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1년 2월 입대 - 12년 11월 전역한 육군 보급부대 출신입니다.

요즘 군피아 군납비리, 베오베 가짜사나이에 우유관련 이야기가 나오길래 한번 써봅니다.

저는 급양대 출신입니다.

아마 군필분들 중에서도 생소하신 분들이 꽤 있을텐데요

저도 신교대 수료하고 사령부가서(군지사 예하대입니다) 자대 분류받은 뒤에야 처음 들어봤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급양대는 1종품(먹는거) 보급 부대입니다.

저는 급양대에서 지원통제과(피지원부대에서 청구를 받고 지원을 해주는 부서) 계원 출신이라 직접 본게 꽤 있어서 글 씁니다.

1. 우유가 모자란다???? - 이건 백방 비리

- 군대 내 1종품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중앙조달 품목, 부대조달 품목.

중앙조달은 간장 설탕 쌀 소금 같이 유통기한이 6개월 이상인 것들(설탕 소금은 유통기한이 무한대입니다 ㄷㄷ) 부대조달은 감자 양파 돼지고기 우유 같은 짧은 품목들입니다.

그래서 중앙조달은 창고에 쌓아두고 보급하지만 부대조달은 매주 월수금에 피지원부대가 와서 받아갑니다.

그 월수금을 우린 '부식날'이라고 불렀는데요

이 부식날에 피지원부대 계원들, 간부들 보면 가관입니다. 와서 보급 받은 우유를 그 자리에서 까먹는건 예사고 지네들이 실수로 청구 덜 넣은 품목을 현장에 와서 우유나 다른 남는 품목들로 물물교환;;;; 을 합니다.

예를 들어 사단 보수대에서 부식 받는다. 그러면 보급품 루트가 사단 보수대-사단 내 연대-연대 내 대대-대대 내 중대 이렇게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과정에서 우유가 세개씩만 빠져도 예하 중대에서 미급식 나는 사례는 비일비재합니다.

2. 생산감독

- 군의 보급 체계는 방사청 계약-군수사 통보-군수사에서 각 부대 마다 할당량을 내려줌(6개월치)-저희가 알아서 6개월 분량을 쪼개서 애들한테 보급해줌. 이런 일련의 루트가 있습니다. 근데 상급부대에서 업체들 관리를 못하다 보니 실무부대(군지사 급양대)에 검사를 내려주고 그에 따라 생산감독과장 이라는 직책의 장교가 있습니다.(대위계급으로 보통 급양대에서 서열3번째 입니다.)

제가 친했던 10년 8월 선임이 운전병이었는데 황금이빨 + 쩌는 기량으로 이 생산감독을 매번 나갔습니다.

이 선임이 해준 이야기가 생산감독 나갔는데 그 업체 사장이 와서 점심을 대접했다고 합니다.

과장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같이 점심먹으러 갔는데 횟집에 가서 회를 먹었답니다.

사장이 술을 권했는데 과장은 업무시간이라고 안마셨답니다. 자리가 파할쯤에 사장이 생산과장한테 2~3백만원 뇌물을 찔러줬는데 안받았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3. 군인공제회는 깡패다

- 저는 업무 특성상 민간인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접합니다. 수협 아저씨, 농협 아저씨, 빙xx 아저씨 등등 납품업체 아저씨들이 납품하고 나서 납품조서(납품 받았다는 증명서류로 지원통제과에서 끊어줍니다.)를 받으러 옵니다. 그래서 저희는 군복 안입고 저희 부서 들어오는 사람한테는 무조건 '요'자를 씁니다.

한번은 어떤 양복입은 아저씨가 군인공제회에서 왔는데 지원통제과장을 찾더라고요

참고로 지통과장은 급양대장(중령) 다음으로 부대에서 높은 사람으로 계급은 소령입니다.

그 떄 마침 과장이 군단 들어갔을떄라 기다리라고 했죠. 갔다온 과장이 그 사람을 보더니 껌뻑 죽으면서 경례를 때리더라고요;;;

저희 계원들은 전부 뭐지??? 이런 표정으로 봤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이 지통과장 중위 시절에 보급대대장 출신;;;; 이더라고요

현직 소령이 선배이긴 하지만 현재는 민간인인 사람한테 엄청 크게 경례 떄리고;;;

그 사람은 웃으면서 군공에 취업했다면서 명함주고 가더라고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객관적인 검사가 가능할까요

일단 생각나는건 이정도네요

제가 나온 부대는 제가 있을 때는 나름 꺠끗한 편이었습니다

당시 대장님이 워낙 인품이 좋으시고 깔끔하셔서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저 상말쯤에 온 노처녀 지통과장 때 3번 일을 목격하긴 했는데 별 일은 없었습니다.(아마 제가 모르는거겠지요)

병사 출신인 제가 봐도 이정도인데 실제로 캐보면 얼마나 많을까요

베오베 가짜사나이 글에 우유 관련 댓글있길래 급양대 출신으로 한번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