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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단편] 공포
게시물ID : panic_905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담아린아이
추천 : 5
조회수 : 77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06 19: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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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이미 5년전부터 여동생이 이상하다는건 눈치채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확신하고 있었다. 여동생은 나를 죽이려고 하고 있다. 나는 시력을 잃었다. 이미 1년전 일이지만 여전히 타는 듯 눈이 아프다. 그런 상태에서 여동생을 피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이미 나 스스로 어찌할 도리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가족들에게 의지해야 했다. 누구도 믿지 않았지만 나는 확신하고 있다. 여동생은 나를 죽이려고 한다. 

그날도 나와 남동생만이 집에 있었다. 남동생은 자기 누나를 전혀 의심하지 못하고 있다. 섣불리 자기 누나의 진실을 털어놓을수도 없었다. 자칫 나만 이상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앞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깐 이 작은 집에서는 여동생과 나의 대립, 그리고 제3자인 막내동생이 있을 뿐이었다. 

동생에게 누나가 뭐하고 있냐고 물었다. 부엌에서 설겆이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금은 오후 3시 30분, 설겆이는 2시간 전에 끝냈을 것이다. 동생은 뭐 다른 볼일이 있지 않겠냐고 했다. 나는 아무래도 불안해서 동생에게 누나가 뭐하는지 살펴보라고 했다. 동생은 부엌으로 나간다. 

동생이 부엌으로 간 시간은 아주 잠깐, 채 3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3분은 3년처럼 불안으로 다가왔다. 나는 매일 이런 불안을 안고 산다.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다. 살 길을 모색하지만 방법이 없다. 나는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동생은 언젠가 나를 죽일 것이다. 나를 죽일 것이다. 나를 죽일 것이다. 나를 죽일 것이다. 나를...

부엌에 간 동생이 3년같은 3분만에 돌아왔다. 그리고 나에게 주스를 건넨다. 골치 아픈 고민으로 목이 마르던 차에 나는 기다렸다는 듯 주스를 들이켰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우리집 냉장고에 주스가 있었나 싶었다. 그동안 이 집에서 처음 마셔본 주스의 맛이다. 

동생에게 주스를 어디서 났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 "누나가 사왔나봐. 누나가 나랑 형 마시라고 따라줬어". 나는 기침이 터져나왔다. 내 속으로 들어간 주스를 어떻게든 끄집어내려는 몸부림이었다. 동생은 놀라서 괜찮냐고 나를 부축했다. 그에 아랑곳 않고 나는 필사적으로 주스를 토해내려 했다. 하지만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이 뜨겁다. 재작년 11월에 있었던 일처럼 눈이 뜨겁다. 그리고 몸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겨우 정신을 차렸을때 나는 온 몸을 뒤덮은 뜨거운 화기(火氣)를 느꼈다. 불이 난 것 같지만 확신이 없었다. 처음 시력을 잃었을때와 똑같은 뜨거움이 온 몸에서 느껴진다. 뜨겁다. 하지만 확신은 없었다. 깊게 정신을 잃은 적도 처음이고, 이런 감각도 처음이었다. 

"으아아아악!"

동생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동생은 놀라서 나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그제서야 확신했다. 집에 불이 난 것이다. 그리고 내 몸에는 불이 붙은 것이다. 기어이 여동생은 나를 죽이려 했다. 나와 남동생은 팔과 다리,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살이 익어버린 고통은 꽤 오랜 시간 우리를 괴롭혔다. 차라리 죽음이 우리를 구해줄 수 있었을까? 살아난 지금, 다시 여동생의 공포가 나를 감싸고 있다. 

나는 남동생에게 자신의 누나에 대해 사실대로 말했다. 자신의 매형과 조카들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어머니의 눈을 멀게 했으며 너와 나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남동생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이 말을 믿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한달 뒤 여동생이 결국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5년간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가족 3명을 살해하고 4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다. 하지만 알려진 것만 그 정도다. 나는 경찰에게 여동생이 2명 더 죽였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증거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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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4     





2분전
한남충 디질 수 있었는데 아까비


3분전
솔직히 집에서 오빠새끼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 안드노? 깝치는게 팍 칼로 배때지 쑤시고 싶고 막 ㅋㅋㅋㅋ


5분전
맨날 한남충한테 여자들만 억울하게 죽는데 이정도면 ㅆㅅㅌㅊ


8분전
잘했지. 잘 재기시켰네. 맨날 여자만 당할 수 있나. 한남충들도 당해봐야 쌤쌤


10분전
언니 보험금 짭짤하게 챙겼나 모르겠네. 그걸로 해외여행도 가고 해야지.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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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엄여인 보험금 살인사건(2000~2005)을 바탕으로 한 픽션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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