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빨약한데..누가 창조적으로 개선해주세요...
내가 티비에서 본 일이다. 늙은 정치인 하나가 전장에 가서 떨리는 목소리로 일 원짜리 마이크를 잡으며,
"황송하지만 제가 갑철수인지 안철수인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전장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전장 주인은 거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어처구니없는 소리인 듯이
"좋소."
하고 답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인증서에 몇번이나 기록하더니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전장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인증서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not MB아바타로 써져있사옵니까" 하고 묻는다.
전장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인증서를 어디서 훔쳤어?" 거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문재인이 써주기라도 했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인증서를 써줍니까? 베끼면 SNS에서 뽀록은 안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노인은 손을 내밀었다. 전장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인증서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인증서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인증서를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mb아바타가 아님을 인증해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mb아바타가 아님을 인증해줍니까? mb만난적도 없습니다. 악수 한번 해본적 없습니다. 유세장에서 응원 한 번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반 한 번 단일화를 양보하면서 mb코스프레를 했습니다. 이렇게 기회될때미다 토론회 기회를 얻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기회될때마다 mb아바타가 아님을 이야기 했습니다. 겨우 이 귀한 인증서 한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인증서을 얻느라고 5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인증서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인증서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인증서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