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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왕이 떠난 것이 더 크게 와닿는 이유는
게시물ID : star_2599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좀펴라.
추천 : 6
조회수 : 3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28 20:03:03
저는 마왕의 라디오를 들었더 적이 있습니다.

애청자 라고 까지는 아니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가끔 울적하거나 부모님께 혼이 나거나 성적이 떨어졌거나..
공부가 하기 싫어졌을 쯔음

잠자리에 누워서 
마왕의 목소리를 기다렸습니다.

특유의 오프닝 음악과 함께
쫙깔리면서 냉소적인 마왕의 목소리가 오프닝을 알리고
노래를 한곡 듣고 썰을 푸는 마왕

다른 방송과는 다르게 
이야기를 하다가 삼천포로 빠지고 

PD가 속이 끓도록 노래도 제끼고 광고시간도 한참을 넘겨가면서 까지
이야기를 하던 마왕이었습니다.

각종 사소한 것 부터 조금 큰(?) 방송사고들도 빼놓을 수 없었지요.

딱 동네 있을 법한 친한 형 같았습니다.

뭔가 잘 알고있는 듯 하면서도 어설프기도 하고 
조그마한 장난과 사고를 치기도 하는 그런형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진지하게 임하면 오....멋있다...이런 느낌이
나는 공부잘하는데 이상한 동네형 같은?

그 웃음소리와 새벽의 고요함에 깔리는 목소리. 가끔 보이는 호탕한 웃음과
실없는 소리들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던 그 시간

어쩌면 중고등학교 시절에 부모님과 어른들의 
공부하라는 압박에 못이겨 
나름의 스트레스를 받고있던 내가 혹은 우리가

웃고 즐기기도 하고
그리고 제일 중요하게 
마왕과 함께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해보고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던 몇 안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왕에 대해 그리 애틋하게 생각한 적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몇몇 노래 빼고는 잘 몰랐고
고등학교 입학하고는 몇번 듣지도 않고..

나중에 인터넷으로나 소식을 들었었지만

그가 떠났다는 것에 마음 한켠이 무너져 내린 것은
나도 모르는 새에 내 청소년 시기에 
나도 잘 모르던 나의 힘듦을 그가 읊어주기도 했었고

나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던 내 미래를 한번 먼저 가봐주기도 하고
질타 해주기도 하고 위로 해주기도하고 너스레를 떨어주기도 하던

고요했던 내 새벽의 추억 때문이겠지요.

언젠가 나도 그곳에 가게 된다면

마왕에게 반말로! 한마디 하겠습니다.

"아나몰라. 마왕이 나한테 꽤 괜찮은 존재였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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