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굽쇠 OST - 이 노래를 부탁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소리굽쇠가 2014년 10월 30일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3년전부터 기획되었으나
제작비 등의 여러 조건으로 인해 촬영의 어려움을 겪다가 수 년만에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조안, 김민상 등 배우, 감독, 스탭뿐만 아니라
위안부할머님들을 위한 헌정 앨범을 제작했던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유명 한국사 강사 설민석 등도 이 영화에 재능기부를 하여 의미있는 영화를 위해 도움을 주셨습니다.
배급은 CJ에서 하였으나 아직까지 개봉관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포스터에도 나와있듯, 이 이야기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 그리고 대물림되어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예산 영화의 한계점도 있고, 영화자체가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위안부 이야기를 처음 영화로 제작했다는 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면 영화를 한 번쯤 보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영화로 인한 수익은 전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쓰여진다고 합니다
영화 리뷰
(여기서부터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상영 전이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귀임'과 손녀 '향옥'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사됩니다.
귀임할머니와 향옥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보여줌으로써
위안부 피해자와 그 손녀까지 받고 있는 고통들을 보엽줍니다.
영화의 제목인 '소리굽쇠'는
귀임 할머니에게 이루지 못한 첫사랑, 그리고 아픔의 의미입니다.
이 후, 손녀 향옥이 이 소리굽쇠를 물려받으며 역시 이루지 못한 사랑, 그리고 아픔의 의미를 그대로 대물림 받습니다.
영화 중간, 귀임할머니와 그 첫사랑 영준의 대사에서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소리굽쇠는 한쪽이 울리고 있을 때, 다른 소리굽쇠를 가까이하면 그 소리굽쇠도 함께 울려"
여기서 영화의 제목이 가지고 있는 소리굽쇠의 의미가 나옵니다.
위의 포스터에서도 보이듯이 울리고 있는 소리굽쇠에 다른 소리굽쇠를 가져다 대면 그 소리굽쇠도 함께 울립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받은 피해는 함께 있는 가족들에게도 함께 전달되어 그 고통이 대물림 되고 있다.'
이것이 이 영화의 제목을 소리굽쇠로 만든 이유일 것입니다.
위안부 문제가 단순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넘어 다음세대까지 전달되는 아픔을 그리고자 한 것이겠죠.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였던 귀임 할머니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평생 어떻게 고통받으며 살았는지를 보여줍니다.
역사에 나와있듯이 하루에도 수십명을 상대해야만 했던 위안부 피해자
폭행과 협박 등을 매일 당했고, 심지어 임신한 위안부에게는 약을 먹여 아기를 지우는 등 엄청난 악행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귀임할머니는 이 후, 중국인 남편을 만나지만 위안부라는 이유로 여전히 무시당하고 학대받으며 살아야만 했죠
이 후, 마음의 문을 닫고 사람들의 관계를 단절한채 깊은 산골에서 살아갑니다.
영화의 시작이 귀임 할머니를 찾아 깊은 산골로 차를 타고 들어가는 장면인데
"와.. 이렇게 깊은 곳에도 사람이 사나요?"라는 영화 대사처럼 깊은 곳에 숨어살 수 밖에 없는 처지를 보여준것이죠..
일본군이 전쟁에서 패하고 수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피해자 할머니는 고통받습니다
어두운 밤이 되면 순사들이 들어오는 환상을 보며 매일 밤을 떨어야만 하는 등 이렇게 평생을 고통받으며 살아갑니다
이 후, 유일한 가족이자 삶의 이유였던 향옥마저 죽고 말자 할머니는 향옥의 환상을 보며 더 고통스러워 하죠.
또한 국적문제 등으로 할머니는 평생 가족의 품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손녀 향옥이 서울로 오면서 마지막 가족이였던 할머니의 동생을 찾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돌아가시고 말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강제로 타국으로 끌려왔기 때문에 조선족의 운명을 가진채 살아가야만 하는
실향민들 즉 조선족에 관한 문제점을 보여줍니다
할머니의 고향 한국의 모든 것이 좋았던 향옥,
한국으로 할머니도 모셔오고 피해보상도 받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가진채 한국으로 떠난 향옥이었지만..
한국에 오자마자 찾은 친척은 향옥을 도와줄 것처럼 행동하지만 자신의 이익에 따라 떠나버립니다
이에 향옥은 큰 배신감과 상실감을 얻게 되죠.
이 후, 할머니의 첫사랑이던 영준 할아버지의 아들 덕수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무시와 조롱을 당하다가
남편 영준마저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아내를 비하하는 불량배들에게 맞써다가 죽게 됩니다.
이 후, 향옥은 모든 희망을 버린채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죠.
일본으로 강제 징용되어 원폭 피해를 입었던 영준 할아버지의 아들 덕수를 통해
원폭의 2차 피해로 인해 아이를 유산하는..
대물림되는 전쟁 피해의 아픔을 보여줍니다.
이렇듯 영화는 인물들을 통해 그들이 상징하는 아픔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실향민 등 전쟁으로 인한 모든 피해자들의 아픔을 두루 보여주며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억 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바로 이 영화가 전하는 최종 메시지 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소재 들로 만든 좋은 영화임은 분명하지만
다만 영화에서 몇 가지 아쉬운점이 보입니다.
먼저 이 영화의 핵심 주제였던 위안부 이야기는 영화 초중반에 밀집되어 있어
후반부로 갈수록 향옥과 덕수의 사랑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위안부에 관한 이야기는 점차 잊혀지는 느낌입니다.
영화 후반에도 귀임 할머니가 고통받는 회상씬들을 보여주고
어린 시절 강제로 끌려갔던 장면을 보여주는 등 위안부 이야기를 중간중간 넣어서 환기시키려는 느낌이 있지만
이미 향옥과 덕수의 사랑이야기가 중심이 되어버려서 환기가 안되는 느낌이 있죠
감독이 말했듯이 "이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뿐만 아니라 세계 2차 대전의 모든 피해자들의 아픔을 그리고자 했다"처럼
실향민, 원폭피해 등 전쟁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두루두루 이야기 하려다 보니 한 가지 주제에 집중이 안되는 경향이 있고
위에서 적었듯이 조선족, 원폭피해를 보여주기 위한 향옥과 덕수의 사랑이야기가 너무 부각되다 보니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위안부 문제보다 조선족들이 받고 있는 피해가 더 기억에 남는 느낌이 듭니다
한편으로 아쉬운점은 저예산 영화의 느낌이 정말 너무 많이 난다는 것입니다.
상업영화가 중심이 되버린 현실에서 투자자를 구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고
심지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후원모금까지 하면서 영화를 제작하다보니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만
분위기에 맞지 않는 카메라의 감도, 중간 중간 노이즈가 너무 많은 음향상태 등은
대형극장에서 상영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느껴질정도로 아쉬운면이 많습니다.
편집과정에서 이런 문제점들이 발견되도 재촬영을 할 수 없을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라 어쩔수 없었겠구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관객이 "귀임할머니가 왜 고통받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그 집을 벗어나지 않고 계속 살고있는것인가"라는 질문에
감독이 "우리도 다양한 프레임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예산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다"라는 대답에서 그 상황을 느낍니다)
비록 영화적인 완성도에서는 조금 떨어질지 모르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 힘들게 제작된 영화인 만큼
영화가 전달하려는 그 메시지를 잊지 말고 모두가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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