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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이 있기에 난 MC몽 노래따위 듣지 않는다.
게시물ID : freeboard_7896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행복한ㄴ
추천 : 2
조회수 : 24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04 20:37:56
 
 
 
 
나에게는 18개월 차이나는 연년생 남동생이 있다.
남들과 같은 시기에 군대에 가고 싶었지만 한참 그때 외환위기로 인해서
달러가 많이 올라 나 뿐만 아니라 유학생활하는 남자 유학생들이 대거
한국으로 와 군대를 가려 했다. 그렇다 보니
육군에 입대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길래
해병대에 지원을 했고 학기가 끝나기도 전에 군대에 가게 되었다.
 
동생이 군대에 가 있는 1년 동안은 해외에서 공부중이라 만나지 못했고
종종 편지를 쓰기는 했지만 답장이 오는 것도 아니라서 종종 부모님께 안부정도만 물었다.
한국에 돌아오고 얼마 후 집에 있는데 친한친구가 전화가 왔다
TV를 틀어보라면서
 
난 그때 하늘이 무너지는 줄알았다.
TV에서는 연평도가 포격당하는 장면이 연거푸 나왔고
실시간 속보영상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전쟁이 나는건 두렵지 않았다. 다만 군대에 있는 내동생이 걱정이었다.
그후로 동생이 있는 부대에서는 전화선을 끊었고 배를 타고 포항을 떠났다는 소식만 들었다.
부모님은 잠을 잘 이루지 못했고 나 또한 귀한 내 가족을 잃을까봐 무서웠다.
 
배를타고 평택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엄마와 함께
부랴부랴 평택에 갔는데 면회가 불가능하다며 잘있다라는 소식만 듣고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어찌저찌 연평도 사건은 그렇게 끝났고 동생은 포항으로 잘 돌아가서
2년여간의 군생활을 무탈하게 마쳤다.
 
전역한뒤 동생이 집에서 하는 말이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고 연평도로 가는 배에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유서를 썼다고 했다.
정말 전쟁이 나나보다 이렇게 죽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하더라.
허허 웃으며 장난스레 말하는 동생의 모습에 나는
마음이 찢어지듯 아팠다. 
 
 
 
 
내 가족이 이렇게 힘든 시간을 군대라는 곳에서 보냈다.
그래서 난 절대로 MC몽 노래를 듣지 않는다.
 
 
당신이 어떤짓을 했건 그게 고의건 아니건 난 상관하지 않는다.
그게 대한민국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서 그래서라고 말하는건 아니다.
그냥 내동생이 포항에서 평택까지 배를 타고 유서를 썼을때 그 마음
고생하고 마음 조렸을 그 마음.
온 가족이 별일이 없었으면 하고 마음 조렸던 그 순간.
그 순간 때문에 난 당신의 노래를 듣지 않는다.
그 노래를 누가 피쳐링했는지 어떤지 듣고 싶지도 않다.
 
그냥 빨리 당신의 노래가 잊혀지고 당신이 잊혀지고
다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당신의 용기없는 모습이
역겨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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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4 20:52:43추천 1
음.. 당연한 일이라 잊고 있었네요.
군대에서 여러 훈련을 받고 교육을 받으며,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저는 해안경계를 서는 곳에서 군복무를 했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서해안을 따라 침투할 적군을 대비하여 해변을 따라 철책을 세우고
총을 들고 엎드려 경계를 합니다. 그 사이 다른 부대는 저희의 뒤에 지뢰를 깔고 도로를 차단합니다.
아마 실제 상황이 발발하면 예외없이 몰살이겠죠

'소총을 들고 엎드려 있는 병사들이 얼마나 그들의 시간을 붙잡을 수 있을까 '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바닷바람이 거친 야상 속을 파고 드는 순간에도 움직이지 않은채 많은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시선은 항상 적군방향.
내가 여기서 죽어도 가족들이 산다면, 나라를 지킬 수 있다면 싸우리라.

그런 상황을 2년 동안 겪으며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언제든 전쟁에 나가 죽을 수 있다' 라는 생각을
당연스레 합니다.
아마 군대를 다녀온 대부분이 그럴 것입니다.  한국의 남자 대부분이 그렇겠네요.
이러한 신념을 가진 남자들이 군대를 피하겠다 어금니를 뽑고
자숙을 하겠다며 곡을 팔다가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눈 앞에 서있는데
어떻게 욕을 안할 수 있을까요.
또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까요.

에고.. 넘 진지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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