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경찰서에 갔다 왔습니다.
대통령 선거 끝날 때까지 아고라에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겠다고 몇일 전에 말씀드렸는데 지난 번 경찰서에 갔다왔다는 제 글에 용기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오늘 일은 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여 이렇게 다시 글을 씁니다.
서울까지 출장오셨던 김해 경찰서 경찰관으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지난 번 일이 마무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 노원경찰서로 보내왔다는 연락을 나흘 전쯤 노원서 사이버수사팀장님으로부터 전화로 통보받고 오늘 약속시간을 정해 노원서 사이버수사팀에 출석하여 또 한번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피의자는 아니지만 지난 번 참고인 신분에서 피혐의자 신분으로 바뀌었더군요. 최근에 경찰서에서는 피의자를 피혐의자로 부른다는데 저를 조사한 사이버팀장님은 피의자와 피혐의자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씀하셨으니 일단은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만약에 제가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면 제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으셨으니 그 부분은 나중에 문제가 되겠죠^^
오늘 조사받을 때 노원서 사이버수사팀장님의 질문 내용들은 지난 번 조사받은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디데일한 부분들과 제가 아고라에 글을 쓴 의도와 목적의 추궁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조금 전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통진당 이정희 후보님이 말씀하신 것과 똑같은 "다카키 마사오가 일본왕에게 혈서로 충성을 맹세했다는 글은 무엇을 근거로 쓴 것이냐? 그 글의 근거를 밝힐 수 있느냐?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방해하기 위해 비방 목적으로 글을 쓴 것이 아니냐?" 하는 것들 입니다.
제 답변은 지난 번 조사받을 때와 똑같이 "아고라에 올린 글은 대부분 신문이나 방송보도를 근거로 작성한 것이며, 다카키 마사오가 혈서로 일본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은 역사적 사실로 밝혀진 것이고, 박근혜 후보를 비방하려고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유권자로서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검증차원에서 글을 쓴 것이며, 제 글 몇개가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 여부에 영향을 줄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였습니다.
이런 요지로 3시간 정도 조사를 받았고, 노원서 사이버팀장님 말씀으로는 검사가 이 진술내용을 보고 기소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차후 한번 정도 더 경찰서에 출석할 수도 있다고도 하고요.
아무튼 그렇게 조사를 받고 왔습니다.^^
첨언.
지난 번 약속한대로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아고라에 글을 쓰지 않을 결심이었는데 오늘 경찰서에 가서 거듭 조사를 받다보니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 나은 세상을 원하는 마음에 유권자로서 글 몇개 쓴 것 가지고도 이렇게 조사를 받고 있는 지금 이 현실이 박정희를 비난했다고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던 유신독재 시대와 과연 무엇이 다른가?"하는 생각에 마음이 영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가 완전하게, 완벽하게 보장되는 민주주의 사회가 완성될 때까지, 돈과 권력보다 사람이 우선인 세상을 위하여' 이 시간부터 그 약속을 파기합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articleId=2178206&bbsId=D115&page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