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터건 사람이 모이면 물건이 모이고, 좋은 물건이 모이면 또 사람이 모이고 일정 규모까지는 커져 나가기 마련이죠.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건 순리라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은 벼룩시장이라기 보다는 오픈마켓이 된 상황인 거 같아요.
그런데, 벼룩시장이 더 이상 벼룩시장이 아니게 되면서 부터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요.
오유 벼룩시장이 오픈마켓이 된다고 해서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오픈마켓을 운영 할 관리 능력이 없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1. 오유 벼룩시장은 누가 개최하는 걸까요 ?
오유인 누구라도 자발적으로 개최가 가능합니다.
물론 혼자 힘으로 하는 건 아니고,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하는거지만 그렇다고 딱히 전문 자격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건 오유 벼룩시장 운영자의 비전문성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2. 판매자 관리가 가능할까요 ?
판매 상품에 대한 가격은 판매자가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설정 할 수 있습니다.
운영진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상품의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 할 수는 없습니다.
상품이 고정적이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벼룩시장의 특성 상 불가능한 영역이죠.
판매 상품의 가격을 통제 할 수 없다는 건 판매자를 통제 할 수 없다는 것과 같습니다.
벼룩시장의 취지에 맞는 가격대의 상품인지 오픈마켓으로 팔아야 하는 가격대의 상품인지 벼룩시장 운영진은 판단 할 수도 없고, 특정 가격을 강요 할 수도 없다는 뜻입니다.
오픈마켓 참가자들이 '싸게 팔께요' 한다고 해서 그 가격이 정말 싼 가격인지 검증 능력도 없으니까요.
더군다나, 판매가격이 시중가와 별 차이가 없는 제품들인데도 카드결제도 안됩니다.
판매집계도 관리되지 않습니다. 기부금을 설정한다고 해봐야 사실 상 자율 기부제로 운영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장소 잡아 주고, 배치도 만들어주고, 안전 관리 해주고, 홍보 해주고, 수익금은 판매자가 대부분 가져 갑니다.
즉, 누구나 판매가 가능하고, 누구나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고, 누구나 원하는대로 기부 할 수 있으면서도, 아무도 그 책임을 합리적으로 따져보는 사람은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권한만 주지, 책임에선 비켜나 있어요.
합리적인 책임을 지고, 그에 합당한 권한을 갖도록 조율하는게 바로 전문성이고 프로의 영역입니다.
만약 전문적인 오픈마켓을 연다면, 판매자는 정당한 상품을 판매하고 정당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운영자는 그에 합당한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매자는 타당한 금액을 내겠죠. 그러나, 지금은 판매자는 정당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고, 운영자도 관리서비스를 제공 할 교욱이 되어있지 않고, 구매자는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상태가 되고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운영자는 자신이 가진 능력만큼만 권한을 갖고, 그에 합당한 책임만 지고 있고, 판매자는 운영자의 능력 부족으로 생긴 틈에서 구매자로부터 추가이익을 챙기고 있으니, 구매자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3. 위법행위 논란이 있기도 한대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픈마켓에 참가하여 물건을 판매하는 행위는 엄연히 위법행위입니다.
소량의 물건을 파는 건 세금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알고 계시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겁니다.
판매금액이 적어서 세금을 내지 않을지는 몰라도, 사업소득 신고의 의무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에요.
옆 집에서 오이소박이 맛있다고 한통 담아달라고 해서 담아줬더니 고맙다고 2만원짜리 목도리 선물로 준 경우와는 달라요.
위법행위지만 금액이 작기 때문에 크게 관여치 않을 뿐입니다.
그러나, 지금같이 오픈마켓이 커지다보면 전체적인 판매금액이 무시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게 됩니다.
벼룩시장 개최자는 얼마의 탈세가 이루어졌는지 생각해 보셨을까요 ?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셨을까요 ?
판매 금액이 얼마인지도 모른다는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비전문성의 한계라고 하는거구요.
개중에는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판매자도 나오겠죠.
그렇다고, 오픈마켓이 나쁜 면만 있는 건 아니에요.
재능 기부로 자신의 소질을 평가 받아 보고, 경험을 쌓은 후 오픈마켓으로 진출하고, 자본을 마련해서 매장을 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순기능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오유 벼룩시장이 지금과 같은 규모라면 재능기부 차원의 벼룩시장이 아닌 오픈마켓부터는 정식 사업자등록증을 발급 받은 사업자만이 참여하는게 마땅하다는 겁니다.
사업자등록증이라는 건 판매자에 대한 고정된 연락처와 판매 상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해결해 준다는 보증을 뜻하기도 합니다.
음식물의 경우도 보건위생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사고라는 건 아무리 주의를 해도 일어나는게 사고입니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게 아니라는거죠.
프로들도 실수를 하면 발생하는게 사고인데, 오유 벼룩시장에 참여하는 판매자는 어디까지나 아마추어를 상정하고 있으니, 지금 상황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는게 시간문제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아요.
그렇다고, 벼룩시장 운영진이 이 문제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이나, 관리경험이나 관리기자재가 있는게 아닙니다.
완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어요.
경험이 쌓인다고 가능한게 아니라 전문적 지식과 장비가 갖춰져야 가능한 영역입니다.
앞으로 신경써서 잘할게요 하는 걸로 극복되지 못하는 영역이에요.
총괄운영자님의 '앞으로 잘할게요'하는 뉘앙스의 글을 보고 역시 아마추어라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서 쓰는 글입니다.
4. 벼룩시장으로 돌아가자
벼룩시장은 오유 개별유저들의 뜻으로 이루어지는 작은 축제입니다.
공신력있는 기관의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도 아니고, 상가 상인회 회장과 같은 경험적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이 여는 것도 아닙니다.
벼룩시장 운영진들은 전부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막상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이들에게 책임을 물린다는 것도 한계성이 있어요.
이들은 쇼핑몰의 직원과 같은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닙니다. 구매자(고객)가 질문을 하면 어떤 방법으로 대응을 해야 하는지, 판매자의 행위를 어떤 기준에 따라 관리해야 하는지 전혀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바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다보니,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하게되고, 해야 할 행동도 하지 않게 되는거죠. 오유 벼룩시장이 갖는 비전문성의 한계지 자원봉사자나 운영진 개개인의 잘잘못을 따질 사항이 아닙니다.
또한, 구매한 상품의 질이 안좋다거나, 불량이었을 경우 이들에겐 아무런 해결 수단이 없습니다. 구매자의 입장과 똑같아요.
처음부터 그런 걸 관리 통제 할 권한이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구매자가 판매자의 연락처를 받아 개인적으로 해결 할 수 밖에 없다는거죠.
오유 벼룩시장 개최자나 운영진이 피해를 본 구매자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도와줘봐야 구매자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개인적인 노력으로 끝난다는 뜻입니다. 집단적 대응능력이 없다는 뜻이에요. 물론, 큰 피해가 발생하면, 오유 회사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 할거라고 생각하지만, 여러가지 잡다한 문제들까지 신경쓰지는 못한다는 뜻입니다. 어디까지나 도덕적 책임의 범주라는거죠.
시중가와 다르지 않은 가격을 주고 산 물건은 벼룩시장의 취지에 맞는 물건들을 2000원 3000원에 사서 불량이 난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오유 벼룩시장이 규모가 점점 커져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더 큰 축제의 장이 되는 걸 안된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기엔 관리능력이 너무 부족하다는게 문제입니다.
오유 벼룩시장의 처음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안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 해보는 장소로 쓰일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오유 벼룩시장을 개별희망자가 개최하는게 아니라 오유 사이트의 관리자들이 회사차원에서 주관 주최 운영하는 공식행사로 성격을 바꾼다면야 위에서 지적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개선되겠지만, 지금과 같은 자율성으로는 분명히 넘을 수 없는 한계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유 벼룩시장을 오유 사이트가 직접 운영하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한 곳에서만 열리는 게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주말에 열리는 행사라 업무량도 증가하고 휴일도 쉴 수 없게 될테니까요.
마지막으로 그럼, 오유 벼룩시장을 전문성을 확보한 집단에게 맡기면 어떨까요 ?
그런 집단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고 해도 수수료가 문제가 될 거고, 과연 그렇게까지 해서 맡기는게 맞는가의 문제는 또 별도겠죠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어 오픈마켓만 커질게 뻔하니까요.
결국, 본래의 취지대로 벼룩시장으로 돌아가는게 가장 현명한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벼룩시장이 오유 사이트 회사가 운영하는게 아니라, 오유 유저 개별희망자가 운영하게 된 이유도 바로 벼룩시장이기 때문이었지, 처음부터 오픈마켓의 성격이었으면 절대 개별유저에게 개최권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벼룩시장의 장점이 바로 크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개최자의 전문성을 요하지도 않고, 위법적 소지에서 자유롭다는 지금 오유 벼룩시장이 갖고 있는 모든 문제점의 해결점이기도 합니다. 많이 벗어났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