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 13일 결렬된 제19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 쪽이 남한 정부가 쌀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군량미를 풀어 인민을 먹여살릴 수밖에 없다며, 우리 정부에 쌀 지원 재개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부산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우리 대표단이 6자 회담 복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는 한 쌀 지원 논의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자, 북쪽 대표단장인 권호웅 내각참사가 쌀을 주지 않으면 우리는 군량미를 풀어 인민을 먹여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 참사는 당시 우리는 쌀도 아닌 옥수수가루, 밀기울 두 달치를 군량미로 비축하고 있는데, 남조선이 쌀을 안 준다면 오는 8~9월에 이것을 굶주린 인민들에게 풀 수밖에 없다며 인민들이 굶어죽는 것은 남한의 책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쪽 협상단의 이런 발언이 다급한 식량난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리 정부를 강하게 압박해 쌀과 비료 등 대북 지원을 계속 얻어내려는 엄포 전략도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한 핵심 당국자는 정부는 북한에 쌀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미사일과 6자 회담에 대한 진전된 태도를 보일 때까지 지원과 관련한 논의를 일시 중단하겠다는 것이라며 북쪽은 식량 사정이 그렇게 다급하다면 지금이라도 대외적인 강경책을 포기하고 6자 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