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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문득 생각나서 써보는 글.
게시물ID : bicycle2_90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구리찡
추천 : 4
조회수 : 27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6/08 00:28:37

우리는 과연 자전거를 어디서 타야 하는가에 관한 고찰.


일단 인도에서 타는 건 불법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사람 다니라고 만든 길이지, 자전거 다니라고 만든 길이냐? 왜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 차도로 내려가!" 하니까 인도에서는 탈 수 없어요.

그래서 차도로 내려갑니다. 가운데로 다니면 위험하니까 우측 가장자리를 타고 다녀봅시다. 그럼에도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면 지나가던 차들이 자신들 진행경로와 상관없이 경적을 울립니다. 그리고 "왜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냐!! 탈 거면 인도에서 타든가!" 라고 하죠. 하지만 아까 처음에 말했다시피 인도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어요.

이번에는 골목길로 들어갑니다. 골목길은 차도 다니고, 사람도 다니니까 자전거도 다녀도 되겠죠. 하지만 골목길은 사람과 차가 엉켜 있어서 자전거를 제대로 탈 수가 없어요. 내려서 끌고 가거나, 어떻게든 비틀비틀하면서 타봐요. 그러다가 실수로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히거나 넘어지면 또 이런 말을 듣죠. "그러게 왜 골목길에서 자전거를 타! 큰길로 나가든가 하지..." 그러나 역시 아까 보셨다시피 큰길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어요.

이번엔 운동장으로 가봅니다. 트랙이 있는 운동장에는 조깅하는 아저씨, 개 데리고 산책나온 아줌마, 인라인 타는 꼬마들 등등 많이 있어요. 그래서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가려는데, 이륜차는 출입금지래요. 트랙이 없는 운동장으로 가요. 잔디구장에는 다들 공을 차고 있어서 갈 수 없어요. 잔디 때문에 자전거 타기도 불편하고요. 모래운동장으로 가요. 썩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빙글빙글 운동장을 돌아요. 그렇게 돌다 보면 주변에서 눈치를 줘요. "자전거 탈 거면 도로로 나가지, 왜 운동장에 와서 저런대..." 별 수 없이 또 나가요.

이렇게 빙빙 돌았는데, 뭔가 제일 먼저 나와야 할 곳이 빠진 것 같아요. 네, 그래요. 자전거도로요.

자전거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요. 고르게 정리가 되지 않아서 마치 로데오를 하는 기분이예요. 어떻게 올라왔는지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요. 차를 피하고 났더니, 이제 잘 정리된 가로수가 가지런히 자전거도로 중앙에 박혀 있어요. 겨우 피하고 났더니 산책하는 아주머니들이 가로로 나란히 서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가고 계세요. 잠시만 비켜달라고 했더니 "왜 여기에 자전거를 끌고 온대..." 하세요. 여긴 자전거도로인데 말이죠. 물론 보행자 겸용인 건 알아요. 하지만 자전거 겸용이기도 하죠. 그나마 이건 자전거도로가 있는 지역 얘기고, 이나마도 없는 곳도 많죠. 그럼 이제 어디서 자전거를 타야 할까요.


다들 한번씩은 아마 겪으셨을 테지만, 자전거의 위치가 좀 애매하죠. 보행자 눈에는 차량, 차량 입장에서는 사람인 어중간한 포지션이지 않나 싶어요. 조금만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가 봐요.

제목에도 적었지만 그냥 문득 생각이 나서 써봤어요. 고찰이라고는 했는데, 그렇게 깊게 생각하고 쓴 글은 아니라서 엉성한 부분이 많을 지도 모르겠네요. 어떻게 보면 그냥 푸념이죠. 어딜 가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게 서운해서 그냥 해보는 푸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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