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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럽고 일방적인 해고통보에 오열하다 삽질함
게시물ID : humorstory_4271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지롹
추천 : 8
조회수 : 71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10/30 13:01:19
전 잡지사 인턴 입니다.
회사는 작지만 분위기도 괜찮고
이대로만 별 문제만 없으면 다음달 부터 정직원 전환이 당연하다고 얘기를 들으며 다니고 있었습니다.   
 
얼마전 작가 미팅 후 회사로 복귀하려다가
우연찮게 대표님을 만나 같이 차를 타고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들어오면서 대표님은 '힘든일은 없냐, 팀장은 잘 해주냐' 이것저것 물어보셨고
저는 농담 곁들여 가며 '팀장님이 집에 안보내준다, 밥좀 자주 사주셨음 좋겠다ㅎㅎ' 이런 소소한 농담들을 했습니다.
 
대표님은 근처 다른 곳을 들르셔야 한다며 저는 회사앞에 내렸는데
갑자기 사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사수: 야.....너 뭐 잘못한거 있냐?
저: 네?...아뇨 뭐 없는데요;;
사수: 팀장님이 너 출근하지 말래.....
저: 네?????????????
사수: 우리도 좀 당황스럽긴 한데..화나신 표정이더라..
 
순간 저는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비정규직의 설움, tv에서만 보던 데모현장, 분노에 찬 사람들.
이렇게 쉽게 통보를 받는 것이었나...하고 페닉상태에 빠졌습니다.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는 와중 '앗!!'
대표님과 차를 타고 오면서 나누었던 농담이 떠올랐습니다.
설마 내가 팀장님 얘기 한걸로 대표님이 팀장님 갈구셨나?.....
내 주둥이가 내 목을 날린건가?.....
근데 그게 그렇게 심각한 얘기였나?....
 
결국 혼자서 회사 앞에서 1시간 가량 배회하고 고민하다가
회사로 결국 들어갔습니다.
그만 둘 때 그만 두더라도, 짐은 챙겨야 하니까요..
 
최대한 표정관리를 하려 했지만, 잘 안되더군요....
남이 싼 X을 씹은듯한 인상 쓴 얼굴로 팀장님께 다가가 여쭸습니다.
 
저: 팀장님..저 출근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팀장 : 어 그렇게 됐다...
저: ........
팀장 : 왜 뭐 할말있어?
저: 아..아뇨...근데 이유가 혹시 뭔가요..
팀장: 뭐? 준비가 안됬으니까 그렇지..
저: 네.......알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이쯤 되니까 정말 눈물이 글썽 거리더라구요....ㅜ
서럽기도 서럽고, 이 부조리에 한마디 대항도 못하는 제가 너무 바보같았습니다....
제가 막 울먹거리니까 팀장님이 당황하시며 물어보시더라구요
 
팀장 : 야;; 뭐야 왜그래 이거 꼭 출고 하고싶어?
저: 아뇨....그래도 이렇게 일방적이고 갑작스럽게 해고를.....
........................응?
출고?????
팀장 : 좀더 다듬어서 내보내면 되지 뭘 이런걸로 울어! 화장실 갔다와!
저: .........................................................................................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ㅏㅇ머^$ㅣ아럼니른미어림나얼ㄴㄻㄹ
 
그렇습니다....
'출근'하지 말라는게 아니고, 준비하고 있던것 '출고' 하지 말라던 거였습니다....
결국 절정에 올랐던 긴장이 확 풀리고, 말을 잘못 전달한 개시베리아조카18색크레파스같은 사수에 대한 분노가 함께터져  
팀장님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사실 쪽팔린게 젤 컸구요...
 
결국 사수한테 밥 한번 크게 얻어 먹고
준비하던 건 성공적으로 출고를 마쳤습니다.
 
언제든 짤리면 다른곳에 가면 된다는 마음이었지만
막상 그렇게 되니 참 별생각이 다 들더군요..
 
이번일을 교훈삼아서
앞으로 더 열심히 좀더 안정적이고 큰 회사 찾아봐야겠습니다....
 
-출처 나 혹은 내 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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