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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소름끼쳤던 짧막한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739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둥기둥가
추천 : 41
조회수 : 6669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4/10/28 16:37:12
공게로 오유에 입문하여 눈팅족으로만 살다가 글올려 봅니다.
지금 저는 피부가 생기 없이 바싹 말라버린 30대 중반 남징어이고 이 일은 약 10년 전 제가 반건조 남징어일 때의 일이네요.
 
전 당시 20대 초반에 올인하여 준비했던 국가고시에서 떨어지고 낙담을 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현실에서의 삶이 너무 힘들다 보니 종교에서 위로를 찾고 있던 시기였죠.
(참고로 종교는 천주교 입니다.)
 
거의 매일 새벽 미사를 다니고, 청년회 활동도 하면서 마음에 위안을 얻던 시기에
하루는 동네 동생들과 시름을 잊고자 술을 진탕 마시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장미꽃을 팔러 저희 테이블에 오시더라고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여자들과 남자들이 섞인 테이블에 와서 꽃을 팔면
술김에 멋지게(?) 보이고자 왠지 사서 돌리게 되는..(하지만 절대 ASKY)
 
암튼 그렇게 꽃을 사서 테이블 여자인 동생들에게 돌리고 한송이를 더 샀습니다.
이 한송이는 성당 입구에 있는 성모 마리아상 앞에 봉헌 하기 위함이었죠.
(참고로 천주교에서 장미꽃은 성모 마리아의 상징이고 성모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전 당시에 성당 활동에 열심이였기에
술마시다가도 '장미꽃을 가져다 드리면 기뻐하시겠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었어요.
 
새벽 2시쯤 술자리가 파하고 그 새벽에 꽃을 들고 골목골목을 지나 성당으로 향했어요.
이미 술은 만취가 되었지만 꽃을 빨리 가서 드려야 겠다는 생각만 머릿 속에 가득했거든요.
 
이윽고 어두컴컴한 성당 앞에 도착했죠.
당시 성당의 위치는 단독주택들 사이에 대로변도 아닌 좁은 골목길 앞에 위치해 있었어요.
새벽인지라 인적도 없고 심지어 계절도 늦겨울과 초봄 사이라 많이 쌀쌀했죠.
성당이라고 해도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확 드는거에요.
그래도 '성당인데 무서울게 뭐 있어!!'라는 생각으로 성당외부입구를 지나
성당 외벽에 마련된 성모상이 있는 곳으로 갔고, 거기서 장미 꽃을 제대에 얹고 기도를 하다가
술김에 또 실패한 시험 생각이 들어 '꺼이꺼이' 소리내서 울어버렸어요..(못난놈)
 
그렇게 감정 잡고 울고 앉았는데 갑자기 날카롭게 비웃는 듯한 여자웃음소리!!
"끼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전설의 고향 여자 귀신 웃음소리같은 웃음소리가 골목을 가득 메웠어요..;;;
순간 소름이 확 돋아서 눈물 스탑, 콧물 스탑...
주변을 둘러봤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컴컴한 어둠만이 제 시선에 잡히고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급 무서워져서 그 곳을 벗어나려던 순간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가
"왜~ 너네 엄마한테(성모님을 지칭한 듯) 일러야지~"
 
전 술이 확깨서 도망치듯 집으로 달렸습니다.
진짜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왕창 돋네요..ㅠ_ㅠ
 
제가 글솜씨가 부족해서 재미없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제가 겪은 100% 실화에요. 비슷한 경험이 또 있긴하지만 이게 제일 무서웠네요.
 
그 목소리는 환청이었는지.. 아님 진짜 나약해진 절 비웃던 미지의 존재인지 모르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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