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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千草生死
게시물ID : lovestory_698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쟁이
추천 : 0
조회수 : 4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30 20:05:29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cnJ7L



나는 하수구 옆에 핀 더럽고 냄새나는 꽃이다.

내 친구는 길가 한가운데에는 아스팔트를 뚫고 나온 꽃이다.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아름답지도 않은 꽃을 피우는데 내 모든 걸 바쳤다.

꽃이라도 피운걸 다행이라고 한다.


온실 속 화초처럼 나도 곱게 자라고 싶었는데

온갖 매연과 담배와 가래 섞인 빗물에 휩쓸리고 뜨거운 자동차 바퀴에 짓눌려 이겨진다.

이렇게 살기 싫지만, 또 죽기는 싫어 목청을 돋우어 소리를 크게 내질러보지만

점점 더 초라해질 뿐 변하는 건 없다.

천만 잡초들의 변천사가 달라질 줄이 있으랴.


가슴에 새긴 자존심은 상처가 되었고

피 끓던 청춘은 천근을 매고 가는 족쇄가 되었다.

머리숙인 잡초는 불행히 오늘도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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