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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친구가 자살했어요..
게시물ID : gomin_902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안하다..
추천 : 12
조회수 : 122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10/19 06:18:10
술기운에 씁니다.. 두서없어도 조금 이해해주세요

고등학교때부터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한명 있었습니다.
대학 붙고나서도 가끔 만나서 술한잔씩 할만치 편하고 남자답고 착하고 잘생기기까지 해서 인기도 많은 친구였고요
어느날 중요한 할말이 있다면서 말하는게.. 자기가 트랜스젠더라고 하더라고요
놀라서 원래 여자였냐고 물었는데 그게 아니라 몸과 정신의 성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것도 트랜스젠더라 한다고 알려주었었습니다. 곧 수술도 하고싶다고요.
솔직히... 처음엔 조금 거부감 들었습니다
몇일 생각하다가 이 친구가 얼마나 나를 믿으면 그런말을 하나....하고 마음 다잡고
남고에서 지내기가 얼마나 힘들었었냐, 그동안 혼자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냐 하고 위로 비슷한걸 해주니
고맙다고 친구 하나 잃는줄 알았다고 펑펑 울더라고요.
그러니까 좀 미안하고 측은하기도하고 이상한 편견 같은걸 갖고 있던 제가 너무 병신같기도 했고요.
아무튼 잘 지내려면 저도 무식하게만 있을수는 없어서 여러가지 알아보니까 수술한 트랜스젠더의 평균수명이 40대밖에 안된다는 말이 있더랍니다.
그래서 그때 수술을 반대했어요. 대신 후로 몇년간 여자로 대해주려고 노력 많이 했고요..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다 부질없는 짓이었지만...
내가 책임져줄것도 아닌데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엇습니다.....

그저께 친구가 자살했답니다.
전날 밤늦게 술마셨다고 데리러 와주면 안되냐고 전화하길래 귀찮기도하고 잠결에 평소 버릇대로 
날 좀 어두졌다고 뭔 엄살이냐, 남자가 되어가지고
이딴 말을 지껄여버렸습니다. 실수했다고 말할 타이밍도 놓치고 그 애도 그냥 웃어넘겼고요
괜찮겠지 하다가.. 이상하게 아무런 연락.. 문자한통도 없길래 연락을 넣어보니 돌이킬수없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네요.
정말 그 애에게 미안합니다. 저 때문에 자살했을까, 제 말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미안해서 잠도 오질 않습니다. 그때 내가 나갔으면 지금도 웃고 떠들고 있을텐데...
용서받고 싶은데 용서해줄 친구는 이제 없네요..

정말 미안하다... 나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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