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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고추
게시물ID : cook_1227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헤르마
추천 : 5
조회수 : 9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1/05 13:13:30

음식을 맵게 먹고 나면 속이 아리고 따끔거린다. 
매운 음식이 위염이나 위궤양, 나아가 위암을 유발·악화시킬 것이라는 일반인의 상식은 이 같은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매운 맛 자체는 위염이나 위궤양 등 위 질환과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으며,
때로는 위를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민영일 교수는 “위 점막은 무쇠를 녹이는 위산에도 견딜 만큼 강하다”며 
“고춧가루 30g을 투여해도 위 점막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외국의 실험도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매운 맛 자체로는 위염이나 위궤양을 악화시키지 않으며, 
매운 음식을 많이 먹는 인도나 멕시코 사람에게 위 질환이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고추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용찬 교수는 
“신경계 전달물질의 일종인 캡사이신을 제거한 생쥐에게선 염증이 악화됐다”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매운 음식은 대부분 짜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위염이나 위궤양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위염·위궤양 환자는 너무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매운 맛으로 승부를 건 음식점들이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입에서 불이 날 정도로 맵다는 ‘불닭’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떡볶이나 닭꼬치 등도 요즘은 눈물 콧물 쏙 빼놓을 정도로 맵다. 
“요즘처럼 어렵고 스트레스 많은 시절엔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리는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는 게 음식 장수들의 한결같은 경험칙(經驗則)이다. 
그래서일까. ‘오징어땅콩’ ‘새우깡’ 등 과자들도 ‘매운 맛 버전’을 내놓았고, 외국계 외식업체까지 가세해 고추장과 김치를 
첨가한 ‘매콤한’ 피자와 햄버거로 불황 타개를 꾀하고 있다. 

■매운 맛은 통증이다 우리 혀가 기본적으로 느끼는 맛은 달고, 시고, 쓰고, 짠 네가지 맛이다. 
혀에 분포하고 있는 각기 다른 미각(味覺)세포에서 이 네 가지 맛을 감지하고 구분한다. 
하지만 매운 맛은 아픔을 느끼는 통각(痛覺)세포가 담당한다. 맛이 아니라 통증인 셈이다. 통각세포는 피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면서 
온갖 종류의 통증을 감지하는데, 매운 맛도 일반적인 통증이 전달되는 것과 똑같은 경로로 대뇌에 전달된다. 

■무의식적 충동을 해소 시켜 입안이 화끈거리고 속이 쓰릴 정도로 매운 음식을 땀 뻘뻘 흘리면서 먹고 나면,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고 스트레스도 확 풀린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매운 맛이 입 안 통각세포에서 감지돼 
‘아픔’의 일종으로 대뇌에 전달되면 대뇌에서는 이 통증에 대응하기 위해 자연 진통제인 엔돌핀을 분비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펜실베이니아대 폴 로진 교수는 “엔돌핀이 분비되면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풀리는데, 바로 이런 효과 때문에 자꾸 매운 음식을 찾게 되는 것”
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스로를 자극하려는 성향이 나타나는데 이런 무의식적 충동을
매운 맛이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준다는 게 정신과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트레스와 무관하게 매운 맛을 새롭게 가미한 상품들이 
색다른 맛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에 매운 맛이 유행한다고 풀이하는 의사들도 있다. 

■알리신 성분이 살균·항균작용 
매운 맛을 내는 대표적인 음식은 고추다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은 ‘캡사이신’인데 
신진대사를 촉진해 기초대사량을 늘리고 지방 분해를 촉진한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매운 음식을 먹고
 땀을 뻘뻘 흘리게 되면 그만큼 열량 소비도 늘어나 비만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며 "고추에는 비타민C도 풍부하므로 
원기 회복과 감기 예방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마늘의 매운 맛은 ‘알리신’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살균·항균작용이 
강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소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위 점막을 자극해 속이 쓰리고 아리게 하므로 
지나치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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