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싫다.
나는 기본적으로 저런 선동적인 글들을 경계하고 배격한다.
헌데 군게에서 외치는 논리들에는 동조한다.
그리고 연대해야 한다는 글도 썼다.
곰곰히 생각해봤다.
나는 왜 젊은 남성들의 외침이 이토록 거슬릴까?
내가 기득권이 된건가?
그건 아니다.
나 또한 과로와 카드값에 시달리는 흔해 빠진 대한민국 가장이다.
여성에 대한 적대?
그것도 아니다.
페북에서 난 늘 메갈들과 피터지게 싸운다.
그들의 남혐을 증오한다.
문재인에 대한 반감?
이건 맞다.
문재인과 나는 정치적 공동체다.
그런데 군게인들도 내겐 다른 의미의 공동체다.
오유인이니까.
다른 게시판에서 보면 같이 추천 누르고 댓글 다는 식구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들 외침은 틀리지 않다.
그게 문제다.
맞는 말인데 듣기가 싫다.
아마 이 지점인듯 싶다.
마치 사랑하는 가족과 반목하는게 가장 날 힘들게 하는 것처럼.
내 가족이 평소처럼 날 대하지 않고 날선 모습으로 대드니까.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내겐 정말 중요한 문제다.
그렇다고 그가 대통령이 되면 젊은 남성들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진 않는다.
어떤면에서 그들은 모든 계층 가운데서도 아래쪽에 있는데
민주당이 그 밑까지 보기엔 너무 버겁다.
쉽게 말해서 그들을 도울 방법이 없다.
그냥 그들이 거기서 빨리 탈출하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까 내가 불쌍해지더라.
시발 나도 여자들에게 치이고 상사들에게 치이고 살거든.
가장이고 여직원들의 동료고 내 회사니까 참고 살았다.
참고 살던 내 외침을 그들이 외치는 모습이
너무 짠하고 불쌍하고 그렇다고 나는 어쩌지 못하는 이 무력감 때문에
차라리 외면해버리고 싶은 거다.
나의 호프 문재인 마저도 니들은 어쩔 수 없는 세상.
근데 사실 그 니들이 나다.
한국 남자들 그렇게 살아왔다.
어디가서 갑질도 못해봤는데 여자들은 우릴 손가락질하고
직장에서는 희생을 강요당하고
집에서는 나이 먹을수록 찬밥이다.
그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것이다.
군게 응원한다.
근데 똑바로 보질 못하겠다.
니들을 도와줄 힘이 없다.
그저 더 좋은 세상이 오길 바랄 뿐이다.
문재인을 안 찍어도 너희들은 탓하지 않을 거다.
나를 욕하고 침을 뱉어도 모른척 할란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참고 견딜 수 밖에 없다.
그게 내 세대의 숙명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