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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괴담의 공포박물관] 1. 잉어엿과 연예인 Y씨 : 낯선 사람의 호의
게시물ID : panic_906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환상괴담
추천 : 15
조회수 : 318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9/16 16:18:08
ㅡ 도시전설, 음모론, SF, 괴담, 공포실화... 모든 공포와 미스터리에 대한 가십을 모아 환상괴담의 해설을 달아
풀어나가는 기획입니다. ㅡ
 
ㅡ 본편은 일본 괴담 <잉어엿>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잘 알지 못 하는 건 두렵습니다.
공부하지 않은 시험을 치는 일이나 낯선 동네에서 잃어버린 길처럼.
 
특히 그 대상이 인물일 경우, 더욱이 신뢰하기 힘든 생면부지의 사람일 경우 더욱 두려워지죠.
어두운 밤, 낯선 사람이 뒤에서 걸어올 때 불안했던 경험을 생각해보세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더라도 한 번 불안한 마음이 든 이후에는
좋지 못한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을 겁니다.
 
이번 편의 테마는 바로 그것입니다.
 
'낯선 자',
 
그 중에서도 '낯선 자의 호의'에 대한 두 이야기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잉어엿
[ 번역 및 출처 : 괴담의 중심-VK's Epitaph http://cafe.naver.com/theepitaph/10625 ]
 
제목 없음.jpg
 
잉어엿이란 제목을 가진 일본 괴담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a) 어린 시절 나는 축제에서 만난 잉어엿에 푹 빠져 엿장수 아저씨 곁을 맴돈다.
b) 그런 내가 익숙해진 아저씨는 자투리 엿을 담아 내게 건네는데, 다른 아저씨 한 명이 '이것'도 먹으라며 두둑한 봉투를 준다.
c) 나는 엿장수 아저씨의 엿을 다 먹은 뒤 자랑스레 여전히 두둑한 두번째 봉투를 보여주는데, 엿장수 아저씨는 기겁한다.
d) 신고로 알게된 바, 두번째 봉투에 들어있던 건 엿조각이 아니라 유리조각이었다. 만약 그걸 입에 넣었더라면...
 
broken-glass-426349_960_720.jpg

잉어엿이 먹고 싶어 늘 기웃거리던 아이에게 인심 좋게 엿을 건넨 아저씨와의 추억으로 남을뻔한 이야기는
순식간에 '묻지마 범죄 경험담'으로 돌변합니다.
 
어떤 의심도 없이 기분 좋게 봉투를 받아들었을 아이,
'만약'이라는 꼬리표가 달리며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찝찝한 상상의 여지를 남기며 끝이 납니다.
 
자신에 대해 전혀 악의가 없는 상대방에게도 악심을 품을 수 있다는 가능성,
내가 처음 만나는 사람도 그런 마음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그 가능성이 일상을 살아가던 우리의 뒷통수를 서늘하게 쓰다듬습니다.
 
' 네 일은 아닐 것 같지? '라면서 말이죠.
 
괴담이 해도 해도 너무한가요?
모르는 사람이 준 봉투인데 당연히 안을 열어서 쳐다보고, 냄새도 맡아보는거지,
뭐하러 그걸 바로 입에 집어넣겠냐고 생각하시나요?
 
다음 이야기는 굉장히 유명한 실화이며,
유명 연예인이 직접 피해를 겪은 사례였기에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사건입니다.
몇 번을 들어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 분의 이름 대신 Y라는 알파벳을 쓰겠지만...
사실 누구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 정도로 유명한 연예인이고, 유명한 사건이기도 하죠.
 
 
2. 연예인 Y 본드 테러 사건
 
2006년 10월 14일 밤 22시경.
예능 프로그램 <여걸식스>의 녹화를 마친 Y씨는 대기실로 향하던 중 한 팬이 건넨 음료수를 받아듭니다.
높은 인기와 많은 팬을 가진 Y씨는 아무런 의심없이 팬의 호의로 생각하여 그 음료수를 마십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Y씨의 습관은 뚜껑을 딴 음료수는 그 자리에서 원샷하는 것이었고,
이 날도 음료수를 다 마시고나서야 이상한 냄새와 함께 구토를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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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Y씨는 구토 증상을 보이며 여의도 병원으로 후송됩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음료수 속에는 '본드'가 섞여있었습니다.
 
하루가 지나지 않아 용의자는 자수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인터넷을 보니 전국적 이슈가 되어있는데다 이미 경찰의 수사망은 CCTV 영상을 확보하여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기 때문이죠.
용의자가 밝힌 이유는 싱겁기에 더욱 충격적입니다.
 
'노래와 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골탕을 먹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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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어떤 피해도 준 적 없었기에 당연히 해를 입지 않을거라 생각했을 Y씨의 생각과 달리,
그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만으로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이었다는 겁니다.
 
가해자는 14일 우연히 방송국 앞을 걸어가다 Y씨의 팬이 몰려있는 걸 보고 방송국에 들어가 녹화 중임을 파악한 뒤
곧장 인근 편의점에서 본드와 음료수를 구매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치밀한 계획도 없이 이뤄진 일이었지만 (여기서 계획이 있었다, 아니다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종결된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뻔한 사건이었습니다.
다행히 큰 위험은 입지 않았지만 그 뒤로 Y씨는 식도와 위를 다쳐 역류성 식도염에 시달렸고
한동안 사람을 제대로 대하지 못할 정도의 후유증을 앓게 됩니다.
 
22.jpg
 
3. 낯선 사람의 호의
 
이유없이 사람을 의심하면 못 써,
맞는 말이죠.
 
그러나 낯선 사람의 호의를 보이는 그대로 선의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
 
Y씨는 인기 연예인이었기에 조심했어야 마땅한 일이었을까요?
이보다 앞선 2001년도에도 같은 이니셜 Y를 쓰는 연예인의 집에 락스가 섞인 음료수가 건네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 음료수를 마신 건 Y씨의 어머니였고, 병원에 실려가 위세척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례들을 보며 불쾌감을 느낍니다.
사람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배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 나라면 어땠을까 '
 
생각해보시겠죠.
 
' 믿을 수 있는 이유가 있기 전까진 믿지 않겠어 '
 
저마다 여러 결론을 내리시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선의를 빙자한 검은 손이 건네어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동화 속 사슴입니다.
나무꾼 아저씨, 사냥꾼이 절 쫓아와요, 숨겨주세요.
그 나무꾼의 도움으로 덤불 속에 숨어있죠.
 
나무꾼이 과연 자신을 잡아둔건지, 숨겨준건지ㅡ.
그 다음 일이 닥쳐오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미리 의심하고, 미리 두려워하는 일 뿐이죠.
 
그래서 더욱 생각해보게 되는 주제,
'낯선 이의 호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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