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카페라는 노래로 처음 접했던 마왕의 노래...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마왕에 홀딱 빠져서 무한궤도부터 모든 앨범의 노래를 찾아듣고 그 감수성에 녹아있던 어린 팬.
그 어린팬에게 갑자기 록밴드로 놀라운 세계를 보여준 마왕...
베토벤과 함께 음악에 관한 한 제게는 신과 같은 존재였죠.
너무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음악의, 예술의 위대한 힘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준 베토벤을 사랑하는 만큼 마왕은 제게 음악을 알려주고 그의 생각은 저자신과 저의 인생을 변화시켰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감히 그를 베토벤과 같은 선상에 두고 존경합니다.
대학에서 응원축제를 참여했을 때 그대에게를 들으며 가슴은 요동쳤고,
다른 친구들이 DJ DOC의 여름이야기를 들으며 신나할 때 신해철의 여름이야기로 늦여름 옛동네를 걸으며 아련한 예전을 기억하고,
늦은 저녁 홀로 방에서 P.M. 7 : 20 을 들으며 왠지 모를 외로움을 곱씹고,
재즈카페를 들으며 어린마음에 세련된 카페에 앉아있는 나를 상상하기도 하고,
노후연금 사회보장 을 따라부르며 비록 그보다도 더 후퇴한 세상을 살게되리라고는 생각지 못 하고 쓸쓸한 늙은 남자의 어깨를 그려보고,
아버지와 나를 들으며 그토록 미워하는 아버지를 조금은 다르게 보려했죠.
한참을 잠 못 들게했던 불멸에 관하여와 The dreamer때문에 내가 어떻게 된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고,
유교와 관습이라는 것이 교과서에서 배운것과 다르구나 라고 문제의식을 깨우쳐준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같은 마왕빠돌이인 녀석과 노래방만 가면 미친듯이 불러댔던 Money로 우정을 확인하기도 했고,
힘들때면 혼자 부르면서 울기도 했던 민물장어의 꿈(30살이 넘어서도 이랬으니 중2병이 꽤나 오래갔네요),
담담하게 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리며 들었던 일상으로의 초대 등등...
마왕의 쾌유를 빌며 글을 쓰던중에 마왕의 사망소식이 들리네요.
마왕... 해철이형...
형은 제게 영원한 영웅이자 신이자 친구입니다.
저처럼 제 인생의 많은 부분을 흔들고 차지했던 사람에게 영원히 기억될 겁니다.
형... 사랑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