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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깨달음
게시물ID : panic_904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7
조회수 : 114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9/04 22: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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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우리들은 수많은 것을 깨달았다.


우선 우리들은 ‘밤’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세상이 말 그대로 어두워져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

그것이 ‘밤’이다.


그리고 우리는 ‘태양’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하늘에 떠있는 크고 둥근 구체.

그것이 ‘태양’이다.


간간히 흔들리는 것은 ‘지진’이다.

무언가 큰 소리가 들리면 그것은 ‘천둥’이다.

끝없이 펼쳐진 땅은 ‘평원’이고

들쑥 날쑥 높게 뻗은 것은 ‘산’이다.


그렇게 우리는 수많은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발전했고 또 발전했다.


수 없는 진리들을 깨달았고

수 없는 개념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젠 우리는 ‘외계’, 즉 우주에 발 돋움 하려고 한다.

새로운 진리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나는 지금 우주로 향해 날아가고 있다.

하늘은 여전히 아무런 변화 없이 둥근 태양만이 있었다.

우리들은 그곳을 향해 날고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우리들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저 너머 산맥도

저 너머 우리들의 고향도

저 너머 커다란 공동도.

그러고 보니 저 공동의 존재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누구도 그 공동에 들어갈 엄두도 못 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높게 올라 갔다.


점점 세상의 전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은 온통 갈색으로 덮여있었다.


그리고 우리들은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깨닫게 되었다.


커다란 공동의 감싸고 우리들의 세상은 있었다.

마치 도넛같이.


이제 곧 우주다.

아아 정말로 기대된다.


그 순간 세상이 사라졌다.

어둡고 캄캄한.

밤이 찾아온 것이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은 무서웠지만 그럼에도 우리들은 나아갔다.

우리들이 계산한 우주까지 앞으로 10초 남았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세계를 다시 떠올려본다.


황갈색 대지에 가운데 거대한 공동.


갑자기 떠올랐다.

분명 나는 그것을 어디선가 보았다.

어디였더라.


그것은 정말 중요한 정보였는데..


문득 거울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내 얼굴이 보였다.

이내 나는 세상의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말도 안돼..


믿을 수 없다.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그렇다면 밤이라는 것은…


펑.


나는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폭발과 함께 사라졌다.

누구도 깨닫지 못한 진실을 혼자 끌어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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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그래? 어디 간지러운 데라도 있어?”

“여기가. 좀 간지러워.”

“눈?”

“응.. 눈이 간지러워.”

“그러게 눈이 새빨갛네. 엄마가 안약 넣어줄께. 기다려~”

“응.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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