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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있었던 게임무시하는 영감님썰
게시물ID : gametalk_2192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리아_구티
추천 : 12
조회수 : 771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4/11/03 23:25:57
길고 길었던 중간고사가 끝나고 일요일까지 와우를 달려볼까 마음먹었지만

"시험도 끝났는데 한번 오지 그러냐"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그래 집밥먹으면서 와우하는것도 좋지'라고 생각하고 토요일 아침에 고향으로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제가 평소에 게임을 많이 좋아하는지라 버스안에서도 집까지 넉넉하게 100만원 모으자는 목표로

쿠키런을 미친듯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고속버스라는게 낮이고 밤이고 길게타다보면 잠들지만 처음 출발할때는 먼가 들뜨는?기분이잖아요.

제 자리는 맨 뒤에서 앞 복도쪽. 그리고 출발하자마자 제 뒷자리에서 한 영감님이 옆자리의 학생에게 말을 걸더군요.
(제가 게임중이라 정확한 말은 기억을 못하겠네요)





영감님 : 오 버스안에서 공부하고 기특한 학생이구만? (아마 토익책을 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 : 아ㅎㅎ 아닙니다 졸업반이라 얼마 안남아서요.

영감님 : 아냐아냐 이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성공한다고.

학생 : 감사합니다.

영감님 : 내 딸이 ㅇㅇ대 ㅇㅇ과 나왔는데 내 딸도 학교다닐때 무쟈게 열심히 하더라고,
            졸업하더니 금방 ㅇㅇ에 취업해서 쏼라블라~




역시 딸자랑하느라 입이 근질하셨나보네요 고향이 좀 시골쪽이라 간혹 이런분들이 버스에서 자랑하는걸

몇번 본지라 다시 게임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한 이십분?쯤 지났나 아직도 얘기하는거 보고 독하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영감님 : 자네는 졸업하면 뭐할려고 그러나?

학생 : 일단 최대한 자격증 많이 따고 금융쪽 기업에 취업하려고 합니다.

영감님 : 그래그래, 이렇게 열심히하는 학생은 꼭 좋은데 취업할꺼야.
            저 저렇게 허구언날 게임만 하는 저런 친구들은 어찌하려는지 쯧쯔....




아.... 살짝 열받아서 한번 슥 쳐다보고 다시 폰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영감님 : 자네도 학생이지? 몇살인가?

저 : 27입니다.

영감님 : 이친구야, 자네보다 어린 이 친구도 열심히 노력하는데, 버스탈때부터 게임만하고있누.

저 : 시험끝나서 스트레스 풀려는데 게임이 어때서 그러시죠?




이때는 훈계하겠다라는 느낌이 확 들었네요. 저도 가만히 있을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어르신께 화내고 그러지 않으려고 자제했습니다ㅜ)




영감님 : 이봐, 게임은 어린애들이나 하는거지, 자네는 때가 아니라고 때가.

저 : 게임은 어른들도 많이하는 취미활동이고, 저는 게임을 하면서 
      행복하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오늘의 행복을 놓치고 싶지는 않습니다.(오글거리나요?ㅠ)

영감님 : 자네는 미래에 어떻게 살건지 걱정도 안되나? 남들은 취업전선이다 해서 밤낮없이 공부하는데.
            자네는 졸업하면 뭐하려고 그러나?

저 : 그냥 제 전공 맞춰서 취업할겁니다.




이말에 영감님 옆자리 그 학생도 킁 하고 살짝 코웃음 비슷하게 하더라고요.




영감님 : 하 이사람아. 그렇게 말로만 쉽게하고 취업 안돼서 우는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철이 안들어도 이렇게 안들수가 있나, 부모님 일하시는게 미안하지도 않누?
            전공이 뭔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

저 : 약학과입니다.




영감님은 잠깐의 침묵, 학생은 조용히 책만 보고 있었습니다.




영감님 : 아니 약학과라 그래도 토익같은건 다들 하더만. 

저 : 약대 들어가려면 적어도 토익 800은 넘어야합니다.

영감님 : 아니 그래도 몇시간씩(몇시간도 아니지만)게임만 한다는게....

저 : 저희 중간고사가 10월부터 시작해서 한달동안 죽어라고 공부만 했습니다.(아닙니다)
      한달동안 공부해서 시험 끝나고 이주뒤에 또 기말고사 시작합니다.(이건 맞습니다ㅠ)
      이렇게 학기 내내 공부만 하는데 이정도 취미활동은 괜찮지 않나요?

영감님 : ....큼....알겠네....




이후로 저는 다시 달리기 시작하고 60만원밖에 못벌었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서 뭐하는지는 모르지만 고향 가는 내내 조용하게 왔네요.

결론을 어떻게 내야될지 모르겠는데....


전국의 약대생 여러분 다들 힘내시고!

와우를 멀리하십시오. 늦게배운 와우가 참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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