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바벨의도서관] 책이야기 18번째 (살인자와 불멸)
게시물ID : readers_90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르헤스
추천 : 2
조회수 : 42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9/28 20:47:37
[바벨의도서관] 책이야기 18번째 (살인자와 불멸)
 
  안녕하세요. 비문학 특집을 2번하고 다시 소설 특집을 쓰게 된 관장입니다. 오랜만에 소설이라 떨리네요. 비문학은 제가 알지 못하는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풀어주는 책의 역할이 담겨져 있다면, 소설은 흥미유발을 담아내고 있는 그런 책인 것 같아요. 특히 이번 특집으로 진행 될 살인지와 불명은 살인자라는 장르 소설에만 쓰이는 캐릭터를 가지고 이야기 하다 보니 재미만 있는 내용으로 꾸며질 것이다. 라고 생각 하신다면 잘못 생각하실 것 같네요.
 
  그래도 너무 어렵지는 않게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명색이 살인자라는 스릴러형식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소설로 얼마나 깊고, 어렵게 쓰겠어요.
 
  저는 소설이라는 것은 사람이 흥미를 느끼고, 그 후에 의미와 형식 그리고 사회현상을 차근히 되짚어가는 책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서평은 책을 읽기 전에 소설이 가진 흥미를 끌어 올리는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 서평은 어려우면서도, 재미를 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아는 소설가 김영하의 신작이네요. 작가님은 자신의 데뷔 장편 이후로 두 번째 경장 편으로 이 작품을 썼는데요. 이 소설은 책을 들자마자 너무 빨리 읽혀지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특징 중에 하나는 실험적인 문체와 짧은 문단 나누기인데요. 작가는 이렇게 써낸 이유를 치매 걸린 노인의 시점에 맞추어 생각하고, 행동을 보이고, 말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저는 그 말을 듣고 나서 이 소설을 보니 좀 더 그 노인의 시선이 되어 집중이잘 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다른 김영하의 소설보다 더 빠르게 지나간 느낌이었습니다. 시간이 후딱 지나가 손도 대지 못하고 사라져버리는 약간은 밋밋하지만, 그 맛이 아 오랫동안 써온 작가의 능력이 함축되어 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 내공은 역시 살인자와 망각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소재를 선택 했다는 부분인 것 같네요. 제가 쓴 살인자와 불멸이 여기에 포함되는 이유는 바로 살인자인 주인공은 영원하지 못한 시간에서 허우적거린다는 거죠. 과거를 점점 선명하게 기억하고 현재의 것에 자꾸 힘들어만 하는 점점 자신을 이기지도 못하는 기억에 잡아먹히는 존재로 추락하는 부분에서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누구도 이길 수 없는 것이 그리고 불명적인 존재가 있다면 시간과 기억이 아닐까라는.
   원래 살인자라는 인물을 이야기 할 때 최후를 대부분 비참함 하게 쓰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달랐습니다. 마지막 반전이 있지만, 살인자라는 존재가 결국 기억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패배하고 쓰러진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완벽하게 틀렸다는 것. 이런 생각은 김영하 작가가 이 소설은 자기만이 쓸 수 있는 소설 이라고 했는데요. 그 말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살인자라는 존재는 누구나 쉽게 만들어지지만,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작가의 역량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소설을 정리한다면 불멸의 시간과 그것에 맞선 늙은 살인자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2.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브
 
   이 소설은 단순하지는 않네요. 처음부터 읽기가 좀 까다롭다고 해야 할까요. 보통의 살인자들이 나오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면 안 됩니다. 이 소설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작가와 기자들의 대화가 시작인데요. 남자 기자 4명을 무찌른 대 작가의 말도 안 되는 언변은 읽기 힘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정말 소설이 독특합니다. 대화가 중심인 이 소설은 초반은 대작가의 이상한 식습관이나 문학적 성향 등을 보여주면서 대 작가의 모습을 대화로 그려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 소설의 초반부는 건너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리고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소설은 새로운 기자의 등장으로 흥미진진해집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 작가가 살인자인 이유가 서서히 밝혀지죠.
   여기서 불멸의 의미를 따진다면 역시 시간입니다. 김영하의 시간은 서서히 잊혀가는 자신과의 대결이었다면, 이 소설의 시간은 자신의 성장을 멈추고 싶은 보존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작가는 자신의 사촌동생을 살인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자기 집을 불태우고 도망칩니다. 여기서 자신의 주장은 바로 젊음의 아름다움은 불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불멸은 자기 안의 진정한 내면이죠. 어찌 본다면 작가는 삶의 영원성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이 책의 묘미가 담겨져 있다고 보입니다. 살인자라는 존재가 밝혀지는 시점부터 살인의 정당성 그리고 반전. 결국 여기서의 시간은 인간의 불멸을 막는 장애물로써 작가는 바라보고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기자에게 시간은 자신이 삶을 살고, 생각하는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볼 수 있네요.
 
(부록 : 인터뷰 루드비코, 이 책은 웹툰으로 나온 만화책입니다. 이 작품이 살인자의 건강법과 비슷한 내용 때문에 표절의혹에 잠시 있었는데요. 전혀 달랐습니다. 하지만 이 웹툰이 묘하게 살인자의 건강법과 어울리는 만화였습니다. 같이 보신다면 좋겠네요.)
 
3. 좀비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 조이스 캐럴 오츠
 
  아, 드디어 소개하네요. 영미권 노벨문학상 순위를 뽑자면 단연 필립로스와 접점을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조이스가 좀 더 수상 유력으로 보이네요) 보이는 작가죠. 이 작가의 소설들은 전부 사회를 냉정하고, 잔혹하게 보는 경향의 작가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잔혹하기보다는 소설의 실험적 요소들을 자주 사용해서 자기만의 소설적 색깔을 구축한 작가죠.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조이스만의 색깔이 책 전체에 나타난다고 보이네요.
저는 이 소설이 대단한 이유는 살인의 방식을 보통의 장르 문학에서 나오는 트릭이나, 알리바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좀비를 만들기 위한 동기와 함께 일어나는 살인을 따라간 점이네요. 미야베 미유키처럼 범죄의 흐름을 따라간 작가라고 볼 수 있지만, 사회적 동기나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의 복수를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 다르겠네요.
  이 작품은 주인공이 미국의 중산층이라는 점과 미국 사회의 불안을 접목시키면서 소설이 더 흥미진진하다고 보이네요. 그리고 조이스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추리나 경찰의 등장보다는 주인공에게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주인공은 동성애자인데요.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동성애에 대한 부분을 강제적으로 지워지게 만들었습니다. 어찌 본다면 어릴 때부터 사회의 만들어진 틀 속에서 살아가는 반복 되는 중산층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네요. 그러면서 자신의 삶에 자신을 영원히 이해해줄 좀비를 원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내가 틀렸다고 말하지 않고, 옳다고 말할 영원한 대상. 그리고 영원히 변하지 않을 사회.
  주인공에게 느껴지는 불멸은 좀비라는 대상이 아니라 변화하지 않는 자신에게는 불안한 세계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이 소설에서 중요한 점을 까먹었네요. 이 소설이 특이한 이유는 그림을 그려 놓는 점입니다. 이 점에서 보면 김중혁 작가가 생각되는 이유는 뭘까요.)
 
------------------------
살인자와 불멸. 약간 억지스러운 점을 넣어서 이야기를 했네요. (그냥 내용은 읽지 말고, 제목만 보시고 책 읽으세요..) 어째든, 이번 특집을 통해서 살인자라는 언제나 단골로 나오는 소설의 악역이 다른 형식으로 쓰여진 소설이 아닐까 라고 생각되네요. 아마 다음 특집은 소설과 비문학을 섞어서 이야기할까 생각도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