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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을 팔았다. 1년당 97220원에.
게시물ID : readers_169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귤
추천 : 3
조회수 : 79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28 20:17:25
원제 : 수명을 팔았다. 1년당 1만엔에

작가 : 미야키 스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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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번역 제목 : 3일간의 행복

독서후기보다는 사설입니다.

이 책을 통해 쓰게되었으므로 여기에 올립니다. 사실 여기말고 올릴 곳도 없거든요...

[3일간의 행복], 웹소설이 서적으로 출간된 것이고, 책의 아름다운 풍경의 표지 일러스트를 보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라이트노벨 쯤으로 생각하고 서점에서 책을 구매했다.

수능이 16일 남았고, 수시생인 나는 별볼일 없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그 뒤, 단언할 수 있는건, 아니 사실은 내가 엄청나게 얼빠진 얼굴, 아쉬운 표정으로 작가 후기를 읽고 있었다는 것이다.

'비블리아 고서당'이나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수첩' 등의 작품을 읽으면서 난 다시 순수문학의 느낌을 곱씹어 보고 있었다.(난 최근 라이트노벨만 읽었다.)

[3일간의 행복]은 그 느낌과 함께 내게 엄청난 고민과 더불어 생활양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알다시피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고등학생 1학년, 예고 진학에 실패하여 그림도 내팽겨치고, 원래 하지도 않았던 공부는 내게 길에 널린 돌맹이만큼이나 쓸모 없었다. 많은 어른들은 내게 이야기 했다. "그 때 공부하고 노력해라", "3년 고생으로 인생이 바뀐다" 자신이 진보적이라 헛생각을 품고 모든 사회에 불만을 가졌던 나는 공부따위 안해도 될거라 생각했다. 어린마음에. 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부질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물론 내가 가끔 입을 멍하게 벌어재끼고 감동적인 조언을 들었던 경험도 있었지만 작심삼일. 난 내 모습 그대로를 유지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이 책을 읽고 깊게 생각하지 않고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내 별거 없는 경험담으로도 이 책이 얼마나 파급력이 큰지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여타 다른 교훈을 담은 도서처럼 인생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라던지, 뭐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진 않는다. 내가 바뀔 수 있었던 이유는 최근들어 입시스트레스로 책에 집중하지 못한점을 작가의 특이한 진행방식에 이끌려 쉬지않고 읽었다는 점과, 남자주인공의 초창기가 나와 비슷해 보였기 떄문이다.

가장 우울하고 절망적인 삶을 남자주인공은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주인공은 한줄기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간다. 왜냐하면 남자주인공의 초등학교 시절까지의 추억과 족쇄, 아픔 때문이다. 남자주인공이 좋아했던 여학생과 초등학교때 나눈 대화, 즉 약속은 남자주인공의 부질없는 희망이 되었으며, 동시에 그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었다. 책이 긴 책도 아니고, 스토리 이해가 힘든책이 아니므로 여기에 그 이후의 줄거리는 자세히 적어두지 않겠다. 게다가 내 별볼일없는 글솜씨는 이 책의 스토리를 표현하기 힘들것이다. 

남자주인공이 초등학교시절까지는 유망한 엘리트였던 점은 내 아픈 과거를 후벼팠다. 중학교까진 뭘 해도 잘 풀렸다. 성적도 지금은 상상못할정도로 높았다. 공부를 잘했던 게 아니라, 그냥 쉬지않고 집중할 수 있었다. 내 꿈은 능력 있는 예술가였다. 그림그리는게 즐거웠고, 뭣모르던 초등학교때부터 미술학원에서 유화를 열심히 그렸다. 도규모의 그림대회에서 곧잘 상을 수상하곤 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크게 싸웠다. 최근 또 싸우셧다.

아버지는 4남매중 막내였다. 1번째 큰아버지는 정신에 문제가 있었고, 지금은 고인이된 큰아버지의 불길한 업적들은 모두 우리아버지가 책임을 지셨다. 그때부터 나에겐 친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5.18 과 여순사건을 거치면서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를 잃었으니까 친가는 사실 존재의미도 없었지만 완벽히 연결고리가 없어졌다. 그와 동시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을 반대했던 외가쪽에서의 불만이 장난아니였다. 사실 기억이 안난다. 경험했는데 내가 일부러 기억안나는 척 하는지도 모르겠다. 뭐 어떤 경험이였던간에 난 모든 행동에 의욕을 가질 수 없었고, 집중력은 커녕 학교에 가야하는 이유도 만들수가 없었다.

난 예고 진학에 실패했고,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지금생각하면 나쁜 선택은 아니였다. 이유는 아직도 모른다. 다만 프로그래밍 관련 세계대회에서 1등부터 3등까진 전부 나를포함해서 전부 일반계고등학생팀이 차지했을 때 생각이 들었던 정도.

책이야기로 돌아가보자면, 남자주인공은 더 이상 엘리트가 아니였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겨우겨우 살아가는 단게까지 다다르게 된다. 내가 아마 이 책을 읽기전에는 저렇게 살 예정이 아니였을까..싶다.

사실 책 전반적으로 남자주인공이 희망을 제대로 품지 않기때문에 맘에들지 않는 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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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생인 내가 글쟁이 코스프레하면서 여기까지 글을 쓴게 대단하다. 어떻게 쓸지 레이아웃도 정해놨는데 지켜지지도 않는다. 역시 책은 읽는게 재미있다.

이 책 읽으세요 그냥. 재밌으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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