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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잔혹사
게시물ID : humordata_5762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울트라우마
추천 : 15
조회수 : 125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0/02/17 14:52:23
안생겨요로 대변되는 전형적인 오유인의 현주소를 꿋꿋하게 몸소 몸으로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내 인생 얼굴도 행동도 하나하나가 문제가 되겠지만 생각해 보면 웬수 같은 게 하나 더 있었다. 망할 놈의 만화전략삼국지 한 때 인기있었던 만화전략삼국지 60권짜리...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나 역시 한 동안 이 만화 때문에 삼국지에 푹 빠졌던 적이 있다. 문제는 삼국지의 영웅들은 다들 "큰 뜻" "천하" "나라를 바로잡고" 요런 명분을 내세우면서 여자에 빠지는 것을 절대적으로 타락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것은 삼국지 뿐 아니라 조선시대 선비정신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며... 하필이면 삼국지의 무사 정신, 조선시대 선비 정신 등에 Feel이 꽂혔던 나는 그걸 자랑이라고 본받고 흉내내려고 애를 썼다... 이런 마인드는 조자룡이 계양을 점령하고 난 후 계양 태수였던 조범의 형수.. 미망인이었던 조범의 미녀 형수를 유비가 중매 서 주겠다는데도 거절하는 데서도 다시 한 번 나타난다. 그리고 그렇게 유비의 제안도 거절하고 돌아서는 조운을 보면서 유비하고 제갈량이 "조운은 참된 무사로구나" 이 드립을 치는 바람에 나는 다시 한 번 "여자는 멀리해야 멋있는 거구나" 라는 ... 개착각에 빠지게 된다. 안 그래도 원래부터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운명이긴 하지만,, 마치 여자들이 나를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여자들이 나를 좋아해도 .. 내 스스로 여자들을 멀리하는 것을 선택이라도 한 양.. 나도 조자룡처럼 멋진 무사다 이딴 착각에 빠져 살았다.. 유비가 안희현 현위로 있을 때 황제의 칙사로 왔던 독우가 대낮부터 여자들이랑 놀아나는 모습을 보고 경멸하는 장면...... 여기에 또 Feel이 꽂혔던 나는... 당시 우리 반에서 인기 최고였던 남학생이 여자애들이랑 반에서 술래잡기하면서 깨가 쏟아지는 걸 보고 (당시까지만 해도 요즘 초딩들이랑 달라서 남자 여자가 쉽게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좀 따로 놀았다... 이성끼리 이름 부를 때 성 빼고 이름만 불러도 '얼레리꼴레리' 놀림감 되던 시절...) 저 장면을 떠올리면서 또 개드립을 치고 만다.. "대낮부터 여자를 끼고 노는 건가.." 결정적으로 무덤을 파는 순간이었다... 거기다가 그런 나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태어나서 그래도 이런 나 같은 놈도 좋다고 좋아해 준... 참 고마운 여자아이가 딱 한 명은 있었는데.. 그 처음이자 마지막인 그 여자아이가 뭐.. 초딩 때 어린 시절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내가 어디가 좋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나름 진짜로 나를 좋아하고 잘 해 주려고 애를 썼는데 저놈의 삼국지에 빠져 있던 나는 선비드립, 무장드립을 치면서 여자에게는 관심도 보이지 않아야 멋진 거라는 착각 속에 굴러들어온 내 복을 스스로 차 버리고 말았다...... 뒤늦게 후회하고 6학년 때 정신차리고 났을 때는 이미 늦어서 그 아이는 이미 다른 남학생에게 넘어가 있던....... 그리고 그 첫사랑은 얼마 전 결혼.......OTL 그리고 그 때 어린 시절 굴러들어왔던 처음이자 마지막 복을 망할 삼국지 드립을 치면서 스스로 발로 차 버렸던 이후 지금까지 두 번 다시는 나를 좋아해 주는 봉사정신 투철한 고마운 여자사람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시는.. 뭐... 리플에 "마치 삼국지 때문에 안 생긴다는 듯이 얘기한다" 요런 식으로 쓰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삼국지가 이유의 전부라는 건 아닌 건 나도 아는데,,, 그래도 삼국지 아니었으면 그래도 나름 타이밍상 한 번은 나도 햄보칼 수 이썼을 거 같았는데... 그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마저 삼국지 때문에 날려먹었기 때문에 지금껏 나는 단 한 번이라도 햄보카고 시픈데 햄보칼 수가 없다는 것.................... 이제는 오유까지 하고 있으니 더더욱 안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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