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인기 애완동물인 햄스터에게 물려 사망에까지 이르는 '햄스터 알레르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자 산케이신문 인터넷판 보도에 의하면 '햄스터 알레르기'가 일본에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일본 사이타마현에 사는 한 남성이 집에서 기르던 햄스터에게 왼손 손가락을 물린 직후 의식불명인 채 쓰러져 사망한 후부터다.
사이타마 적십자병원 구명·구급센터에서 사인규명을 위해 해부를 실시한 결과, 사망한 남성의 혈액에서 알레르기 시에 많이 볼 수 있는 백혈구가 발견됐고, 햄스터의 단백질에 강한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측은 햄스터의 타액이 체내에 들어가 천식을 유발시켜 질식사하는 '햄스터 아나필락시스'라고 발표했다.
'아나필락시스'란 특정한 물질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 가려움, 혈압저하, 호흡곤란, 구역질 등을 일으키며, 심하면 30분 내에 사망한다. 햄스터처럼 앞니가 성장하는 설치류에게 물려 병원에 실려간 사례는 일본 전국에서 최근 9년 사이 17건이 보고됐으며, 사망은 이번이 처음이다.
햄스터 알레르기로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애완동물업계다. 현재 일본에서는 연간 100만마리의 햄스터가 수입되며 햄스터를 주인공으로 한 TV 만화영화가 생길 만큼 어린이들 사이에서 햄스터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도쿄 우에노 동물원의 동물상담실 관계자는 "보기에는 몸이 작고 귀엽지만 실제는 성격이 매우 강하다"며 "이빨이 날카롭기 때문에 물리면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완동물을 기르기 전 알레르기 체질을 파악해 두고, 물린 뒤 과민반응을 보이면 바로 병원에 갈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