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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사 혹은 오후의 죽음
게시물ID : phil_90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티카의정신
추천 : 0
조회수 : 56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6/01 19: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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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 메히아스의 죽음을 애도하며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ia Lorca)

 

오후 다섯 시에

정각 오후 다섯 시에

한 소년이 참회자의 흰옷을 샀네

오후 다섯시에

한 바구니의 석회는 이미 준비되었다네

오후 다섯 시에 나머지는 죽음 그리고 죽음 뿐이네

오후 다섯 시에

 

바람은 목화를 흩날리네

오후 다섯 시에

수정와 니켈의 산화물이 뿌려지네

오후 다섯 시에

이미 표범과 비들기가 싸우기 시작했네

오후 다섯 시에

황폐한 뿔에 받힌 근육

오후 다섯 시에

오후 다섯 시에

낮은 음악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네

오후 다섯 시에

砒素(비소)의 종과 연기

오후 다섯 시에

길 모퉁이마다엔 침묵이 산더미,

오후 다섯 시에

아! 투우사만이 홀로 가슴을 높이 쳐들고 있네.

오후 다섯 시에

눈같이 창백한 땀방울이 도착했을 때,

오후 다섯 시에

광장이 요드로 뒤덮였을 때

오후 다섯 시에

죽음은 상처 속에 싸앗을 뿌렸네.

오후 다섯 시에

정각 오후 다섯 시에.

오후 다섯 시에는

 

바퀴 달린 관이 침대로 변했네.

오후 다섯시에

뼈와 피리가 그의 귀에 울리네.

오후 다섯 시에

투우가 이미 그의 이마 근처에서 울부짓고 있었네.

오후 다섯 시에

방에는 고뇌의 무지개가 떠 있었네

오후 다섯 시에

멀리에서 이미 썩은 냄새가 밀려오네.

오후 다섯 시에

초록빛 천과 백합의 나팔소리

오후 다섯 시에

상처는 태양과 같이 불타고 있네.

오후 다섯 시에

군중이 창문을 부수고 있었네.

오후 다섯 시에

오후 다섯 시에

아, 얼마나 끔찍한 오후 다섯 시인가!

시계란 시계는 다 다섯 시였다네.

어스름한 오후 다섯 시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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