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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글의 사장 와이프 한정민입니다.
게시물ID : humordata_9026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블레이디
추천 : 10
조회수 : 229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10/28 23:34:16
 

애시당초 니가 처음 올린 글에서 조금이라도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뉘앙스만 풍겼더라도 이렇게까지 그때를 되새김질 하면서 화나지 않았을 거고,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사과만 했더라도 이렇게까지 악에 받치지는 않았을 거야.

 

네 남편이 무슨 죄냐고? 부부는 결혼하면서부터 같은 운명선을 타는 거야. 네 남편은 과거의 너를 알고도, 그리고 그 피해자가 나라는 걸 알고도, 그저 가만히 있던 죄지 무슨 죄겠니? 하긴 네 남편에게도 니가 처음 올렸던 글처럼 니가 저지른 잘못은 최대한 축소 시켜서 말했겠지.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지금의 벤토린과 같은 회색 기관지 확장제, 그 약 다 빼놓은 거 너잖아. 모를 줄 알았니? 그 시골에서 천식발작으로 읍내 병원까지 나가던 2시간 동안 나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어. 하루 쉬고 다음 날 학교에 갔을 때 내 책상에 쓰여있던 '목숨도 질긴 년'도 니가 썼다는 거 들었어. 내가 자퇴까지 결심하게 된 계기가 너였어. 그렇게 할 사과였다면 차라리 하지 말지 그랬니. 그랬더라면 이렇게 여러 사람이 보는 글에 니가 저지른 일을 쓰지는 않았을 텐데.

 

넌 니가 주동한 건 단 한 번이었고 그 외에는 모두 방관했다고 생각하니? 그래서 억울해?

 

왜?

내가 모르는 줄 알았으니까?

 

그 때 니가 방관만 했더라면 나는 오히려 너를 고맙게 느꼈겠지. 댓글들을 읽어보니 방관자도 잘못이라는데 나는 방관자들이 고마웠어. 차라리 모르는 척 하거나 구경만 하는 게 너처럼 나서서 날 궁지로 모는 것에 비하면 정말 고마웠어. 무관심은 슬픈 거라는데 나는 고맙더라. 니가 단지 방관만 했을 뿐이라면, 단 한번의 주동만 있었다면, 나는 우리 둘째 돌잔치에서 너를 보고 조금은 반가웠거나 모르는 척 했을 지도 몰라.

 

내 욕도 많다고? 나도 눈이 있으니 알아. 근데 나 원래 그런거 신경 안쓰고 사는 사람이야. 남이 나한테 하는 욕은 맞든 틀리든 흘려버리는 게 편하다는 걸 너희들 덕분에 알게 됐거든. 아마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는다면 사적인 인정으로 채용한 네 남편부터 사직시켜야 옳겠지.

 

지난번에는 무슨 일이냐고 묻는 애들 아빠에게 니가 왕따 주동자 중 하나였다는 소리 밖에 안했지만, 오늘은 니가 쓴 글들과 내가 쓴 글들, 그리고 거기에 달린 댓글들까지 여과없이 보여주려고 해. 네 남편이 아직은 퇴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차라리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하지 그랬니.

그럼 내 마음에 숨어 사는 삐뚤어진 17살의 내가 흔들렸을 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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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http://pann.nate.com/talk/313317131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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