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처럼 쓴 글이에요***
***고민글도 아니고 그냥 뻘글이에요***
우리 남편이 입원을 했다.
지난 주 월요일에 발목에 골절상을 입었다. 계단 나쁜 녀석ㅠㅠ
나는 다리에 깁스를 하고 걷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병원에서 잠을 자며, 일을 취소, 연기하며 남편을 돌보았다.
주위 사람들은 다 나보고 고생이 많다고, 수고가 많다고, 좋은
아내라고 하였다.
하지만 가장 힘들고 수고하는 사람은 우리 남편이다.
내가 휠체어를 처음 끌어 봐서 자꾸 여기저기 부딪치고ㅠㅠ
머리 감겨 주다가 깁스에 막 물 흘리고 ㅠㅠ
너무너무 간호가 어설프다. ㅠㅠ
그래도 우리 남편은 나한테 아프다 소리 한 번 안 하고
미안해 고마워를 입에 달고 산다.
몸이 힘들면 본인도 모르게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수술을 하고 , 기브스를 하고 , 금식을 해도
늘 나에게 자상한 말투와 눈빛을 건네 준다.
평소에도 나에게 심부름 비슷한 것도 시키지 않던 남편은
나의 손발을 빌리고 나에게 의지하는 것에 너무 미안해 한다.
아픈 사람이 제일 힘들 텐데, 못 걷는 답답함이 견디기 힘들 텐데
내가 병실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한다. 착한 우리 남편..ㅠ
우리는 병원밥을 나눠 먹는다. 모자르면 즉석밥도 데워 먹는다.
그 와중에 남편은 고기며 생선살을 발라 내 밥 위에 얹어 준다.
또 가끔 어깨도 주물러 준다.
퇴원하면 해외여행도 가라고 하고
자기가 나랑 결혼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냐고 하기도 한다.
아직 철딱서니가 없는 아내인데
이런 나의 어설픈 손을 빌려서라도 남편이 생활할 수 있다니
다행이다.
아, 남편이 수술하고 나와서 마취깨고 너무 아파하는 모습을 본
나는 너무 맘이 아프고 충격도 받아서 남편의 통증이 잦아들자
대성통곡을 했었다.
"오빠 괜찮아..? 오빠가 아까 너무 흐윽.... 큽.... 아파해서.... 훌쩍.... 너무 놀랬어 으아아아앙 엉엉엉엉ㅇ 컹컹으응으으엉어엉"
(콧물 거품 대롱대롱)
남편이 창피해 했다. ㅋㅋㅋㅋㅋ
그 동안 사소한 걸로 토라지거나 진지 빨 때가 많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내가 그 동안 지나친 욕심을 부렸다는 것을 깨
달았다.
남편이 퇴원하면 이제부턴 정말 별 거 아닌 거에 짜증내지 말아야
겠다.
아 !!!! 방금 소름이 돋았다.
낮에 수건 빨아 놓고 세탁기 속에 아직도;;;;;;; 와 지금 열 시인데
ㅠㅠㅠㅠ
여보 빨리 퇴원해서 집에 와ㅠㅠ
자기가 없는 나는 똥멍청이야 ㅠㅠ
앞으로 내가 정말 속좁지 않은 아내가 될께요!
한화팬이라고 안 놀릴께요 이제!
플스게임도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시고 레슬링 봐도
뭐라 안 할께용....
출처 |
수건 : 남편은 언제 오냐... 죽여..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