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름의 게임이 있습니다. 인디 게임계에서 엄청난 호평을 받은 편에 속하며,
원작은 크툴루 신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만, 영화에선
그런 부분이 상당히 배제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정보도 접하지 않고 본다면,
굉장히 모호하고 난해한 영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크툴루 신화라는 방대한 설정을 보다 한정된 시간안에 더 많을 설명을 해야 하는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에 생겨난 한계인 듯 합니다. 모든 창작자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죠.
저도 마지막 10분의 엔딩을 보기 전까진 광신도 집단의 테러를
주제로 삼는 사회적 호러일거라 생각했지,
우주적 공포로 반전이 될거란 예상을 전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코즈믹 호러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다면,
그런 혼란을 크게 느끼지 않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크게 알려지지 못했지만
시체스 영화제는 호러 영화만을 위한 영화 축제로써 공신력으로 따지자면,
칸 영화제급의 인정을 받는 영화제입니다.
어떤 부분인진 몰라도 그 영화제 수상을 홍보로 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결코 저평가가 되서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는 아니란 뜻이죠.
홍보 부족과 영화 원작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서,
그나마 국내에서 이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광신도 집단의 학살"이란 측면에 주목하지,
우주적 공포를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아는 분들이 극히 적습니다.
때문에 영화 자체의 질적 완성도에 비해서 너무 심하게
이 나라에선 저평가가 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종교적 배경은 그저 설정 도구에 불과하며, 직접적 주제는
우주적이고 절대적인 악의 실체입니다. 현실과 환상의 차이를 해체해버리는 것이죠.
원작 게임의 미출시와 코즈믹 호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극장 개봉도 하지 못했지만,
이색적인 호러 영화를 찾는 분들께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