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의 1/3을 너때문에 정신 못차리고 살았다. 원래 사주, 타로 이딴거 관심조차 안가지고 사는 인간이지만 너랑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가게 될 시점부터 안좋은 일만 꾸준히 일어나길래 사주 이런것도 찾아 보러 다니곤 했다. 3년이다. 너랑 나랑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나눴던 시간이. 그 전에 1년. 니가 나를 남자로 느낀다고 말한 시간이. 그리고 몇개월인지 셀 순 없지만. 내가 고등학생일 때 부터,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너하고, 나. 그 시간들이 많아서 조금 내상이 심하긴 하다. 내가 비록 너보다 두살 어리지만, 그래도 어디가서 어리다고 욕한마디 안들어먹으려 정말 노력 많이했다. 그래도 내가 부족한거, 모자란거 안다. 너가 비록 나보다 두살 많지만.. 때로는 누나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동생처럼.. 그래도 니 역할을 다 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맙다. 내 하드디스크에 야동이 많다고 잔소리잔소리 해도.. 아주 작은 메모장 파일부터, 휴대폰 카메라사진.. 내 하드 곳곳에 다 남아있네.. 짜증나구로... 내가 사진찍는거 좋아하긴 해도.. 너랑 3년동안 찍은 사진이 3천장도 채 안되는구나.. 그리고 카메라를 사며.. 우리 첫 아이 태어날때까지 이 카메라 바꾸지 않는다고 약속했던 거.. 그래, 그때는 어렸지.. 더 중요한건 그땐 니가 날 보며 웃고 즐거워 했다는 사실이지.. 그리고 모든게 변했다는 것, 이제 울화통이 치밀어서 어디에다 내다 놔야 할 것 같다. 사진도 편지도.. 니가 선물해줬던, 같이 샀었던 수많은 옷가지들도 작은 샤프 하나 마저도 이제 내 손에서 다 털어냈다. 그래도 내 지갑 신분증 뒤에 부적마냥 넣고다니던 니 사진도 그냥 찢어버렸다. 이제 이 정신 못차리는 나만 정리하면 된다. 고맙다. 니가 내 마음에 유혈사태 일으키고 떠났어도 그저 고맙다. 단, 한가지.. 내가 그토록 거짓말을 싫어하고.. 너의 작은 거짓말에도 민감해 지는 그 결과가 궁금하겠지? 그래, 니 거짓말의 결과가.. 지금 이거지.. 그리고 다시한번 느끼지..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 그 반만큼 신뢰란걸 할 수 없는, 그 안좋은쪽의 반이 나에게 가져다 주는 이런 결과를 말이야... 너는 모를거라 생각 했겠지.. 알면서도.. 참고.. 이해하고.. 다시 달래어도 보고 말이지.. 니 그 왠수라는 전 남자친구.. 참 재밌는 사람이더라. 나더러 친동생같다면서.. 니가 그렇게나 싫어하는 그 여자, 너랑나랑 누나동생으로 지내던 그 4년전에.. 그 4년전에 이유 때문에 그렇게나 싫어했던.. ^^ 내 옆에 붙이려고 장난도 조금 쳤더라. 글쎄, 정리를 시키고싶은데 나한테 직접적으로 말을 못하니.. 그래서 그렇게 한건지.. 다 부질없는 바스라기들 뿐이지만 니가 말한것 처럼 내가 암만 싸가지없고 독하고 무뚝뚝한 부산놈이라도.. 나도 상처받으면 좀 시큰시큰 하다.. 내가 니더러 담배피지 마라는건.. 니는 성악하는애니까.. 내가암만 음악에 지식없다고 해도.. 니랑 같이가는 공연같은거 가면 누구누구 담배핀다 다 잡아내듯이.. 니가 그렇게 하고싶어하는 음악이면, 그 니 목소리.. 잘 간수해라. 내가 니더러 화장하지 말랬던건.. 내 주변, 니 주변.. 20대 초중반에 화장 진하게 해대다 보면 피부안좋네 어쩌네.. 이뻐지고 싶은게 당연한게 여자라지만 그래도 끝끝내 말리지는 않았다.. 나도 이쁜게 좋으니까.. 그래도 내 만날때 준비하느라 두시간 걸릴 거, 한시간은 덜 투자해도 되는거니까. 내가 니더러 구두신지 말랬던거? 니 체형.. 발목도 자주 삐고.. 지금은 운동 열심히 해서 모르겠지만.. 오래 걷는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구두가 관절에 그리 좋지도 않은데.. 발목 안좋은 니한테 괜히 무리수인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컨버스나 커플운동화 신는게 더 이쁘다고 그랬던거다. 적을거 많은데.. 그냥 여기다가 씨잘데기 없게 좀 써놓으면 그냥 누가 3줄요약 이럴거 뻔하니까.. 운전할때 난폭하게 하지말고, 니 성격 착한거 아니까 사람만날때 경계좀 하고..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서 잘 살고 있어라. 니 하고싶은거 못하게 한것 중에.. 나중에 니 생각해서 잔소리한거 많으니까.. 이제 니 하고싶은대로 해 가면서.. 내만큼 니 사랑할 남자 없다라는 내 착각을 니 스스로가 깨주면 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두번다시.. 어떻게든.. 연락하지마라. 7년을 써오던 내 휴대폰 번호, 5년을 쓰던 내 네이트온ID.. 미니홈피 이딴것도 다 집어치웠고 바꿨고 니를 알게해줬던 다른 사람들이랑도 연락 내가 다 끊었다. 죽은사람처럼 살아줄께.. 니 편하게끔.. 나중에 길가다가.. 공연포스터에서 니 이름만 보고 지나가자. 잘지내라, ㄲㄲ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