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217155315§ion=02 --
<경향신문>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기고] 삼성을 생각한다
<경향신문>에 기명 칼럼을 연재 중인 김상봉 전남대 교수(철학과)가 <프레시안>에 기고를 보냈다. 김 교수는 17일 <경향신문>에 실릴 예정이던 자신의 칼럼이 게재를 거부당한 일을 소개하면서, 이 일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모순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의 글을 전문 게재한다. <편집자>
(중략)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번 사건은 지금 우리 사회의 모순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서 결코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수립 이후 우리는 독재 정부에 맞서 지속적으로 투쟁해왔습니다. 수십 년 동안 시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한 주체는 국가 권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결실로 국가 권력에 대한 시민적 권리는 큰 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독재 권력이 물러간 자리를 지금은 자본 권력이 대신하여 또 다른 방식으로 시민적 자유와 주체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일간지에 광고할 수 있는 지면을 얻지 못하고, 외부 칼럼으로 기고한 저의 원고가 신문사 자체 검열에서 끝내 게재를 거부당한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삼성이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권력이 되었다는 것을 웅변해줍니다.
1970년대 유신헌법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개정이나 폐지를 청원하는 것도, 더 나아가 그런 움직임을 보도하는 것조차 금지했던 긴급조치 9호 시절처럼, 이제 우리 사회에서 삼성과 이건희를 비판하는 것은 이른바 진보 언론이라 불리는 신문에서조차 불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자본이라는 새로운 독재자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회의 정의로운 기초를 뒤흔드는 시대에 누구든 어떤 식으로든 애써 역사의 종을 울려야 할 것입니다. 종이 신문에서 실리지 못한 저의 글을 혹시 실어주실 수 있는지 정중히 여쭈면서 이번 일이 이 땅에서 삼성의 독재를 끝내는 대장정의 첫걸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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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도 광고를 싣지 못하고, 책을 소개하는 칼럼은 신문에 실리지 못하는 세상.
이명박보다 더 무섭고, 이명박보다 더 강한 것은 삼성을 필두로 하는 자본 권력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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