게 나아지지 않았고,
작업 속도는 현저히 느렸고 떨어졌습니다.
날씨마저도 그들을 돕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이때 이종인 대표가 제안합니다.
"투입만 성공한다면 날씨에 영향도 크게 받지 않고 오래 작업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이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내리겠습니까?
당연히 "투입 허가하라. 사람을 구하는 일이 먼저다." 라고 말할 것입니다.
혹은 현재 작업속도와 다이빙벨을 투입했을 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여,
더 효과적인 쪽을 선택하겠죠.

당연 해경의 평균 잠수시간인 20분보다 다이빙벨 1번 투입시 2시간정도의 작업시간이
더 월등하고 우월한 것이 사실입니다. 투입으로 그 사실을 증명해냈고요.

하지만 다이빙벨의 투입은 성공적이었지만, 이미 여론 분위기는 싸합니다.
그동안의 실패에 만회하여 억지로 성공했다는 비판이 일고,
오히려 투입엔 성공했지만 '구조'하지 못했다는 점을 비꼬기 시작했습니다.
이종인 대표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해경 역시 계획대로 흘러갔다는 듯, 그의 처지를 보고 비웃었을 겁니다.

정부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감수해서라도, 했어야 할 일들.
하지만 거부했다. 뭔가 캥기는 것들이 있다는 의혹이 엄청나게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특별법은 더 필요합니다.

4.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여론조성과 정부의 대처, 그리고 우리들.

정부는 온갖 부조리를 숨기고 여론을 움직였습니다.
대통령은 체면을 관리하기 위한 일회성 멘트를 내뱉었습니다.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고.... 최선을 다해 구조하도록....."

정치인들은 사실여부를 따지고,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기 보다는 수습하기 바빴습니다.
다이빙벨 투입이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그 원인을 제공한 것에 대한 기사보다는
'구조'하지 못했다는 점에 집중하여 비난한 언론의 문제도.

그 언론을 장악한 정부의 문제도.
그리고 그것을 덮으려는 정치인의 문제도.
더불어 우리가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문제도.
또 나아가 알고 있음에도 모르는 척 방관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다양한 언론은 모두 다양한 기사를 냅니다.
하지만 모두 같은 말을 다르게 부풀려서 말합니다.
진실을 말하는 언론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다수의 힘으로 그들을 찍어누르려고 했던 시도였습니다.
언론은 그런 사실의 보도보다는 오히려 피해자쪽인 그들을 비난했습니다.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거짓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것 또한 엄청난 잘못이죠.

해경이 왜 구조하지 못했는가에 대해선 덮어버리고 변명하지만,
이종인 대표가 다이빙벨 투입에 실패다며 '구조'하지 못했다는 점을 비난해버립니다.

언론이 담합하여 우리에게 어떠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정보를 제공받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언론들 모두가 담합했기에
우리는 결국 똑같은 정보를 수용받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선택권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왜 줄어들고 있을까요?
그들은 우리에게 하라고 강요하면, 우리는 수긍해야 할까요?
왜 그렇게 해야하냐고 묻는게 먼저고, 선택해야 하는게 다음입니다.

언론은 각성하라! 실제로 팽목항에 있던 분들이 언론을 향해 질타하며 내던진 구호였습니다.
하지만 바뀐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들 또한 각성해야 합니다.
자기가 지금 무슨 최면에 빠진지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 많습니다.
깨어나야 할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나중에 본인에게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깨닫는다면 늦었을 겁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그런 점에서 깊이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습니다....

5. 세월호 특별법, 유가족들만을 위한 법인가?

유가족분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 단 하나 뿐이었습니다.
돈, 명예,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영화에서 소개된 것은 우리의 현실 그 자체였습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고, 우리는 지금 그 상황을 직면해야 합니다.

당장 내 일이 아니니까, 나에게 벌어지지 않은 일이니까?
언젠가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땐 대처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약에 특별법이 재정되지 않고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다음에 제2의 제3의 사고가 발상했을 때 우리는 똑같은 상황을 맞게될 것입니다.
그때가서 또 똑같은 상황을 맞이한다면 얼마나 피곤하겠습니까?
그리고 지금처럼 구조마저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암담한 현실이겠죠.

지금 특별법이 재정된다면, 그 진실을 찾기 위해 우리는 한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저들은 체면을 생각하여 혹시나 자신들의 저런 행동들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고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노예를 자처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의 인격체이고, 존중받아 마땅한 소중한 사람입니다.
뭔가에 대항하는 것이 꼭 나쁜 쪽으로만 보이십니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바라보셔야 합니다.

뭐든지 겉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이른 속단이라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또 보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하는 것이 바람이네요.

영화의 마지막에 강승목 군의 아버지와의 인터뷰의 내용입니다.

이 : 우리 살아남은 어른들, 승목이를 위해서 뭘 해야 할까요?
부 :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구조를 바꿔야죠.
이 : 아버지, 돈을 원하십니까?
부 : 아뇨.
이 : 특례 입학을 원하세요?
부 : 아닙니다.
이 : 의사자 지정을 원하세요?
부 : 아닙니다.
이 : 그럼 뭘 원하세요?
부 : 저는 애들이 왜 그렇게 갈 수 밖에 없었나, 왜 구조를 하지 않았나, 전 그걸 꼭 밝히고 싶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잊지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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