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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 쓴 지 이제 한 6개월 됐는데...(스압인가?)
게시물ID : gomin_9057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lmZ
추천 : 1
조회수 : 1549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11/17 01:53:14
어린 나이에 탈모가 좀 심했습니다
 
입대 전에는 그래도 그냥 별로 신경쓸만큼 탈모가 있지는 않았는데, 전역하고 나서 갑자기 엄청나게 빠져버리더군요.. 그래도 스트레스성이면 금방 회복이 될 텐데, 아무래도 유전적 영향인 것 같아요 모발이식도 받았지만 워낙에 심해서 효과가 나타나도 여전하더라구요.. 몇 번 더 받아야 할 듯
 
그래서 결국에는 대학생인데 가발을 구입했습니다. 근데 웃긴건 또 얼굴은 동안이라서 아직도 담배사면 신분증은 검사합니다.. 그래서 가발 쓰니까 확실히 주변의 시선이 달라지더라구요..
 
일단 저 얼굴(?)에 탈모가 있을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하니까, 가발을 써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친구들도 그 동안 모자쓰고 다니다가 가발 썼음에도 머리 진짜 이쁘게 했네 칭찬해주고 ㅎㅎㅎ 친한 아이들에게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가발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아예 상상을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가발인 것을 한번 들켰는데, 그것도 친한 친구 한명한테 였습니다.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까 내가 원래 머리숱이 좀 없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런 것도 있었지만, 주변에 가발 쓴 사람이 또 있다고 해서 알았다고 했습니다. 완전 똑같은 스타일이라고 ㅋㅋㅋㅋ 나름 특징준다고 준건데
 
어쨌거나 가발 쓰니까 확실히 이미지가 달라지기는 합니다. 신경은 진짜 쓰이지만, 모자보다 편하고 ㅋㅋㅋㅋ 이런 게 웃픔이구나 싶더라구요
 
밤도 깊었으니 가발을 쓰고 나서 생기게 된 변화들과, 하이라이트인 오늘의 고민을 말하려고 합니다. 그냥 읽어보시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시면 되겠습니다
 
1. 먼저 가발을 쓰면 다른사람들의 머리를 세심하게 관찰하게 됩니다. 탈모인데도 당당하게 다니시는 분들은 뭔가 공감이 되면서도 저만한 용기가 있구나 싶어서 신기하구요, 평소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가발'에 대해서 생각하니까 다른 사람들의 머리가 가발인지 아닌지 항상 보게 됩니다.
 
여자분들은 어차피 가발쓴 사람이 별로 없고, 거의 통가발로 맞추니까 구분이 안되서 모르겠구요, 남자분들은 통가발이 아니면 본머리하고 경계선을 항상 유심히 보게 되더라구요.. 그렇다고 저도 척척 알아보는 건 아니고, 오히려 생머리가 분명한데도, 가발같이 보이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좀 안심했죠 ㅋㅋㅋㅋ 하지만 역시나 제머리가 가발처럼 보일까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자연광에서 티가 나면 좀 나는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어느 정도 감수를 하고...
 
2. 평소에 가발때문에 출근 시간이 늦어집니다. 매우... 대충 쓰고 갔다가 이건 한번 들키면 그냥 끝이잖아요. 그래서인지 항상 조금이라도 티가 나지 않을까 화장실에서 30분정도 시간을 보내다보면 정신이 없습니다. 지나가면서도 머리를 항상 보고 다듬으니까 언젠가는 제가 학원에서 가르치는 학생이 그러더라구요 선생님 멋있는 척좀 그만하라고.. ㅋㅋㅋㅋ 얘야 선생님도 내가 멋있다고 생각 안한단다... 제일 힘든건 밖에서 뒷머리를 볼 수 없다는 거. 어쩌다가 머리가 흐트러질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거울을 하나 들고다니면서 화장실에서 뒷머리를 보면 주변시선이 신경쓰이고.. 그래서 나갈 때 최대한 손질을 하고 나갑니다.  아니면 거울을 두개를 들고 다니는 방법도 있겠네요.
 
3. 건강하게 먹고 살려고 합니다.
일단은 없는 형편에 모발이식을 한번 받아보니까 효과는 있더라구요. 다만 워낙 탈모가 심해서 한번으로는 커버가 안됐습니다. 그래서 제 미래의 플랜은 직장인이든 뭐든 직업을 가지면 돈을 모아가지고 모발이식을 한 2번 정도 더 받고 옆머리를 짧게 칠 생각입니다. 흉터는 좀 남겠지만 그래도 사람답게 보일수는 있겠죠. 모발이식은 부수적인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절개 모발이식의 경우 쉽게 말해서 뒷머리의 피부를 자르고, 거기에 있는 모낭을 뽑아서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피부가 잘린 것을 메꿔야 되잖아요? 그래서 피부를 땡겨서 꼬맵니다. 그럼 결론적으로 성형수술 중에 리프팅? 수술을 한 것 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발이식 받고 가발 쓰니까 너는 갈수록 어려지냐 하는 소리를 듣더라구요.. ㅎㅎㅎ 역시 웃픔입니다.
 어쨌거나 나중에는 가발을 벗을 환경이 완성된다면 벗을 생각인데, 그래서인지 평소에 먹는것이나 운동 등의 습관이 바뀌었습니다. 발모에 좋은 음식은 물론 되도록 가공이 되지 않은 내추럴로 먹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담배만 끊으면 되는데 이놈의 담배... 하지만 담배피우는 것이 탈모의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었기 때문에 줄이는 것으로...
 
4. 모자 쓰기가 힘듭니다.
가발이란것이 아무래도 약간 클립형으로 된 건 붕뜨는 느낌이 나기 마련인데, 저는 가발인 걸 티를 안내려고 처음에는 모자쓰는 걸 병행하려고 했습니다. 모자만 쓰고 다니던 놈이 갑자기 어느날 가발 뿅 쓰고 모자를 아예 안쓰면 의심이 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가발로 인해서 생긴 대략의 머리크기? 나 두상 같은 것이 조금 붕 떠 보이기 마련인데, 가발 벗고 모자를 쓰면 확 티가 납니다. 모자가 푹 들어가니까 ㅜ 결론은 가발 쓰고 모자를 쓰게 되는데 이건 좀 짜증이 납니다. 지금은 겨울이니 다행인데, 여름에는 이짓 절대로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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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략 변화는 이정도인것 같고.. 처음에 가발 쓰고 주변에서 시선이 달라졌다고 했잖아요. 그건 물론 가발쓰면서 제 자신감이 업된 것도 있지만 가발 자체도 제가 객관적으로 봐도 잘 어울리니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이제 고민이 등장했습니다.. 설마 이걸로 반대주진 않으시겠죠.
 
원래 여자친구 따윈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었는데. 가발 쓰고 다니니까 그렇게 활발하게 다닌 것도 아닌데,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저도 물론 그 분을 정말 좋아하지만, 굳이 따지면 그사람이 저를 더 좋아하는 것을 느낄 정도니까요..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이걸 계속 끌어가야되는지 고민입니다. 정말로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습니다. "말을 해야하나?" 이건 그나마 좀 결론이 있습니다. 여자친구랑 오래 사귀다가 정말로 결혼까지 생각할 때가 된다면 그 때 고백 아닌 고백을 할 예정이니다. 탈모인들 커뮤니티 같은데서 보면 그래도 일반적으로 결혼 전에 고백하면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고 하더군요. 이미 결혼까지 생각한 상태에서 단지 가발 때문에 갑자기 우리 헤어져 할 것은 아니라는 거죠. 다만 사람마다 충격의 강도는 많이 다를것입니다.
 
근데 문제는 여자친구는 지금은 그냥 여자친구란 거죠. 헤어질수도 있고, 인연일수도 있는데, 그 사이에 들키게 되면 어떻게하지...? 이런 걱정이 있습니다. 물론 가발인 것을 말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도 있습니다. 보통 가발이라고 하면 여자분들은 비호감이잖아요. 심하게 말해서 혐오하시는 분들도 있겠습니다. 대머리는 장동건도 커버 못친다 ㅋㅋㅋㅋㅋ
내가 얘를 이렇게까지 속이고 사귀어야 되나 이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이기적이다 싶으면서도 나도 남들 다 한다는(죄송합니다) 연애한번 해보는게 그렇게 죈가 싶기도 하고...  까놓고 따져볼 때, 내가 가발이 아니라도 얘가 날 좋아했을까? 하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을 헤집습니다. 만약 가발인 것이 들키고(제 생각에는 안들킬 수가 없습니다. 스킨십을 하는데 머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그렇다고 난 누가 머리 만지는 걸 극도로 혐오한다! 이럴수도 없고 말이죠) 그것 때문에 헤어진다면, 전 평생 연애라던지, 결혼은 못 할 것 같습니다.
 
가장 최선의 상태는, 여자친구가 부처핸졉이라던가 그래서 가발인 것을 들켜도 '난 상관없어 ㅇㅇ 사람은 내면을 봐야지' 이러는 거죠. 하지만 그럴 확률이 없으므로... 혹시라도 여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내가 어느정도 사랑한다면 가발은 커버가 된다? 그래도 그나마 제가 이점으로 잡고 싶은 부분은 저 가발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나름 동안입니다.. ㅜㅜ 이미 여자친구가 제가 가발인 것을 알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그럼 진짜 평생 떠받들며 살텐데 ㅋㅋㅋㅋㅋㅋ
 
제가 가발러니까 그렇기도 하지만, 전 가발에 대해서 싫거나 부끄러워해야 하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그 뭐냐 중세유럽사람들도 멋으로 가발을 썼는데,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머리 흉하게 다니는 사람이랑, 가발 멋있게 쓴 사람이랑 후자가 더 좋은거잖아요? 성형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다른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니까 저도 항상 들킬까봐 신경이 예민해지는 거구요. 물론 가발자체보다는 탈모니까. 넓게 보면 내 자식은 저렇게 자라게 하기 싫으니까 그런 마인드가 심하겠죠...
 
과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욕하셔도 좋으니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만약 내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가발인 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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