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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으로 목숨부지한이야기(약간스압)
게시물ID : panic_741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뜨거운얼음
추천 : 37
조회수 : 6225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4/11/03 04:14:38
 
 
 
사람의 촉이라는 게 나름 있는 거 같음....예를 들면 남친의 바람현장을 촉만으로 우연히 잡아내는 여자라던가....
 
자꾸 드는 이상한 느낌으로 사고 현장을 아슬아슬 피한다거나....
 
 
 
 
 
 
 
저 같은 경우는 그 촉이라는 게 .... 올해 들어서 계속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고...에서 발현이 되는 거 같음..
 
 
 
 
필자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 초글링이 아닌 국글링 시절...(저학년때 국글링, 고학년때 초글링으로 변했죠..)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큰 수술을 받고..
 
반년 정도 요양 생활을 하고 3개월간 추가로 통원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사고가 난 적이 있었음...
 
 
그때 이후로 습관 적으로 엄마가 '차조심'을 강조함... 성인이 되고 한동안 그런 이야길 안하다가....
 
 
 
유달리 작년과 올해 들어 엄마가 전화 통화를 할때나 혹은 본가에 들렀다 자취집으로 돌아 갈때... 꼭
 
 
"차 조심해라잉!! 꼭 좌우 살피고 건너라잉!!! 글고 남의 차 얻어 타거나 고속버스 타고 갈때 안전밸트 해라~~잉!!"
 
하는 말씀을 하심...
 
 
 
 
 
 
전남 광주에서 살고 , 광주 근처인 담양에서 일을 할때 였음.
 
 
 
 
출퇴근을 도와주는 남친이 있었음.. 이때는 남친이었지... 곧 남편이 될 사람임...
 
 
 
 
 
 
그 날은 정각에 퇴근을 하고(야근을 자주 했지만 ... 그 날따라 일찍 끝났음), 남자친구가 집에 데려다 준다고 회사로 차를 끌고 데리러 왔음..
 
담양에서 광주 쪽으로 갈때 우리는 동광주 쪽으로 가고는 했는데....
 
 
 
 
 
원래 운전대 잡은 놈 맘대로 가는 거지 뭐... 하고 남친 운전 하는데 별로 관여는 안하는 편인데....
 
그 날 따라 창밖 풍경이 샥샥 옆으로 너무 빨리 지나 가길래 '뭐지?' 라는 심경으로 속도 계기판을 봤더니... 남친이 미친건지..
 
 
국도에서 시속 140을 밟고 있었음...
 
 
 
 
출근을 워낙 이른 시간에 했고, 다른 차 퇴근 시간이랑 겹치지도 않아 도로가 한산한거 치고는 과한 스피드였음...
 
 
 
심장이 쿵쾅 거리기 시작함... 원래 스피드를 사랑하는 나인데.. 그날따라 쌍교 쪽 지나면서 불안하고 심장이 쿵쾅 거리기 시작했음..
 
 
 
 
 
 
 
 
 
 
 
 
 
 
 
 
"어이, 속도 좀 낮춰봐... 3분 일찍 갈라다 30년 일찍 간단말 못 들어 봤대? "
 
 
 
 
 
운전 가지고 별 이야기 안하는 조수석 붙박이 인생을 살고 있는지라.... 그 날 따라 왠일인지 속도를 줄이라고 이야길 했음.
 
그 이야기 떨어지기 무섭게 속도가 더 올라 갔음...
 
속도는 150까지 치달아 올라감...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고 불안감 엄습...
 
 
 
"서방~ 왜 이리 빨리가..... 속도 좀 낮춰라고야...."
 
 
 
 
 
 
진지한 궁서체 정색에 남친이 속도를 조금 줄였음...
 
남친이 앞을 보며 또박또박 대답을 했음
 
 
 
 
 
"아.......오늘 왠지 집에 빨리 들어 가고 싶네~~~~~ 집에 빨리 들어 가고 싶어서 속도를 냈나봐.."
 
 
 
 
 
 
이렇게 대답하는 남친한테 3년 먼저 가려다 30년 먼저 간다 이야길 하며 잔소릴 하는데도 그때까지만 해도 시속 130 이상 이었음...
 
 
 
 
그렇게 달리다 보니 담양에서 광주 진입로인 길이 나오는데.... 그 쪽 도로가 아래 그림 모양임..
 
약도.JPG
 
 
광주에 다다르면 도로 모양이 이런식임..
 
빨간 화살표 모양이 우리 차가 진행중인 방향이고, 파란 화살표는 다른 차들이 광주 쪽으로 진입을 할 때 오는 진행 방향임....
 
 
빨간색 화살표 쪽으로 120을 밟고 진행을 하는데 차가 속도가 줄은 거 같지 않아 계기판을 봤는데.......
 
 
다시 슬금슬금 내 눈치보며 속도 계기판 130이상 찍고 있었음...
 
 
 
파란 화살표 쪽 차들이 우리 뒤쪽으로 진입이 되고... 약간 거리가 있는 상태에서 신호등 쪽으로 진입을 하는데....
 
 
 
 
정말 안돼 줄여야돼 안돼 안돼!!!!!!!!!!!!!!!!!!!!!!!!!!!!!!!!!!!!!!! 라는 생각이 미친듯이 들고....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음... 심장 발작 오는 듯이 가슴이 뻑적하니 아플 정도로 뭔가가 무섭고 두려운 상태였음...
 
 
 
뭐에 홀린 듯이 옆에서 운전하는 남친한테 소리를 빽 질렀음
 
 
 
 
"야 이 미친놈아!!!!!!!!!!!!!!!! 황천길 갈래!!!!!!!!!!!!!!!!!!!!!! 속도 줄이라고 미친놈아!!!!!!!!!!!!!!!!!!!!!!!!!!!!!디질래 아조!!!!!!!!!"
 
 
 
 
쌍교에서부터 속도를 낸다고 잔소리를 소소하게 들었던 남친이 내가 빽 소리를 지르니 속도를 눈에 띄게 줄였음...
 
계기판 숫자가 주는 걸 확인하고.... 남친이 왜 이리 화를 내 ㅋㅋㅋㅋ 하고 속도를 줄이고...
 
속도를 줄인 찰라를 기다리듯이 뒤쪽에 있던 승용차 두대가 쏜살같이 우리 차를 추월해 앞으로 내달렸음...
 
 
 
 
 
"염병, 죽을라고 저렇게 빨리 쳐 간다냐. 운전 좀 똑바로 하제"
 
 
 
 
 
거친 욕을 하며 앞을 추월해 가는 차들을 바라보면서 속도를 줄였음...
 
파란불이니 저렇게 빨리 가겠지 라고 남친이 대답하는 소리를 흘려 들었음....
 
 
그냥 속도가 줄고 그 차들이 우리 앞을 추월해 갈때 든 생각이라곤... 뭐에 홀린양 '됐다..됐어' 였다..
 
 
 
 
 
이 모든 순간이 찰라에 진행이 되고 쏜살같이 신호등을 향해 가던 차들이
 
아슬아슬 파란불에서 주황불로 바뀌기 전에 건너자 심산인듯 속도를 붙일때 우리는 느즈막히 다음 신호때 가자 라고 하고 있었는데
 
 
 
 
그림에 느낌표 표시 된 반대차선 쪽에 정차 중이던 포터 한대가... 유유히...정말 거북이 걸음처럼.... 좌회전을 시도했음. (굴다리 아래쪽 마을로 가는 차 인 듯)
 
 
곧 자기 신호가 파란 불이 떨어질 거라 예상을 하고 그런듯 싶지만.. 후에 생각하니 맞은편쪽 돌진하는 흰색 승용차 둘을 봤다면 그러진 못했을 속도로
 
슬로우 모션도 아니고 정말 느린화면같이 느그작느그작 여유작작 하게 좌회전을 시도 했음..................
 
 
 
 
그 순간 드는 생각이
 
 
어라,,,, 저러다가 사고 난디... 어라.....저러면...안된디....
 
 
 
 
그 생각 끝맺기도 전에 우리를 추월해 간 승용차 두대가 포터 보조석 쪽과 짐싣는 짐칸을 각각 돌진해서........ 포터 뒤족을 받은 차는 에어백이 터지고...
 
운전자는 충격으로 기절해 있었고.... 얼마나 되게 받은 건지 앞범퍼가 꽉 먹혔음.... 포터는 잔기스만 살짝 나고... 보조석 문만 살짝 찌그러진 수준이지만...
 
보조석 쪽 들이받은 다른 승용차도 앞쪽이 꽉 먹었음.... 심지어 들이받은 차 엔진에서 연기도 모락모락 날 정도...
 
 
 
 
 
 
우리차? 우리가 타고 있던 차는 사고현장에서 1m도 안 된 곳에서 급정지 헀음..............●ㅁ●;;;;;;;;;;;;;;;;;;;;;;;;;;
 
 
 
 
 
 
 
근데 신기 한게 사고가 나고 포터는 굴다리 쪽으로 비껴 있고, 흰 차는 반대 차선 쪽에 있고, 다른 승용차는 오른쪽 차선 쪽으로 비껴 있어서
 
소름이 돋아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어 사고 현장을 조심히 빠져 나왔음.
 
 
 
 
 
 
 
남친은 문흥지구 입구  갓길에 차를 대 놓고 손을 덜덜 떨고 있었음... 자칫 하다 자기도 죽고 나도 죽을 수 있었을 상황이니... 많이 놀란 거 같았음.
 
 
 
"염병...너는 내가 살린지나 알어."
 
 
"어..................."
 
 
 
 
어벙벙해 보이는 남친을 추스려 집으로 갔음..
 
집에까지 도착해서 사고 이야길 나눴음...
 
 
 
남친: 왜 그리 속도 줄이라고 헀어? 원래 나 속도 내는 거 가지고 별말 안하잖아
 
 
 
나: 아니.... 겁나 불안해서.... 쌍교부터 불안했는디.... 진입로 쪽으로 딱 들어가는 순간 줄여야 된다 속도를 줄여야 돼 그래야 된다 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한가득이었당께.
 
 
 
 
이렇게 대답 했더니 ....
 
남친이 한 말이
 
 
 
"쌍교부터 불안했음 그때도 줄이라고 말헀어야지~"
 
 
 
 
대박 어이없음. 분명 이야기 했는데....
 
 
"미쳤냐, 내가 얘기 했거든? 오ㅐ 이리 빨리 가고 싶냐고 30년 먼저 가고 싶냐고 하니까... 니가 집에 빨리 가고 싶어 왠지 그러네..라고 대답했잖애"
 
 
라고 했더니........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 기억 안나."
 
 
 
 
 
 
뭐에 홀린 듯한 하루였음...
 
남친은 뭐에 홀린듯이 사고 자리 찾아서 속도를 높히고 있었고... 나는 뭐에 홀린 듯이 속도를 줄이라 외치고 있었고....
 
다행히 말을 잘 들어 두사람 다 다치진 않았는데....
 
 
 
 
 
 
 
 
 
 
 
 
 
 
 
제일 소름 돋았던 건.....
 
우리가 진입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뒤 차가 우릴 추월 하지 않고 했다면.....
 
 
추월했던 승용차 중에 제일 심하게 파손되고 운전자가 기절까지 한... 포터 뒷쪽을 친 차의 자리가................ 우리 자리가 되었을 거 같다는 생각이었음.
 
 
 
 
뭐 , 덕분에 살아 있고, 후에 농삼아 "네 목숨은 내가 구해 준거나 다름 없으니 너는 내꺼다. 네 목숨 나한테 맡겨놨다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라고
 
세뇌 작업이 수월해서... 결혼 준비 슬슬 하고 있는 요새.... 내 말을 정말 잘 들음 ㅋㅋㅋㅋㅋㅋ
 
 
 
 
여러분도 뭔가 강렬하게 이건 아니다 안돼 !!! 라는 생각이 들때면... 그걸 안하는 게 ... 목숨부지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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