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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내 의지가 아니야."
꺼진 조명 아래 무드 등과 모니터만 은은히 빛을 뿜는 비좁은 방에서,
그는 또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달칵 달칵 달칵
고요한 적막 아래 기계식 키보드의 차진 소리만 울려퍼질 뿐이었다.
"내 의지가 아니야..."
믿든지 말든지
여러 매체에서 거울을 두고 '평행 세계로 통하는 포털'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그렇게 허무맹랑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전신거울을 커튼 같은 가림막 뒤에 놓고 잘 관찰하다 보면 누구의 것인지 모를 움직임이 포착된다고 한다.
믿든지 말든지
언제 제작되었을지 모르는 거대한 스피커가 하나 있었다.
그 스피커는 아무것도 연결하지 않았는데도 어떠한 소리를 뱉어냈다.
그 소리는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였는데 보통은 근처의 TV 전파나 라디오를 수신하는 것이었다.
특이한 점은 이 스피커에 대고 말을 걸면 여러 채널을 왔다갔다 하며 의사소통을 하려고 하는데
누군가의 실수로 플러그를 꽂을 때 스파크가 튀자 여러 목소리가 섞인 비명을 내뱉고는
그 후로는 영영 작동하지 않는다.
믿든지 말든지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집 창문은 불투명한 유리를 쓰는가 아니면 투명한 유리를 쓰는가?
만약 투명한 유리를 쓴다면 불투명 유리를 한 장 덧대거나 아예 교체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귀신은 부적이 붙지 않은 창문이나 문은 넘어올 수 없는데
투명한 유리를 사용한다면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줄줄이 감시당할 것이다.
믿든지 말든지
현재 유행중인 게임 '오버워치'는 사용자 지정 게임을 통해 A.I들과 연습을 할 수 있다.
보통은 조준의 정확성을 위해 상대팀의 모든 인원을 인공지능으로 채우는 식이다.
인공지능 캐릭터들은 자신의 캐릭터 이름 뒤에 '봇'이라는 단어를 달고 나타나지만 ( 예> 맥크리 봇)
만약 당신이 인공지능과 게임을 하는데 'BOT930947'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녀석이 있다면
변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당장 게임을 중지하고 삭제 후 재설치하는 것을 권한다.
믿든지 말든지
한 조향사가 아주 특별한 향수를 만들어내었다.
5ml도 안되는 이 작은 양의 향수를 사람에게 뿌리면 그 사람의 모든 것에서 그 향수 냄새가 나게 된다.
그가 입는 옷에서도, 그가 배출하는 ...어떤 것에서도 모두. 그리고 그 향수는 향이 사라진다.
그 조향사는 자신의 조수에게 그 향수를 시험했는데 처음 며칠은 조수도 굉장히 좋아하는 듯 하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자 "세상 모든 것에서 그 향기가 난다"며 고통스러워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수가 죽은 후 향수는 원래의 향을 되찾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커멓게 색이 변했다고 한다.
믿든지 말든지
무슨 말을 하려다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것을 억지로 기억해내려고 노력하지 말라.
자기 자신에게도 굉장히 스트레스가 될 뿐더러
그런 경우는 대체로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믿든지 말든지
중국 어느 지방의 700년 된 무덤에서 유리로 된 창을 가진 나무 상자가 발견되었다.
물건을 보관하려고 만든 것이라기엔 물건을 넣을 만한 구멍은 커녕
판자들이 너무 정교하게 맞물려있어서 물조차 새지 않을 만한 모양새였다.
이것을 조사하던 학자는 상자의 옆에 나 있는 수상한 돌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이리저리 만지는 도중
유리가 미세하게 빛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학자는 상자를 분해해보기로 하였고 그 안에는
당대의 기술이라고 할 수 없는 정교한 '회로'가 존재했다. 오랜 연구 끝에 이 물체의 정체가 결론지어졌는데
이 물체는 바로 현대의 물건 중 "태블릿 PC"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믿어라
이것은 나의 의지가 아니ㅣㅣㅡㅜ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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