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소자는 왜 2만 5천원인거죠?
편하게 먹는 비용 2.5만원.. 결혼은 하셨는지?
하하 저는 물론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예? 애인은 있냐구요?
(눈물을 훔치며) 어쨌든 백수가 사먹기에는 너무 비싼 음식이니 제가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준비물
등뼈 2kg, 얼갈이 배추, 알배추, 대파, 무, 고추, 양파, 통마늘, 다진마늘, 생강, 간장, 된장, 고춧가루, 후춧가루, 소금, 들기름
무, 깻잎, 팽이버섯, 콩나물, 할머니의 손맛, 장금이의 영혼
우선 들통만큼 커다란 냄비를 꺼내옵니다.
세식구 사는 집에서 설마 이 냄비를 쓸 날이 올거라곤 상상도 못했네요.
냄비에 등뼈 2kg을 전부 담아주고
찬물을 부어 핏물을 빼줍니다.
핏물은 거의 반나절을 빼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데 저는 이러다가 감자탕을 다음날 먹을 것 같아서 한 시간 정도 빼주었습니다.
중간중간 냄비에 핏물이 고이면 깨끗한 물로 두어번 갈아줍니다.
이제 핏물을 제거한 등뼈에 물을 가득 붓고
소주를 조금 넣습니다.
어이구, 아까워서 손이 떨렸네요.
그리고 뚜껑을 닫고 팔팔 끓여줍니다.
그 동안 감자탕에 들어갈 야채를 손질 할 겁니다.
원래 묵은지랑 우거지를 넣는게 제일 좋지만 그런거 없길래 마트에서 얼갈이 배추와 알배추를 사왔습니다.
우선 빡빡 씻어주고
끓는 물에 투척!
소금을 살짝뿌려 적당히 삶아줍니다.
다 삶은 배추들은 잠시 체에 걸려 물기를 빼고
팔팔 끓는 냄비의 불을 끈 뒤
냄비의 내용물을 다 부어버리고 살짝 데쳐진 고기를 찬물에 잘 씻어줍니다.
잘 씻은 등뼈는 같이 잘 닦은 냄비 안에 넣어주고
양파,
무,
대파,
소주를 넣고
물을 붓고 뚜껑을 닫고 다시 끓입니다.
이제부터 아주아주 오래 끓여줍니다. 두 시간 정도.
그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양념장을 만들어 줍니다.
우선 다진마늘 두 숟갈에 된장 두 숟갈,
들기름 네 숟갈 간장 세 숟갈
고춧가루 왕창 많이, 후추 조금, 소금 조금,
들깨가루를 넣어야 하지만 그런거 없으니 그냥 먹도록 합니다.
양념장은 잘 섞어 준 뒤에
아까 삶아 두었던 배추들을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 양념장을 조금 올려준 뒤
조물조물 무쳐줍니다. 색깔이 꼭 김치 같네요.
이제 무쳐놓은 배추들은 한쪽에 치워놓고 파, 고추, 버섯, 콩나물, 깻잎을 준비 합니다.
파랑 고추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주고
깻잎은 잘 씻어서 두고
잠시 딴 짓을 하다가 시간이 되면 냄비의 뚜껑을 엽니다.
국물이 아주 뿌옇게 잘 우러나왔네요.
이제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넣었던 양파, 무, 마늘, 생강, 대파를 다 건져내고
아까 무쳐놓은 양념 배추 투척
콩나물도 투척
배추를 무치고 남은 양념장도 모두 넣어 잘 섞어준 뒤 또 다시 팔팔 끓여줍니다.
이번엔 한 삼십분 정도.....................................
끈기와 인내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뚜껑을 열고 아까 썰어두었던 파와 고추,
깻잎,
그리고 마지막으로 팽이 버섯을 넣고 다시 휘적휘적 해주면
드디어 완성!!!!!!!!!!!!!!!!!!!
아 감자는 왜 안넣느냐구요?
집에 감자가 없어서요.
그럼 어쨌든 완성 되었으니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식당에서 파는 감자탕과는 다른 깊은 맛이 나는군요!!
보기엔 허여멀건해 보이지만 살도 많이 붙어있고 무엇보다 국물이 아주 매콤하고 시원합니다.
이렇게 등뼈 2kg 8천원이면 배터지게 먹고 먹고 또 먹는데 식당에서는 뼈다귀 세 개들은 소자가 2만5천원이라니!!!!!!!!!!!!!!!!!
굉장히 싸네요. 그냥 돈 주고 사먹는게 심신에 좋습니다.
아주 그냥 허리가 어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거지는 대체 몇번을 하고 가스불 앞엔 대체 몇시간을 서 있었는지 ㅋㅋㅋㅋ
밥 먹는데 손이 다 후달거리네요.
식당 아주머니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럼 감자탕은 큰맘먹고 생일에나 먹는 걸로 마무리 지으며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여러분 감자탕은 그냥 사드세여 두 번 사드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