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갤의 시원하다는 여자분들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그 동안 디씨나 일베와 같은 사이트에서 분명히 여혐이라는게 존재한게 사실이고 여자분들 입장에서는 복장 터질 일이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메르스 갤러리의 눈쌀 찌푸려지는 글들을 보면서 불쾌해하는 사람들을 여혐 종자로 몰아서도 안됩니다.
사람마다 인식이 다른 것을 혐오라고 몰아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군대 다녀온 지 얼마 안 된 남자들 술자리에 모이면 군생활 얘기들 많이들 하죠.
그러면서 자기네 부대가 제일 힘들었다고들 자랑 아닌 자랑들을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늘 자기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생각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여자분들이 그 동안 여혐에 힘들어서 메르스 갤러리를 보며 속 시원해 하는 것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남자들이 거기에 대해서
동감은 할 수 없는 겁니다. 여혐 만큼은 아니겠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남혐이라는 것도 일정부분 존재해 왔으니까요.
더군다나 수 년간 오유 눈팅 유저로 생활해 온 저로서는 그 동안 오유가 여혐에는 가만히 있다가 남혐에만 정색한다고 하는 주장에도 동의 못합니다.
여초에서 걸고 넘어지면서 하는 얘기 중에 오유의 '김여사' 옹호 얘기를 꺼내는데, 인식의 차이지 여혐까지 보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여자 분들 입장에서는 '운전 못하는 사람의 대명사'로서 '김여사'라는 성별이 포함된 단어가 쓰이는 게 불쾌할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남자들 입장에서는 운전하면서 성질나던 상황의 원인이 종종 '아줌마들'이었음을 떠올리며 '김여사'라는 단어에 공감했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김여사'라는 단어에 대해서 성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인식의 부재를 혐오라고 단정짓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흑인 범죄율이 높지만, 범죄를 저지르는 '흑인'만을 지칭하는 단어는 없습니다. 명백하게 인종차별적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김여사'라는 단어도
비슷한 맥락으로 성차별적이라 생각하지만, '김여사'라는 단어를 쓴 사람이라고 해서 여혐충이라 하진 않습니다.
또한 저와 다르게 생각하는 분들도 본인의 주장에 대한 근거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존중해주는 편이고, 그러한 인식이 허무맹랑하지 않다면
궂이 제 주장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저와 다른 생각을 하는 분들이 제시한 증거를 보면 '김여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측이 비단 남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더군요. 여초 성향의 집단에서도 종종 사용하는 것을 많이 보았고 방송에서도 해당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나와 다른 인식을 비정상이라고 싸잡아 매도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일례로, 축구 경기를 하는데 학교 내 흑인 한 명이 어쩌다 같이 차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그 친구의 축구 실력은 본 적이 없었지만,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서로 자기 팀에 넣겠다고 신경전을 벌였죠. 이런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이 높은 사회에서는
인종차별이라며 제지당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에서는 이런 상황에 신경전을 벌인 사람들을 두고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낙인찍지 않습니다.
다만 문제의식에 대한 여론을 환기 시킬 필요는 있겠지요.
메르스 갤러들의 현재 활동은 여론 환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통 여론의 환기는 감정에 호소할 때 효과적입니다만,
그것이 환기시킬 대상의 감정이어야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것은 허공에 외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가해자로 인식하고 있는 그들에게 주먹을 날리면, 가해자 입장에서는 이제 나도 맞았으니 피해자에게 빚진게 없다는 식으로
문제가 발전하는 겁니다. 이것이 남여의 입장 차를 더욱 벌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는 거죠.
제발 본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해서 여성혐오로 몰아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폭력은 부채의식을 낮춥니다.
빨강의 반댓말은 뭘까요? 파랑입니까? 부디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해주시길..
장문의 뻘 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