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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내 마음의 빈 터에 있다
게시물ID : lovestory_905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3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8/27 12:10:30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김영석

 

 

 

고요가 쌓이고 쌓이면

산이 되느니

 

초승달 같은

흰 뼈 하나 속에 품고

풀잎이 무거워서

지그시 내려 감은 눈이여

 

 

 

 

 

 

2.jpg

 

김수우걷는 법

 

 

 

태어나자마자 낙타 새끼는

비척비척 긴 다리로 사막을 일으켜 세운다

기우뚱거리는 지평선

걷자꾸나 걷자꾸나

걷는 법이 사는 법

제 종족의 견뎌온 길의 무의미를

물음표 같은 발자국으로 풀어내려는 걸까

새끼의 무릎 사이에서

비틀대며 일어나는 사하라

어미 낙타의 젖아프게 출렁인다

 

 

 

 

 

 

3.jpg

 

김수복별들이 사는 집

 

 

 

별들이 사는 집은

내 마음의 빈 터에 있다

 

뒷산 상수리나무 잎이 서걱거리는

저녁에 왔다가

 

이른 아침 호수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내 마음의 빈 터에 있다

 

 

 

 

 

 

4.jpg

 

김상옥촉촉한 눈길

 

 

 

어느

먼 창가에서

누가 손을 흔들기에

 

초여름

나무 잎새들

저렇게도 간들거리나

 

이런 때

촉촉한 눈길

내게 아직 남았던가

 

 

 

 

 

 

5.jpg

 

이성복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저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

인기척 없는 강가에 서면

물결 위에 실려 가는 조그만 마분지 조각이

미지의 중심에 아픈 배를 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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