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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사입니다. 진심 조언을 구하고싶어 글을 씁니다
게시물ID : animal_1082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일은쉽니다
추천 : 13
조회수 : 1131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4/10/29 16:14:41
안녕하세요~
 
두 냐옹이와 함께 사는 평범한 여 집사입니다.
 
제목그대로 진심어린 조언을 구하고 싶어 반려동물과 함께 사시는 많은 동물 게시판분들께 글을 올립니다.
 
글솜씨가 없어 두서없이 쓰는거라 미리 양해말씀 구합니다.
 
있는 그대로 처음부터 이야기하자면 저희집엔 두마리의 코숏 고양이가 있습니다.
 
큰 냐옹이는 올해 3월에 우리집에 처음 입양되어왔습니다. 예전주인이 20살 된 아가씨였는데 대학 다니면서 이 아이를 키웠었는데 휴학을 하면서 이아이를 본가로 데리고 왔었나봅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로 5개월때 지역카페 게시판에 무료분양글을 올렸었고 마침 반려동물을 찾고 있던 저희가족과 인연이 되어 저희집에 오게되었습니다. 겁도 많고 소심하지만 사람을 무척 좋아하고 잘따르는 착한 아이였습니다
입양당시 5개월쯤 되었었고 지금현재 7개월째 저희집에 살며 이제 1살이 되었네요.
 
작은냐옹이는 6월에 왔습니다. 이 아이는 유기묘였고 어미랑 아비랑 시골 길거리에서 태어나 살던 아이였다합니다. 하지만 고양이를 극도로 싫어하던 동네 주민들이 길고양이들을 말살시킬 목적으로 고양이 밥에다가 농약을 타서 하나둘씩 죽게했고 이 아이의 어미역시 이때 죽었다고 합니다.
아비는 도망을 갔고 같이 태어나 같이 살던 형제묘들은 전염병으로 사망을 했어요. 이 아이 혼자 살아남아 구조가 되었고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왔는데 입양이 되지 못하면 안락사를 당해야 할 처지인지라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지인 한분께서 임시 보호라도 간곡히 부탁하셔서 저희집으로 왔습니다.
그러다 저희 아이들과 큰 냐옹이와 정이 들어서 현재 까지 살고 있고 지금은 생후 6개월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냐옹이들이었지만 입양당시 신랑은 많이 싫어했습니다. 동물을 무서워 하는것도 있고 냄새나는것도 싫어했거든요.
지금은 정이 들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꾹꾹이를 받을만큼 많이 친해졌구요.
 
저희가 처음에 반려동물을 키우자고 결심했던건 저희집 작은 아들때문이었습니다.
저희 작은 아들은 유사자폐와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입니다.
눈마주침이 너무 안되서 안타까운 마음에 저희가 멀리 지방에 살지만 서울까지 병원에 다니고 있었지요.
저희 아이가 다니는 소아정신과 교수님이 반려동물을 한번 키워 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해주셨고 아이의 정서와 아토피에 대한 면역 그리고 눈마주침에도 도움이 될수있다는 이유를 들어주셨습니다.
 
저희도 고민고민을 했습니다. 한참을 고민끝에 아파트 생활에서 개는 이웃집에 폐가될것 같아 고양이로 결심을 했고 처음엔 한마리만 키우려고 했던게 어느새 2마리가 되었던것입니다.
태어나서 아토피를 극심하게 앓던 작은 아이는 고양이들이 오고나서 단 한번도 아토피 반응을 겪지않았고 기관지가 않좋아 고생했던 큰 아이도 감기나 기침을 한번도 앓지않아 다행스럽게도 마음을 놓으며 잘 지냈습니다.
 
또한 신경이상으로 의도치않게 우울증까지 앓게 되어 약까지 먹던 제가 웃을일이 많아져 이 녀석들에게 저도 의지를 많이 하고지냈어요.
 
너무 서론이 길어졌네요. 본론에 들어가서..
얼마전 제가 갑자기 급성 맹장염을 앓게되어 긴급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초음파상으로도 염증으로 인해 맹장이 많이 부어있었고 백혈구 수치도 높아진터라 갑자기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는데
수술후 마취가 깨지않아 중환자실에 있다가 겨우 회복해서 일반병실에 5일간 있다가 퇴원을 했습니다.
집에 오고난후 저희 시어머니가 오셨는데 대뜸 저 고양이들 당장 딴곳으로 보내라는겁니다.
처음 고양이들이 왔을때부터 탐탁치 않게 여기셨는데 미신을 맹신하시고 늘 점보러 다니면서 점을 엄청나게 믿으시는 저희 시어머니꼐서
저 고양이들때문에 이집에 우환이 끊이지않는다 니가 올해 몸이 아파 대학병원 쫓아 다니는것도 다 저것들때문이다
저런 요물들을 왜끼고 아직도 사는것이냐.. 당장 내다 버리던지 해라 냄새도 나고 너무 불결하고 불길한 동물들이다,,등등..
아파서 집에 누워있는 저에게 끊임없이 이런 소리를 쉴새 없이 하시더군요
덕분에 전 맘편히 쉬지도 못하고 내내 불안한마음과 불편한마음으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이때까지 아무말도 안하던 신랑까지 덩달아 고양이 저것들이 얼마나 냄새가 지독한줄아냐 애들한테 고양이 냄새라도 배여서 밖에 나가 친구들한테 몸에서 냄새난다고 왕따라도 당하면 어쩔것이냐.. 왜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고있느냐..니만 포기함 될것을..진짜 이해를 못하겠다 등등..
쉴새없이 절 몰아세우더라구요..어머니편에서서,, 둘이서 같이..
 
저희 아이들 고양이들이 자기네들 동생이라며 끔찍히 아낍니다.
스스로 물도 갈아주고 사료도 부어주고 낮잠도 같이자고.. 고양이들도 애들을 너무나도 잘따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고양이들을 보내버리면 저희 아이들에게 아무리 잘 설명을 해줘도 큰 상처가 될게 뻔할것같구요.
 
자꾸 전화를 하셔서 고양이 언제 보낼꺼냐 그만큼 델꾸 놀았음 됐지 이제 그만키워라 그 우환덩어리들 입양보낼데 없음 어디 동물보호소에라도 갖다주면 되질 않느냐.. 이러시는데 정말 미치겠습니다. ㅠㅠ
 
저는 한번 저희랑 인연이 닿아서 온 생명들 끝까지 무지개 다리 건널때까지 함께 살고픕니다.
 
왜 고양이가 우환덩어리인지.. 아니 어머니가 믿으시는 미신이나 점..전 그딴거 하나도 믿지않거든요.. 근데 왜 저희한테까지 강요를 하시는지..
 
다 널 위해서 그런소리하는거다 좋게 말할때 어른말 들어라고 하는데 어디 생명가지고 그런생각을 하는게 바른생각입니까..
 
이런 말도 어이도없는 어른말씀에 제가 동의를 해야하는건지..
 
신랑까지 덩달아 갑자기 돌아서서 중간에서 제가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곘습니다.
 
아니 한두달 키울꺼면 뭐하러 입양을 했겠습니까.. 아무리 말씀을 드려봐도 말이 먹히지가 않으시더라구요.
 
저만 나쁜년되구요.. 단 한번도 어머니 말씀 거역한적도 없고 뭐든지 다 고분고분 말 잘들었는데 이번만큼은 도무지 납득이 안되요.
 
어머님은 오래 봐주진 않을꺼다 알아서 해라 좋게 말할때 보내라 하시고..
 
마음이 답답해서 속이 꽉 막힌것처럼 죽겠네요..
 
이제 클대로 큰 아이들이라 새끼들만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 입양자리도 쉽지 않을텐데...
 
고양이 2마리를 온전히 제가 관리하는지라 제가 입원한 기간동안 신랑은 화장실 한번 치워주지 않았더라구요.
 
밥이랑 물은 7살난 큰 아이가 유치원 다녀오면 챙겨놓고..
 
니가 아프면 저 고양이들 아무도 돌봐줄 사람없다.. 그러니 그냥 보내줘라 라고 말하는 신랑도 이제 미워지려고 합니다.
 
제가 아프게 된건 고양이들이 아니라 애들 키우느라 극도로 지친거라는걸 왜 몰라주는건지..
 
그리고 아프고 싶어 아픈것도 아닌데 아니 아픈건 내 잘못이지만 왜 그잘못들을 아무 잘못없는 고양이들이 덮어써야하는지..
 
계속되는 재촉과 눈치에 정말 어쩔바를 모르곘네요..
 
너무 답답하고 또 답답하고 화도 나고 그래서 이렇게 긴글로나마 하소연을 하고갑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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